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돌연사 가능성이 있다’며 석방을 요청했다. 어떤 질병을 앓고 있기에 돌연사 위험까지 언급되고 있는 걸까. 확인 결과 이 전 대통령이 앓고 있는 9가지 질병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들이었다. 이 중에는 ‘탈모’도 있다. <일요시사>가 이 질병들이 정말 돌연사를 유발할 만큼 위중한 병인지 알아봤다.
다스 비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등의 혐의로 1심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면무호흡증’ 등 지병으로 돌연사할 위험이 있다며 법원에 석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법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전날 보석에 관한 의견서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에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3일 서울대병원서 진단을 받은 결과 기관지확장증·역류성식도염·제2형 당뇨·탈모·황반변성·수면무호흡증 등 9개 질환이 확진됐다고 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보석 의견서
재판부 판단은?
변호인은 의견서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해 검찰이 오해하고 있다”며 “의료기관서 진단받은 병명만 수면무호흡증, 기관지확장증, 역류성식도염, 당뇨병, 황반변성 등 9개로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겼고, 최근에는 증세가 심해져 1∼2시간마다 깨고 30분 이후에 잠들며 수면 도중 무호흡증세가 크게 늘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양압기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수면무호흡증은 이 전 대통령이 이전부터 계속해서 앓아왔던 수면장애와 동반한 증상으로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겨 수면장애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돌연사 가능성도 제기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할 때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발생률이 4∼5배나 높고, 심정지에 의한 급사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수면무호흡증은 동맥경화와 심부전, 폐성 고혈압과 관련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며 “의학 전문가들은 (이 전 대통령의 증세인) 수면무호흡증을 가볍게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돌연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변호인 측 “심각하다” 석방 요청
악화돼 1∼2시간마다 잠에서 깬다?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 직전인 지난달 18일에는 이 전 대통령이 소변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백혈구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는데, 신장·방광에 염증이나 종양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의 백혈구 수치가 지나치게 높음이 밝혀져 구치소 담당 의사가 긴급하게 원인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꾀병을 부린다’는 오해를 살 것이 염려돼 그동안 병세를 자세히 밝히지 않고 참아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월29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하기도 했다. 법원 인사에 따른 재판부 교체와 주요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인해 재판이 공전하고 있어 불구속 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부 변경에 따른 재판 지연은 보석 허가 사유가 아니다. (구치소에 확인한 결과)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보석을 허가할 정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변호인 측에서 주장하는 이 전 대통령의 질병이 돌연사할 정도로 위중할까. 그렇지 않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성인 남성 대부분이 만성적으로 앓고 있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일요시사>가 이 전 대통령이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기관지확장증]
기관지확장증이란 기관지가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영구적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증상 부위는 부분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폐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때 침범된 기도는 염증, 점막 부종, 궤양, 기관지 세동맥의 신생 혈관 형성, 반흔, 또는 반복적인 감염에 의한 폐쇄로 기관지 비틀림 같은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기도 분비물에 의한 기관지 폐쇄는 폐렴을 유발할 수 있고, 이것은 다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폐 실질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들을 살펴보면 만성기침, 객담, 호흡곤란, 객혈, 흉통 등이다.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가 이미 손상된 상태로 교정하기 어렵다. 만성적인 질병으로 기관지 모양 자체가 변한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도 그 모양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 질병의 치료 목적은 비정상적인 기관지에 이차적인 세균감염이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다.
[역류성식도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식도의 염증으로 일반적으로 그와 관련해 발생하는 여러 불편감을 총칭해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식도염은 대부분 이에 속하며 비만, 음주, 흡연 등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상적인 경우 위식도 경계 부위가 닫혀 있어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않으나, 조절 기능의 약화로 경계 부위가 완전히 닫혀 있지 않아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함으로써 이에 따른 불편감이 나타난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는 경우 만성적인 역류가 발생해 위산에 의해 식도염이 발생한다.
검 “건강 상태
그 정도 아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함으로써 가슴 쓰림, 가슴의 답답함, 속쓰림, 신트림, 목에 이물질이 걸린듯한 느낌, 목 쓰림, 목소리 변화, 가슴 통증 등과 같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내시경 검사로 진단이 이루어진다.
대개 만성적인 경과를 밟으며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수십년 이상 식도염이 지속되는 경우 식도암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제2형 당뇨병]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인슐린이 체내서 분비되지 않거나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생긴다. 국내 당뇨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로 소아에게 발생하는 제1형과 달리 성인에게 발병한다. 진행성 질병이라 초기에는 경구용 약으로 조절하지만, 평생 경구혈당강하제로 혈당조절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면 인슐린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제2형 당뇨병(NIDDM)의 발병은 상당히 느리고 완만하며 중년 이후에 많이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해도 장기간 자각증상이 없어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조기에 진단을 받아도 자각증상이 없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합병증이 발생해 중증화되는 경우가 있다.
치료의 첫걸음은 환자 자신이 당뇨병의 병태를 충분히 이해해 적절한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을 실시해서 생활습관을 개선해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요양지도가 치료의 기본이다.
[탈모]
인간의 몸에는 약 500만개의 털이 자라고 있다. 털은 모두 일정한 성장기간이 지나면 성장이 정지되고 퇴행기를 지나 휴지기에 들어가서 탈모해 다시 털이 나는 일을 되풀이한다. 이것을 털의 성장주기라고 한다.
머리털은 성장기가 길고(2∼6년 이상) 휴지기가 짧다(2∼3개월 이하). 그리고 1개씩 독립된 성장주기를 가지며, 성인은 머리털의 2∼5% 이하가 휴지기에 있다고 한다.
성인 앓는 만성형 질환들
백혈구 수치는 높게 나와
휴지기에 들어간 털은 색소가 엷고 윤기가 없으며 모근이 가늘어 세발이나 빗질로 쉽게 빠진다. 또 발열성 질병, 임신, 정신적 스트레스 등에 의해 성장기의 털이 갑자기 휴지기에 들어가 많이 빠지는 일이 있는데, 원인이 제거되면 회복된다.
탈모의 원인은 남성호르몬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남성호르몬은 수염을 자라게 하지만 두피에서는 반대로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탈모를 방지하는 약제가 개발됐다. 먹는 약으로는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가 있고 두피에 직접 바르는 약으로는 미녹시딜(Minoxidil)이 개발돼있다.
[황반변성]
황반이 노화, 유전적인 요인, 독성, 염증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되는 증상을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조직을 황반이라고 하는데, 시세포의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있고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도 황반의 중심이므로 시력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 시력장애를 일으킨다.
황변변성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으로는 연령 증가(연령 관련 황반변성)를 들 수 있으며 가족력, 인종,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황반부는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곳이므로 이곳에 변성이 생기면 시력감소, 중심암점, 변시증(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비삼출성일 경우 크게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면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이란 자는 중에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한동안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가 한계점이 지나면 ‘푸’하고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관찰된다.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5번 이상이면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저산소혈증으로 다양한 심폐혈관계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만으로 인해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진 경우에도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들고 상기도가 좁아져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체중 감량과 규칙적인 운동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증이 약 50% 감소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 바로 양압기(CPAP)의 착용이다. 자는 동안 실내 공기를 마스크를 통해 호흡하게 되는데 압력을 가해 기도로 불어넣게 되어 무호흡 발생을 예방한다. 치료율은 10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