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현대와 전통 사이’ 이헌정

2019.02.11 10:13:02 호수 1205호

직감과 감성 사이를 서핑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헌정 작가는 홍대서 도예를,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크 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는 조각을 전공했다. 가천대에서는 건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도예, 조각, 건축과 설치에 이르는 이헌정의 폭넓은 이력은 과감하면서도 세련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이헌정의 개인전 서핑(Surfing)’ 속으로 들어가 보자.
 

▲ Day bed, Glazed Ceramic, 73×149×77㎝, 2019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이 운영하는 일우스페이스서 이헌정 작가의 개인전 서핑을 소개한다. 이헌정은 현대와 전통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다양한 감상과 영역을 포괄해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수백년 전 조선의 도공들이 도자기를 굽듯 전통적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전통+현대

이 과정서 이헌정은 예술관의 직관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작품의 부드러운 형상을 손으로 빚어낸다. 전통적 기술과 예술가의 손맛이 합쳐져 탄생한 작품은 현대적 감수성을 포용하며 발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은 흙과 모래, 석회질 등 자연을 담는 동시에 가마 속에서 전통의 방식과 우연의 조화, 그리고 세련된 가공을 통해 완성된다.

이를 통해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나간다. 작품의 최종 형태는 이성과 감성 그리고 직관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여정이다. 그는 관람객이 그 안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고민하면서 벽을 쌓는 과정보다 가구로 던져놓은 뒤 그 벽을 무너뜨리고 쉽게 다가와 즐기며 마주하는 순수한 감성적 경험을 추구하길 바란다.

이번 전시서 이헌정은 자연과 가공, 직감과 감성의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디자인·건축·공예·예술의 영역을 보다 광범위하게 넘나든다. 전시 제목인 서핑서 알 수 있듯 자유롭게 파도를 타며 즐기는 모습이 연상된다. 2011년 일우스페이스가 기획한 그의 개인전 ‘The Model of Architecture’서 건축으로서의 모델이 아닌 모델로서의 건축을 선보였던 때와는 또 다르다.


는 이번 전시를 통해 2018년 신작, 세라믹으로 구성된 방과 아트 퍼니처 등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적 감각과 소재 안에 내재된 전통적 정취, 변화의 바람, 나아가 이헌정의 작품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조각·건축·설치…작품에 폭넓게 녹아 있어
“시소게임서의 균형…거대 범선의 자태”

그는 세라믹이라는 전통적 소재와 콘크리트와 같은 현대재료를 혼합적으로 사용해 조각인 동시에 실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아트 퍼니처 영역을 개척했다. 그의 작품은 세계적 디자인 페어를 통해 가구 디자인으로도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헌정은 작업노트를 통해 도자기를 만드는 것과 설치작업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도예라는 단순 노동을 필요로 하는 공예적 행위를 통해 체험적 명상성을 학습한다그리고 상대적으로 표현성이 확대된 설치미술의 형식을 통해 좀 더 구체화된 상징적 상황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 LEE Hun Chung, Object on the table (each 77-72Hcm), Glazed Ceramic ,276W x 100D x 92H cm,2015, ⓒ박명래

그러면서 나는 아직도 지성과 가슴, 바깥 세상과 내 안의 연못 그리고 멀리 보이던 담 너머의 공장들과 파란 하늘 사이서 조용하게 시소게임을 즐기고 있다시소게임조차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 없이는 그 자그마한 세상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 또 적당한 긴장과 리듬감 없이는 힘든 일”이라고 덧붙였다.

장동광 미술비평가는 이헌정은 기념비적 조각성을 지닌 대형 도조작품들과 항아리, 인물상, 도판작업 등을 한자리에 선보였다. 성형, 유약, 소성의 측면서도 통상적인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열정적인 작업 태도를 유감없이 보여준 작품을 발표했다이 때문에 그의 여행은 그간의 즉흥적이고 개념적인 작업과는 다르게 대양을 거침없이 항해해 온 견고하면서도 거대한 범선의 자태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파도를 타듯

일우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 가공, 직감과 감성의 균형을 유지하고 예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서핑하는 이헌정의 작품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전시는 312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이헌정은?]


학력

가천대학교 건축학과 박사과정 수료(2008)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대학원 졸업(1996)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199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1991)

주요 경력

지하철 9호선 사평역 도자벽화 제작(2009)
청계천 정조대왕반차도 도자벽화 제작(2005)
아트포럼 2000 심사위원장, 페름, 러시아(2000)

수상

서울특별시장 표창장(2005)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스칼라십(1995~1996)
서울현대도예공모전 특선 수상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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