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패스미스] 유로 2012 흔드는 두 명의 '슈퍼마리오'

2012.06.15 09:03:22 호수 0호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2명의 '슈퍼마리오'가 유로 2012를 뒤흔들고 있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 독일의 골잡이 마리오 고메즈와 크로아티아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마리오 만주키치다.



고메즈는 독일의 2연승 일등공신이다. 독일이 뽑아낸 3골을 혼자 책임졌다.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결승 헤딩골을 작렬했고,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는 멀티골을 폭발했다.

만주키치 역시 해결사 본능을 톡톡히 뽐내면서 크로아티아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아일랜드와의 1차전에서 2골을 기록하면서 크로아티아의 3-1 승리의 주역이 됐고,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중한 동점골을 잡아냈다.

고메즈와 만주키치는 '거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고메즈가 189cm, 만주키치가 186cm다. 거구를 활용한 몸싸움과 헤딩력이 발군이다. 고메즈는 포르투갈전에서 볼이 굴절된 상황에서도 놀라운 보디 밸런스를 바탕으로 환상적인 헤딩골을 터뜨렸고, 만주키치는 헤딩슛 두 방으로 아일랜드를 침몰시켰다.

고메즈와 만주키치가 그의 이름 앞에 '슈퍼'를 붙일 수 있는 이유는 거구만 활용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공중볼에 능한 만큼 발 밑도 부드럽다. 상대 수비진의 빈 공간을 쉴 새 없이 파고들면서 찬스를 엿보고 절묘한 볼 터치와 간결한 마무리 능력으로 골 사냥에 성공하고 있다. 고메즈가 네덜란드전에서 보여준 첫 골 상황에서의 절묘한 퍼스트 터치와 만주키치가 펼치고 있는 2선 움직임 등은 '슈퍼마리오'로서 그들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흔히 말하는 '빅 스트라이커'들은 발이 느리고 기술적으로 미진한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이들과 함께 작고 빠른 '스몰 스트라이커'를 조합해 '빅 앤드 스몰 조합'을 꾸리 것이 정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달라졌다. 공격 공간 점유와 함께 패싱게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공격수들의 '하드워킹'이 필수요소가 되었고, 거구의 공격수들도 활동량과 스피드, 그리고 개인기에서 모두 업그레이드를 꾀해 왔다. 그 결정판을 유로 2012에서 두 '슈퍼 마리오'가 보여주고 있다. 고메즈가 독일의 원톱으로 뛸 수 있고, 만주키치가 니키카 옐라비치와 함께 '빅 앤 빅 투톱'으로 크로아티아 최전방에 설 수 있는 까닭이다.

아쉬운 것은 이탈리아의 '슈퍼마리오' 마리오 발로텔리는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발로텔리는 안토니오 카사노와 함께 정석적인 '빅 앤드 스몰 투톱'을 구축하고 있지만 전반적이 활약이 미미하다. 또 다른 거구인 발로텔리까지 가세할 경우 '슈퍼마리오 경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OBS 축구해설위원

 

(사진=바이에른 뮌헨, 볼프스부르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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