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궁사 김제덕 다섯 가지 매력

2021.06.01 09:53:30 호수 1325호

'17세3개월' 올림픽 간다

[JSA뉴스] 도쿄올림픽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제덕 선수가 한국 양궁 역사상 6번째 고교생 신분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만 17세3개월의 나이에 참가하는 것으로, 한국 남자 양궁의 올림픽 최연소 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울 기회 역시 앞두고 있다.



경북일고에 재학 중인 고교생 궁사 김제덕은 길었던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 김우진, 오진혁과 함께 최종 3인에 이름을 올렸다.

김우진과 오진혁은 이미 올림픽 메달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인데 비해 이번 도쿄올림픽이 첫 올림픽 경험이 될 김제덕. 대표팀의 최고참이자 2012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진혁 선수보다 23살이나 어린 김제덕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를 뽑아봤다.

기회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제덕은 2004년 4월생으로, 도쿄 올림픽이 개막하는 7월23일은 만 17세3개월이 되는 날이다. 따라서 만약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다면 한국 남자 양궁 역사에서 올림픽 최연소 메달리스트로 기록된다.

김제덕 이전에 올림픽에 출전한 고교생 선수는 총 5명이 있었다.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최원태와 구자청, 1988 서울 올림픽의 박성수, 1992 바르셀로나의 정재헌, 그리고 2004년 아테네의 임동현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이 중 메달을 딴 선수는 박성수, 정재헌, 임동현이지만, 이들 모두 도쿄 올림픽에 참가할 김제덕보다 나이가 많았다.

김제덕보다 나이가 어린 한국 양궁 메달리스트는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서향순 선수뿐이다. 신궁이라고 불렸던 여자 양궁의 김수녕도 서울 올림픽 당시 김제덕보다 2개월 더 나이가 많았다.

남 양궁 최연소 메달리스트 도전
고교생 신분으로 6번째 큰 무대

김제덕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에 양궁을 시작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의 동료, 오진혁이 이미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하고 난 후에 양궁을 시작했던 것이다.

자신의 모교이자 양궁 명문인 예천초등학교에서 친구의 장난 섞인 권유로 활을 잡게 됐지만, 이듬해인 2014년부터 대회에 출전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5년부터는 순위권에 들기 시작, 2015년 전국남여초등학교 양궁대회 남자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름을 알렸다.

초등학교 6학년인 2016년 제50회 전국남여양궁종별 선수권대회 초등부에서 개인종합 1위, 35m 2위, 30m 1위, 25m 1위, 20m 1위, 단체전 1위를 기록했다.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 단숨에 차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2016 제45회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에서 양궁 20m와 30m, 개인종합까지 3관왕에 오르며 최우수 선수상 수상과 함께 영재 신궁으로 주목받았다.

김제덕은 “(당시) 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나니 스스로 재능이 있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고, 자신감이 붙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신동이라 불리며 한 TV 프로그램에 양궁 영재로 출연했고, 중국의 국가대표 선발전 13위를 차지한 안취시안과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예천초를 졸업한 김제덕 선수는 예천중으로 진학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신궁으로 불린 김제덕이기에 중등부 무대에서도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졌다.


중학교 3학년 때 대한양궁협회 우수선수상, 한국체육인회 선정 한국청소년 체육상 꿈나무상 등을 수상했다.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4관왕,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3관왕, 제44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대회 5관왕, 화랑기 제39회 전국 시·도 대항 4관왕, 제15회 경상북도지사기 전국 남·여 초·중학교 양궁대회 4관왕, 제45회 한국 중·고 연맹 회장기 양궁대회 5관왕, 제53회 전국남여종별양궁선수권대회 4관왕 등 참가하는 대회마다 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전국소년 체육대회와 화랑기 시도대항전 두 대회에서는 30m 경기 360점 만점을 획득하며 미래의 국가대표 다운 모습을 보였다.

승승장구하던 김제덕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9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했다. 아무리 신궁으로 불렸다 해도 중학생 나이에 대표팀 선발전은 큰 도전이었다.

양궁 협회는 매년 국가대표를 새로 선발한다. 1차 선발전에서 남녀 각각 64명을, 2차 선발전에서 20명을, 3차 선발전에서 8명을 뽑는 과정을 거쳐 그 해 대표팀을 확정한다.

2019년은 올림픽을 앞둔 해이기에 올림픽 대표 선발을 겸한 선발전에서 김제덕은 1차에서 14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통과했고, 2차 선발전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나친 반복 훈련으로 어깨 관절끼리 충돌해 염증이 발생하는 ‘어깨충돌증후군’증상이 나타나 선발전을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휴식이 권고됐을 뿐만 아니라 양궁을 계속하는 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2013년부터 양궁을 시작해 꾸준히 성공을 경험해온 김제덕에게 이 부상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찾아온 시련이었고, 결국 2개월 동안 활을 놓고 재활에 들어갔다.

하지만 올림픽 연기와 함께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원점부터 다시 열린 선발전에 복귀한 김제덕은 1차와 2차를 모두 1위로 마치며 돌풍을 일으켰고, 3차 선발전을 5위로 마무리한 뒤 마지막 두 차례의 평가전까지 통과하며 도쿄행을 확정했다.

우연히 시작한 신동…화려한 경력
대담한 승부사 “햄버거 좋아해요”


어린 나이이지만 김제덕은 대담한 성격이 강점이며 평소에도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황효진 경북일고 코치는 “경기 중에 코치진이 ‘어떻게 쏘라’고 주문하더라도, 그것을 실제로 해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제덕이는 대담하게 그 포인트를 따낸다. 보통 잘 안 맞으면 조금씩 조정해서 쏘는데 제덕이는 너무 대담하게 쏴서 섬뜩할 때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대담하고 자신감 넘치는 운동선수지만 평소엔 햄버거와 망고를 좋아하는 고등학생으로, 그 역시 또래 친구들처럼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 하지만 현실의 화살과 달리 총 쏘는 게임을 잘하지는 못한다는 후문. 친구들과는 양궁 이야기를 거의 안 한다는 김제덕은 스트레스도 양궁으로 푼다.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려고 하지는 않는다. 활로 쌓인 스트레스는 다시 활로 풀어야 한다. 훈련이 잘되면 그때부터 스트레스가 풀리기 시작한다.”

친구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김제덕은 훈련장에서 화살을 쏘고 또 쐈다. 부상을 당할 정도로 많은 화살을 쏘아도 질리지 않는, 또 앞으로도 수많은 화살을 쏠 김제덕은 자신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한 번씩 다 따 보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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