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프랜차이즈 혁신성장전략 - 언제까지 한숨만 내쉴 겁니까?

2022.02.07 11:53:08 호수 1361호

혁신성장은 프랜차이즈 산업에서도 일어나야 한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가맹점과 공생 성장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생존과 성장이 절실한 이때, 혁신전략을 살펴본다.



고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술과 시장 변화가 빠른 산업일수록 파괴적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트렌드의 변화가 빠르고, 새로운 기술이 수시로 등장하는 변화무쌍한 시장이다.

변화무쌍

‘이디야’는 중저가 커피를 내세워 파괴적 혁신에 성공했다. 커피전문점 주류 프랜차이즈는 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엔젤리너스, 탐앤탐스, 할리스, 파스쿠치 등이었다. 이들은 커피 맛과 품질, 인테리어 등에 초점을 맞춰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이디야는 주류 시장 브랜드보다 1000원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로엔드 시장을 파고들었다.

가맹점포 규모는 중소형으로 창업비용도 대폭 줄였다. 맛과 품질, 인테리어, 중심 상권 입점 경쟁을 하고 있던 주류 커피전문점 혁신 기업들은 초기에 이디야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디야는 로엔드 시장 진입 후 지속적으로 맛과 품질을 개발해나갔다.

동시에 국내 커피 산업의 발달로 커피의 수입과 원두의 유통도 원활해졌다. 주류 시장 커피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 또한 나쁘지 않은 이디야 커피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정책도 이디야를 비켜갔다.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가운데 이디야는 국내 커피 산업의 발달과 함께 주류 시장을 위협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커피베이도 이디야 같은 포지션으로 2위에 자리해 전략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디야를 3~5년 뒤따라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디야 점포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자 가맹점 창업자들은 커피베이로 몰려왔다.

게다가 커피베이는 커피 및 음료뿐 아니라 베이커리 샌드위치, 토스트, 케이크 등 디저트 메뉴에 경쟁력이 있어 마니아 고객층이 두꺼운 편이다. 커피베이는 국내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이디야에 이은 2위 자리를 굳히고, 성장해나가고 있다.

이 같은 이디야와 커피베이에  대항하는 새로운 파괴적 기술이 몇 년 전부터 커피전문점 창업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1000원대의 가격 파괴 커피전문점과 무인카페, 1000원 선에서 판매하는 편의점 커피와 캡슐 커피 등이 그것이다. 맛과 품질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빽다방, 메카엠지씨커피,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다. 이들은 특히 코로나 이후 언택트 문화를 등에 업고 급성장하고 있다. 벌써 과당경쟁이라는 시장의 경고가 들리고 있을 정도다.

트렌드 변화 빠른 프랜차이즈 산업
새로운 기술 수시 등장하는 ‘생물’

어쨌든 이디야커피보다 더 파괴적인 혁신으로 성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1000원대 커피 전문점의 파괴적 혁신이 지속적으로 성공하려면 지속적인 기술(맛과 품질)개발을 해나가야 한다. 점포의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디저트 메뉴를 다양화해야 한다.

‘한솥도시락’은 1993년 종로구청 앞에서 26.4㎡(약 8평) 규모의 점포로 시작했다. 당시 배달 전문 도시락 프랜차이즈가 10여개 성업할 정도로 도시락 붐이 일고 있었다.

한솥도시락은 배달을 하지 않고 테이크아웃 판매만 했다. 배달을 하지 않으니 가격을 20% 이상 낮출 수 있었다. 파괴적 혁신이었다. 게다가 원 가계산과 조리 및 도시락 세팅 매뉴얼을 치밀하게 해 가격을 더 낮췄다. 경쟁 브랜드들이 3000~3500원에 판매하던 도시락을 한솥은 970~2500원에 판매할 수 있었다.

점포 수가 늘어나면서 원부자재 구매력이 높아졌고, 그만큼 품질은 더 좋아졌다. 29년이 지난 지금도 한솥도시락 메뉴의 주 가격대는 저렴하다. 당시 경쟁하던 브랜드들은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한솥도시락은 가격 대비 품질, 즉 가성비가 높은 도시락,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즉 가심비가 높은 도시락으로 인정받으면서 국내 1위 도시락 체인으로 우뚝 성장했다.


기존 시장과 다른 가치 기준으로 생긴 신시장형 파괴 혁신도 있다. ‘맘스터치’는 학교 앞 등 골목상권에 입점하는 수제버거&치킨 전문점으로 파괴적 혁신에 성공했다.

맘스터치가 부상하기 전까지 수제버거는 중심상권에서 고가로 판매되고 있었다. 7000~8000원 가격대부터 1만원이 넘어 대중화에 실패했다. 또 10년 전만 해도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커킹 등 패스트푸드 햄버거 브랜드도 주로 중심상권에 입점하고 있었다.

맘스터치는 3000원대 수제버거를 골목상권에서 선보이면서 학생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시간을 내서 시내 중심가로 나와야 먹을 수 있던 수제버거를 동네에서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비슷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신시장형 파괴적 혁신을 이룬 것이다.

이제 맘스터치는 중심상권에도 속속 입점하면서 주류 시장을 위협하고 지금은 1위 브랜드가 됐다.

커피전문점 등 카페는 식사 대용 디저트 메뉴 개발로 신시장형 파괴적 혁신을 할 수 있다. 경쟁 브랜드들이 식사 대용으로 가능한 수제 베이커리, 수제 샌드위치, 수제 베이글, 수제 버거를 내놓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작아 경쟁 요소로 크게 자리 잡지는 못했다.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에 최근 수제 베이커리, 수제 샌드위치, 수제 버거 브랜드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수제 베이글 카페는 베이글이 식사 대용 건강식이라는 가치를 내걸어 비슷비슷한 메뉴로 경쟁이 치열한 카페 시장에서 킬러 메뉴로 신시장형 파괴적 혁신을 하고 있는 중이다.

과당경쟁

국내 시장에서 과당경쟁을 하고 있는 업종은 동남아시아 시장 등 한류가 강한 해외에 진출해 신 시장형 파괴적 혁신을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브랜드 경쟁력과 대기업의 자본력·인프라가 힘을 합쳐서 해외진출을 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혁신 전략을 구사한 기업은 프랜차이즈 산업에서도 얼마든지 성장해나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제 가맹본부들은 프랜차이즈 사업환경이 어렵다고 푸념하지 말고 혁신성장전략으로 가맹점과 공생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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