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품시장의 급격한 변화 바람<집중취재>

2009.01.13 10:38:39 호수 0호

골퍼들이 진정 원하는 용품은 바로 이것!

지난해 골프용품업계는 연초부터 시작된 ‘드라이버 헤드 대형화 추세’와 ‘커스텀 피팅클럽의 제작’ 그리고 ‘금융위기로 말미암은 경기침체가 가져온 변화’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 2009년 골프용품의 판도를 취재했다.


400cc를 넘어서는 대용량 헤드의 드라이버가 나온 것은 재작년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초부터 각 브랜드별로 앞 다투어 400cc를 넘어서 460cc 헤드의 드라이버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한국의 맥켄리가 독자 개발에 성공, 시판했던 420cc 드라이버 슈퍼텍21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업계에 등장한 대용량 드라이버였다. 슈퍼텍21은 지난 한 해 동안 골프업계에 큰 돌풍을 일으켰고 올해 그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이다.
대용량 드라이버는 단순히 헤드 부피만 증가시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부피가 커진 만큼 전체적인 클럽의 중량과 길이 그리고 헤드가 커지면서 동반하는 여러 문제점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클럽 메이커들은 대용량 드라이버의 유무로 그 메이커의 ‘기술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신종 잣대’로까지 인식하기도 했다.
대형 드라이버와 함께 커스텀 피팅 클럽의 제작도 눈여겨볼 만하다. 골프장비의 피팅이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용품 업체들이 피팅을 마케팅 활동의 주요 수단으로 삼으면서부터다.
용품 업체들이 병행품과의 차별을 위해 다양한 제품스펙과 커스텀 피팅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골퍼들 사이에도 피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피팅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카페까지 등장했고 수천 명의 회원이 정보를 나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헤드의 카트리지 조절을 통해 탄도를 바꾸고 샤프트도 원하는 대로 갈아 끼우는 이른바 ‘내 맘대로’ 골프클럽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대형회사들이 속속 피팅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시장반응도 좋은 편이다. 종전에는 자신에게 맞는 골프클럽을 찾으려면 여러 채를 휘둘러봐야 하고 사용할 수 있는 클럽의 수에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맞춤 테스트용 클럽이 출시되면서 한자리에서 엄청나게 많은 조합을 마련해 고객에게 적용할 수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은 각 브랜드들에서 한국시장을 이전보다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골프 인구 증가와 함께 골프용품 시장 규모도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대한골프협회와 경희대학교 골프산업연구소가 공동으로 시행한 ‘한국의 골프 지표’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약 275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사람 10명 중 1명은 골프채를 잡아봤다는 얘기다. 골프인구와 그 증가세를 보면 놀랍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우리 주변에 골프가 확산되고 있다.

기술력 수준 가늠 신종 잣대 대용량 드라이버 유무 각광
용품업체들… 피팅을 마케팅 활동의 주요 수단으로 삼아


이에 클럽 생산 업체인 켈러웨이와 테일러 메이드 등은 일본에서 한ㆍ중ㆍ일 등 아시아 고객의 취향과 신체구조에 맞는 아시안 스펙을 제작,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에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은 3번째 큰 시장(단일국가 기준)이다. 한국은 전체 매출의 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시장은 미국과 일본시장이 정체상태에 들어간 것과는 달리 매년 15%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한국의 소비자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고 한편에서는 신제품 출시를 한국에서 먼저 하는 이유도 한국에서의 성공 여부가 세계적인 흥행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란 말을 한다. 신제품을 출시하면 한국으로 개발자들이 방문, 제품에 대한 홍보에 참여하고 각종 이벤트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급격한 성장세가 주춤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가져온 경기침체 분위기 속에 한 푼이라도 저렴하게 클럽을 사려는 알뜰 골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중고 클럽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 클럽 시장은 약 4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일본 시장에 비하면 아직 그 규모가 1/10 정도밖에 되지 않을 만큼 작은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고 클럽에 대한 골퍼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하면서 중고 클럽을 찾는 골퍼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일본 브랜드 등의 중고 클럽 전문 수입상이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중고 시장이 커짐에 따라 손쉽게 사고팔 수 있게 되면서 일본 제품이나 아시안 스펙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초기 구입비는 미주지역 제품(US 스펙)보다 많이 들지만 안정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기에 수업비(감가상각비)를 덜 물게 되는 것이다.
한편 수입 골프채 판매업체들이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올려 밀약해오다 결국 11억원의 과징금을 징수 받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11월1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11월5일 판매가격을 밀약해 물의를 빚은 바 있는 5개 유명골프용품 독점수입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11억1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재판매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리점에게 도매를 금지한 행위(소위 ‘중도매 금지’)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하도록 권고했다. 이들 업체는 비슷한 스펙대에서도 미국에서 직접 판매되는 제품(US 스펙)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Asian 스펙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점에 착안해 이 같은 수법을 감행해 왔다.



골프용품 판매 시장에 관행화되어 있던 독점수입업체의 재판매 가격유지 행위가 근절됨으로써 대리점 간 치열한 가격경쟁과 함께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가격의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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