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 탐사보도> ②한국대학야구연맹의 운영 주체

2019.05.13 10:31:36 호수 1218호

막무가내 생떼…도대체 왜?

[JSA뉴스] 유준호 기자 = 우리나라 대학야구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대학야구연맹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국내 아마추어야구를 총괄하는 중앙 경기단체다. 각 시도에 지부들과 산하 연맹체들을 두고 있는데, 그중 가장 큰 규모로 가맹 팀들이 소속돼있는 곳이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서울시야구협회).

문제 제기

··고 전체 약 70개 팀들이 소속돼있는 서울시야구협회는 올 2019 시즌부터 선수 일인당 등록비를 8만원으로 인상했다. 특히 중학교 선수들의 선수등록비는 10만원으로 인상, 통보했다. 따라서 소속 선수들 전원은 모두 시즌이 시작되기 이전에 선수등록비의 납부와 함께 선수등록 절차를 완료한 바 있다.

덧붙여 서울시야구협회는 그동안 무료로 개방돼왔던 협회 주관의 구의야구장 경기에 관중들의 관람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인상된 선수등록비와 함께 관람료 징수에 대해 많은 불만의 소리들이 나왔으나 협회의 재정 안정, 더 나아가 재정의 자립이라는 대의에 결국에는 대다수가 동의했고, 차질 없이 시즌에 돌입하게 됐다.

기실 야구를 비롯한 국내 스포츠 관련 경기단체들의 재정은 스포츠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열악하기만 하다.


일반적인 야구의 경기단체들이 한 해에 필요로 하는 재정의 사용처는 경기단체가 주관하는 대회의 운영비와 사무처의 유지비로 나눌 수 있다. 대회의 운영비는 경기장사용료·심판들의 수당·기타 운영경비로 구성되고, 사무처의 유지비는 직원들의 인건비와 사무실 유지비·기타 운영비 등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대회운영비는 국고보조나 상위단체의 보조·지자체의 보조금 등으로 충당이 되는데, 예를 들면 현재 한국대학야구연맹(이하 연맹)이 주관하는 대학 ‘U-리그의 대회운영비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전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 보조를 해주고 있는 식이다.

그런데 연맹이 주관하는 경기는 U-리그 대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기 대학야구선수권대회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등 연맹이 자체적인 재원을 동원하여 수행해야 할 몇 개의 단일대회가 해마다 존재한다.

▲ 선수등록비 집행내역 양식.

연맹은 얼마 전 사무국()을 한양대동문회관서 강남 지역으로 이전했다. 한양대학교 측에서 해당 사무실을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코자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했던 기존의 사무실을 포기해야만 했기에 연맹은 재정적인 부담을 더 많이 질 수밖에 없게 됐다.

연맹의 재정적인 부담은 거의 온전하게 집행부의 몫이지만, 운영에 관한 주체는 크게 세 단위로 나뉜다. 연맹규약에 명시된 바와 같이 이사회대의원회’, 그리고 연맹 외 별도의 독립기구인 한국대학야구 감독협의회’(이하 감독자협의회).

선수등록비만 사용처 내용 공개 요구
회계 개념 몰라서? 알면서 억지논리?

감독자협의회는 연맹에 소속돼있지 않은 별도의 독립된 주체이지만, 사실 연맹을 운영하는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독자협의회의 결정 사항이 이후 연맹의 이사회에 반영되어 실행되며, 특히나 많은 감독들이 연맹의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감독들이 실질적으로는 소속 대학을 대표한 위임인의 자격으로 대의원회의에도 참석해 예결산을 포함한 대의원회의 의결사안에 가부를 결정한다.

연맹의 이사회는 연맹의 사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한다.(연맹규약 제27) 그리고 대의원회는 그러한 사업의 결과와 결산에 관해 심의하고 의결한다.(연맹규약 제20)

선수등록비의 금액은 사실 많으면 많을수록 연맹에 소속된 각 대학팀들과 선수들에게 좋은 것이다.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용처가 투명하고 공개적이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연맹은 과거 3년 동안의 선수등록비에 대한 사용처에 관한 사안 중 2016년 등록비와 2017년 등록비에 대한 심의는 이미 회계연도 결산을 해당연도 대의원총회서 심의·의결한 바 있다.

그런데 2018년도 사용처에 관한 심의·의결을 위해 소집했던 대의원총회는 단 한 명의 대의원도 참석치 않아 무산·연기된 바 있다. 이를 빌미로 일부 대의원()이 과거 사용처의 공개와 임원진의 전원해임을 요구하며 연맹을 둘러싼 대립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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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대학교체육부장협의회공문(2019.3.14)

이런 과정을 보면 과거 3년 중 2016년도 회계와 2017년도 회계에 관한 대의원총회의 의결 등은 깡그리 무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의 경기단체서 이뤄진 공적인 의결사항이 완전히 무시된 것이다.

선수등록비는 아주 크고 중요한 연맹의 수익이지만, 그것이 수익의 전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등록비만을 별도로 관리하는 회계시스템은 있을 수가 없다. 연맹은 전체의 수익금을 관리할 뿐이고 그 전체의 회계, 관리 내역을 감사받은 후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받는다.

그런데 선수등록비에 대해서만 사용처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일반적인 회계, 관리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억지논리를 만들려는 의도된 행동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오히려 선수등록비의 사용내역만 따로 공개하는 것이 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회계서 수익과 사용처는 대차되는 것이고, 양쪽의 대차현황서 구분은 가능하지만 구분된 항목끼리 연결 가능한 회계시스템은 아직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비상식적인 것이다.

현 임원진 흔들기?
의도된 행동 의심

물론 이 문제를 제기한 일부 대의원들은 급격히 인상된 선수등록비의 금액에 대하여 불만을 가질 수도 있고, 과거의 선수등록비에 대한 사용처가 충분히 궁금할 수 있다. 그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궁금한 내용의 공개요구를 연맹이 소집했던 대의원총회서 논의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 절차를 건너뛴 것이다. 공개 자료는 보러오지 않은 채, 공개를 않고 있으니 임원들을 해임하겠다는 논리가 형성된 것이다.
 

▲ 전국대학교 체육부장 협의회 공문(2018.10.26)

한편으로는 문제를 제기한 주체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애초에 이 문제를 제기했던 주체는 전국대학교 체육부()장 협의회였다. 그런데 사실 이 체육부장 협의회는 연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다.

현재 연맹 대의원들이 소속돼있기는 하지만, 사실 공공단체로서의 체육부장 협의회가 연맹에 자료 공개를 요구하거나, 연맹으로 선수등록비 납부에 관한 협의를 할 수 있는 자격과 권리가 있는지 의문이다. 체육부장 협의회에 소속되어 있는 연맹의 대의원이라면 2018년도 결산을 위한 대의원총회에 참석해 먼저 문제의 제기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연맹의 일부 대의원들 사이서 제기됐던 과거 3년 동안의 선수등록비 사용처에 관한 공개 요구와 그에 따른 임원들의 해임요구 사안은 그 원인을 차치하고, 위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순서와 절차, 그리고 요구하는 자료의 내용도 너무 어긋났다. 앞서도 너무 앞서 나간 것이고, 기본적인 회계처리의 내용서도 틀린 것이다.

규정과 절차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대학은 국내 최고의 지성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다. 이른바 가장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민주적인 절차를 지키는 것에 익숙한 집단인데 그런 지성들이 모여 있는 집단서 자신들이 속한 공공 경기단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있어 절차와 순서 등을 모두 지키지 않은 채 무리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소위 말하는 지식인들의 오만일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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