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불황, 창업시장은 지금...

2021.07.26 08:19:52 호수 1333호

코로나19 시대 ‘저가’가 뜬다

극심한 불황이 창업시장에 또 한 번 저가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중간 지대가 없어지고 대신 저가 시장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외식업계뿐만 아니라 유통업계도 저가 제품을 출시하면서 전 업종에서 초저가 열풍이 불고 있다. 박리다매로 불황을 탈출하려는 점주들의 자구책으로 가격 파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것이다.

 



저가 커피 업종이 대표적이다. 빅사이즈 메뉴를 앞세우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저가 빅사이즈 메뉴를 파는 커피전문점의 원조는 ‘빽다방’이다. 2011년부터 직영점 위주로 운영되다가 2014년부터 본격 가맹사업으로 이어졌다. 빅사이즈 컵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내놓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초기 ‘사라다빵’과 ‘옛다방커피’메뉴로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현재까지 승승장구 하고 있다. 현재 850여개 점포가 성황리에 영업중이다.

박리다매

그 후 최근 몇 년간 커피전문점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메가엠지씨커피’ 역시 저가 빅사이즈 커피로 성공한 경우다. 에스프레소 2샷을 넣은 대용량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에 판매해 젊은 층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전국에 1420여개 점포가 있다.

‘컴포즈커피’ 또한 작년부터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원래 부산에서 로스팅공장과 함께 대형 커피전문점 다수를 직영으로 운영해오던 업체다. 그러한 커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가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를 시작해 7년 정도 지난 현재 전국에 1030여개 점포를 두고 있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는 매월 30여개 이상의 신규 점포를 열 정도로 급성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컴포즈커피의 성장 요인 역시 빅사이즈 커피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이고, 아이스아메리카노 역시 1500원에 판매한다. 타 브랜드보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1800~2000원 선이다. 컴포즈커피는 올해만 400~500개 이상의 점포를 개설한다는 계획 하에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더벤티’도 부산서 시작한 브랜드로, 저가 빅사이즈 커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660여개 점포가 있고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저가 커피전문점 빅4는 작년에만 1000여개 점포가 증가했고, 올해도 그 성장세를 더해가고 있다.  

창업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업종 중 하나인 치킨에 저가 옛날통닭 바람이 불고 있다. 치킨 한 마리에 6500원, 7000원 하는 브랜드가 속속 출현하고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점포 중에서는 무려 치킨을 4000원에 내놓은 곳도 생겨났다. 옛날통닭은 과거 아버지가 외출해서 돌아 올 때 시장에서 사오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닭 한 마리를 염지를 해서 기름에 통으로 튀겼다.

 

최근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옛날통닭 브랜드는 ‘고려통닭’이다. 이 회사는 옛날통닭의 제조법을 한 단계 높이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이 싸지만 맛과 품질 또한 놓치지 않았다. 최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원육은 100% 1등급 국내산을 사용하고, 염지제는 일반 소금 염지가 아닌 최고급 염지제를 쓴다. 마늘, 양파 등으로 만든 특제 양념제로 텀블링해 잡냄새가 나지 않고 육즙이 살아 있다. 파우더 역시 품질이 우수하고, 튀김기름으로 값비싼 해바라기유를 사용하고 있다.

고려통닭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맛이 없고 품질이 나쁘면 가격과 관계없이 외면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며 “고려통닭은 이러한 소비자 심리에 맞추고, 닭도 6.5호 닭을 쓰고 있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선진국일수록 돈을 안 쓰고 럭셔리한 삶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간파하고 그에 맞는 콘셉트를 겨냥한 것이다.

외식·유통 등 전 업종 초저가 열풍
빅사이즈 메뉴 앞세워 가파르게 성장

고려통닭은 특히 젊은 층 소비자에 초점을 맞췄다. “청춘을 고려하라”는 슬로건과 함께 ‘싸닭, 맛있닭, 1인 1닭’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 1인 가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청년들이 저렴하고 맛있는 통닭을 맥주와 함께 혼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요즘 젊은 층은 특히 가성비에 민감하고 동시에 맛도 좋은 제품만을 인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점점 더 똑똑해지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가격 거품을 완전히 제거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통닭은 인식하고 있다.

고려통닭 관계자는 “장기불황과 1인 가구 증가로 저가를 선호하는 고객이 점점 더 늘고 있는 것 같다”며 “무와 소스를 추가하면 각각 500원을 추가로 받고 있는데, 그것도 추가하지 않는 고객이 훨씬 더 많다”고 최근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설명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시대는 움츠러든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저가 빅사이즈 메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기고자 하는 젊은 층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저가 빅 사이즈 메뉴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대용량

특히 배달문화가 확산되면서 치킨뿐 아니라 디저트와 커피 및 음료도 배달하는 시대가 되고 있어 향후 저가 빅사이즈 메뉴는 더욱 인기를 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격이 저렴하며 양이 많다고 고객이 무조건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맛과 품질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야 저가 대용량의 장점이 지속될 수 있다.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요즘, 소비자는 싼 맛에만 먹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