축 처진 동성제약, 왜?

2022.02.10 14:10:39 호수 1361호

이양구 체제 옥죄는 적자의 굴레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동성제약이 좀처럼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거듭된 적자로 인해 재정마저 악화됐고, 현금 배당을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수년째 지속되는 상태. 급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동성제약은 지사제 ‘정로환’, 염모제 ‘세븐에이트’ 등을 제조하는 중견 제약회사다. 경영 총괄은 고 이선규  창업주의 삼남인 이양구 대표가 맡고 있다. 동성제약은 이 창업주의 장남인 이긍구 사장이 1983년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 승계가 이뤄졌고, 이 대표는 이 사장이 물러난 2001년부터 회사를 맡았다.

뒷걸음질

최근 동성제약은 심각한 실적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억원가량 확대된 2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원가율을 2.1%p 낮췄음에도, 매출 하락과 판관비 상승이 겹치면서 적자 폭이 커진 양상이다.

최근 흐름을 고려하면 동성제약의 2021회계연도 재무제표상에는 영업손실이 기재될 것으로 점쳐진다. 동성제약은 2019년 3분기와 2020년 3분기에 각각 35억원, 16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고, 결국 75억원(2019년), 37억원(2020년) 적자로 사업연도를 끝냈다.    

올해마저 영업손실이 지속된다면 동성제약은 4년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다. 2017년 영업이익 9억5500원을 기록했던 동성제약은 이듬해 영업손실 18억원으로 돌아선 이래 매년 적자에 허덕여야 했다.


수년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튼실했던 재정에 균열이 목격되고 있다. 2018년 111억원이던 동성제약의 이익잉여금 항목은 이듬해 28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20년에 110억대 결손금으로 돌아섰다. 순손실이 ▲2018년 57억원 ▲2019년 84억원 ▲2020년 141억원 등 최근 3년간 282억원가량 쌓인 여파였다.

결손금은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지난해 3분기 기준 4억원가량의 이익잉여금으로 전환이 이뤄진 상태지만, 결산 실적에 따라 이익잉여금이 또 한 번 결손금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를 꼽자면 2020년 3분기 기준 78억원에 달했던 순손실을 파생상품 평가손실 및 파생상품 거래손실의 축소에 힘입어 1년 새 13억원 수준으로 줄였다는 점이다.

일제히 고꾸라진 성적표
녹록지 않은 불편한 현실

이런 가운데 차임금의존도는 한층 높아졌다. 2020년 21.0%에 불과했던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3분기에는 27.6%로 올랐는데, 이는 2020년 말 기준 264억원이던 총차입금이 308억원으로 확대된 여파였다.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인식한다.

실적 및 재정 악화는 이 대표를 필두로 한 동성제약 경영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 현금배당을 통해 주주 이익 제고를 실현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는 곧 소액주주들의 불만으로 연결될 수 있다.

동성제약은 2013년까지만 해도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쳤다. 순손실을 기록했던 2001년을 제외하면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해당 기조는 전년 대비 순손실 규모가 6배가량 증가한 2014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이때부터 동성제약은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순손실이 예상되는 지난해 역시 현금배당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의 동성제약에 대한 지배력이 굳건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악화에서 파생된 무배당 기조는 이 대표에게 잠재적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현 경영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권을 위협하는 외부 세력이 등장할 경우, 자력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설상가상

실제로 이 대표는 동성제약 최대주주로 등재돼있지만 지배력이 확고하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해 말 기준 이 대표가 보유한 동성제약 지분은 18.00%,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21.03%에 그친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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