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제일’ 제이에스티나 금수저 경영 내막

2020.10.13 09:47:27 호수 1292호

밑천 없이 나타난 새파란 후계자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제이에스티나가 실적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흑자는커녕, 손쓰기 힘들 만큼 적자만 잔뜩 쌓인 형국이다. 아버지 세대가 퇴진하고 오너2세들이 수습에 나섰지만, 이들에 대한 기대치는 바닥에 가깝다. 허점투성이 이력이 불신을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 (사진 왼쪽부터)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 김기석 사장, 김유미 대표


제이에스티나(귀금속 제조업)는 지난 3월27일 김유미 부문장과 장호선 부문장을 각자 대표로 신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김기문 회장(이하 김 회장)의 장녀이자 김기석 사장(이하 김 사장)의 조카인 김유미 대표(이하 김 대표)가 제이에스티나 사업 부문을, 장호선 대표는 관리 부문을 총괄하는 구조다. 

덜 익은 능력

이번 인사는 같은 날 결정된 김 회장과 김 사장의 각자 대표 사임에 따른 후속 조치였지만, 사실상 수개월 전 결정된 사안쯤으로 비춰졌다. 지난해 12월18일 김유미 당시 사업부문장의 차기 대표이사 낙점 소식이 증권가에 공공연하게 퍼졌던 까닭이다.

김 사장이 불공정 주식거래 혐의로 구속되기 전날이다.

김 사장은 제이에스티나 주가가 9000원대를 형성하던 지난해 2월 초 대규모 주식 매도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2월11일까지 보유 주식 가운데 34만6653주(2.1%)를 처분했고, 이를 통해 31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제이에스티나의 2018 회계연도 잠정실적은 김 사장이 주식을 처분한 직후 공개됐다. 지난해 2월12일 제이에스티나는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1677% 급증한 8억5700만원임을 공시했고, 이 여파로 회사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김 사장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주식거래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해 12월19일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되기에 이른다.

김 사장은 지난 5월25일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당분간 경영 복귀는 요원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재판 결과에 따라 장기간 자리 비움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 물론 그의 일선 퇴진이 회사 내 완전한 영향력 상실을 뜻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적통 후계자가 김 대표와 함께 더 큰 임무를 맡게 될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김 대표 선임에 비해 주목도가 덜했을 뿐, 올해 초 제이에스티나에서는 또 다른 오너 일가 구성원이 사내이사에 올랐다. 김명종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명종 신임 이사(이하 김 이사)는 김 회장의 특수관계인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그간 별다른 외부 노출이 없던 인물이다. 

요직을 거쳤던 이력도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고 나서야 뒤늦게 알려졌다.
 

30년간 회사를 이끌던 이전 세대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김 대표와 김 이사에게는 수장 교체에 따른 혼란 수습과 경영능력 입증이라는 숙제가 남겨져 있다. 다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일단 낙인처럼 뒤따른 도덕성 논란을 돌파하는 것조차 힘든 형국이다.

김 사장의 불공정 주식거래 혐의만 부각됐을 뿐, 다른 오너 일가 구성원 역시 김 사장과 비슷한 시기에 주식 매도를 결정했다. 김 대표와 김 이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회장 딸, 사장 아들 전면배치
능력 검증도 안된 오너 2세들

이 무렵 김 대표와 김 이사는 각각 6만2000주와 7230주를 팔아 시세차익을 봤다. 김 이사의 경우 본인 수중에 있던 제이에스티나 지분 0.04%(7230주)를 모두 팔아치우면서, 사내이사 선임 시점에는 회사 주식 보유량이 전무한 상태였다.


역량에 대한 물음표도 계속되고 있다. 평탄한 길을 밟아 온 두 사람의 이력이 주변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1980년생인 김 대표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시립음대를 졸업하고, 관련분야서 활동하다가 2014년이 돼서야 제이에스티나에 합류했다. 핸드백사업부 기획MD와 사업부문장 등을 거쳤고, 2018년 4월 비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사업성과는 미진했다. 

김 이사를 향하는 시선은 더욱 비관적이다. 1990년생인 김 이사는 최종 학력이 시트러스 대학(Citrus College)으로 기재돼있다. LA 근교에 위치한 시트러스 대학은 2년제 공립 커뮤니티 과정으로, 학사학위과정(4년)의 첫 2년에 해당하는 교과과정을 지원한다. 이를 토대로 보면 김명종 이사는 ‘준학사’를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김 이사는 입사 이래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2015년 제이에스티나에 입사한 이래 영업본부장, 경영전략실장을 거친 뒤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사내이사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이 같은 고속 승진은 오너 일가 구성원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김 이사의 일선 등장 시기가 그의 부친인 김 사장의 일선 퇴장과 맞물리는 현상을 단순하게 볼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현 시점서 김 대표와 김 이사가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을 불식시킬 최선의 방안은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 제이에스티나 본사 ⓒ네이버맵

제이에스티나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300억원에 머물러 있다. 최악에 가까웠던 전년 동기(222억원) 대비 42.6% 감소한 수치다.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65억원)와 비슷한 63억원이라는 게 위안거리일 정도다.

부진한 실적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매출 하락과 영업손실의 여파로 순손실이 57억원에 달했고, 이는 곧 총자본의 감소와 부채비율 악화를 부채질했다.

실제로 보수적인 운영을 통해 제법 탄탄했던 제이에스티나의 재무구조는 최근 악화일로를 밟고 있다. 특히 부채비율 변동이 눈에 띈다. ▲2017년 52.5% ▲2018년 61.3% ▲2019년 81.0%로 매해 상승하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89.6%까지 올랐다.


이런 와중에 빚에 기대는 경향은 한층 심각해지고 있다. 2017년 25.4%였던 제이에스티나의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29.9% ▲2019년 33.4%에 이어 올해 상반기 기준 38.6%로 조정된 상황이다. 통상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적정수준으로 인식한다.

답 없는 현실

올해 상반기 기준 차입금 항목서 두드러진 특징은 전액에 가까운 차입금이 단기 상환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총차입금(290억원) 가운데 장기차입금은 4100만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금액은 1년 내 갚을 빛이다. 리파이낸싱을 감안해도 상환 압박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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