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계륵' 스무디킹의 한계

2021.09.15 13:25:32 호수 1329호

‘아픈 손가락’ 잘라낼 수도 없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스무디킹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인수 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스타벅스가 국내 음료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일각에선 스무디킹의 부활을 위해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에서 보여준 차별화 포인트를 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무디킹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25억원, 영업손실 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 줄었고 영업손실은 83% 증가했다. 스무디킹은 신세계그룹으로 편입된 2015년 이후 5년 동안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영업손실은 50억원에 달한다. 

기대 이하 성적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5년 스무디킹코리아의 지분을 100% 전량 인수했다. 당시 신세계푸드가 스타벅스를 국내 커피 전문 브랜드로 성장시키면서 ‘제2의 스타벅스’로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신세계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스무디킹 새 사령탑으로 김운아 전 대표에 이어 송현석 신세계푸드 마케팅담당 상무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송 대표는 유통 분야 마케팅 전문가로 2010년부터 오비맥주에 몸담아 마케팅 총괄 부사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이어 지난 2018년 신세계푸드 마케팅담당 상무로 영입된 이후 ‘노브랜드 버거’ 기획 및 마케팅,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올반’의 브랜딩과 상품 기획 등을 주도하며 두 상품의 성공을 인정받아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 첫해부터 스무디킹의 실적은 신세계푸드가 예상했던 기대치를 밑돌았다. 스무디킹은 2016년 매출 202억원, 영업손실 8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적자 폭은 확대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악재가 겹쳤다.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은 6억5000만원 적자였다. 고정비인 임대료는 13억원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영업실적 개선이 없다면 구조적이고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신세계푸드는 스무디킹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시도해왔다. 2016년 수익성 강화를 위해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직영점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2016년 8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17년 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점포  수의 감소는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다시 2017년 부터 가맹점을 늘렸다. 

특히 신세계푸드는 2019년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24 숍인숍 매장 확대를 통한 점포 순증에 나섰다. 이마트24 편의점주가 스무디킹과 따로 가맹계약을 체결해 점포 내에 스무디 등 생산기기를 가져다 놓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5년 연속 순손실…누적 손실 50억원 돌파
이마트24 통해 부활 시도…결과는 미지근

가맹점을 다시 늘려나가는 데 주력했지만 폐점 수가 많아지며 점포 순증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총 11곳이었던 점포는 4곳으로 줄었다. 현재 서울(3곳) 외에는 지방에 남은 곳은 부산역 1곳 뿐이다.

이마트24를 통한 점포 순증으로 추가 실적 하락을 방어하긴 했으나 기존 직영 및 가맹점의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019년 매출은 151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영업손실은 12억원으로 늘어났다.

스무디킹은 숍인숍 전략을 계속 이어갈 방침임을 밝혔다. 이미 이마트24 숍인숍으로 스무디킹 신규 지점을 1월 6개, 2월 10개, 3월 20개 등 총 36곳을 설치했다. 또 스무디킹에 대한 투자도 올해 1억원과 내년, 내후년 각각 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는 스무디킹이 숍인숍 매장 확대만으로는 온전한 흑자경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현재 이마트24 고객 가운데 대부분은 편의점에 들른 김에 충동적으로 스무디를 소비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스무디의 실수요를 파악하는 게 어려운 만큼 현재의 출점 속도가 이어질 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이마트24 점주들도 스무디킹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점주들에 따르면 스무디 원료의 유통기한이 한 달 이내로 비교적 짧아 폐기 우려가 있고, 스무디 수요가 많아질 경우 업무 증대에 따른 추가고용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스무디킹은 메뉴 다양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계절성 메뉴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다. 또 스무디킹 브랜드를 활용한 상품 출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도약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잘나가고 있는 스타벅스는 차치하고 같은 해 나란히 인수된 자회사 세린식품과 비교할 경우 스무디킹의 실적 부진은 뼈아프다. 세린식품은 신세계푸드에 인수되던 2015년 매출액 123억원, 영업손실 55억원을 기록했다.

심폐소생 실패

인수 이듬해 매출액은 142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억2000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연결기준 세린식품 매출액은 222억원, 영업이익은 8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꾸준히 동반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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