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패스미스] 유로 2012 키워드 '스페인 따라잡기'

2012.06.13 14:49:16 호수 0호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우리도 스페인처럼!'



유로 2012 조별예선 1라운드가 종료됐다.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느껴지는 가운데, '스페인식 축구'를 표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스페인은 유로 2008에서 특유의 '티키타카'로 우승을 차지했다. 탁구공이 왔다갔다 하는 소리를 연상케 하듯 짧고 세밀한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높은 점유율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고 간결한 마무리로 골 사냥에 나서면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유로 2012의 뚜껑을 열어 보니, 전술적인 큰 틀이 '스페인 따라잡기'에 맞춰져 있다. 힘과 스피드를 주무기로 삼기보다는 적절한 템포 조절과 간결한 패스 전개로 공격의 중심을 잡는 팀들이 많아졌다.

'스페인 따라잡기'의 선두주자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긴 패스를 손에 꼽을 정도로 짧게 썰어들어가는 공격 전개로 눈길을 끌었다. 잉글랜드와 1차전에서 프랑스는 스페인보다 더 스페인다운 경기 스타일을 보였다. 사미르 나스리와 프랑크 리베리를 중심축으로 프랑스식 티키타카의 모습을 펼쳤다. 원톱 카림 벤제마까지 아래로 처져 새로운 스타일에 적응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유로 2008이 끝나고 독일의 요하킴 뢰브 감독은 공식적으로 '스페인 따라잡기'를 표방했다. 스페인에게 패했던 경기를 복기하면서 그들과의 차이를 찾아나섰고, 결국 볼 터치와 볼 소유 시간 등의 기본적인 부분에서 패배 이유를 발견했다. 비록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다시 스페인에 무릎을 꿇었지만, 독일은 스페인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새로운 독일로 거듭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이 공격수를 두지 않는 제로톱으로 또 다른 변신을 꾀했다는 점이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전문 공격수를 선발 라인업에 두지 않았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세스크 파브레가스-다비드 실바가 가장 앞쪽에 섰다. 짜임새는 좋았지만 역시 마무리와 파괴력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비드 비야가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페르난도 토레스와 페르난도 요렌테의 활용여부가 그들의 숙제로 남게 됐다.

축구는 유행을 타게 마련이다. 그 유행에 가장 민감한 무대가 바로 유로 대회다. 대세를 이루고 있는 스페인 축구 따라잡기 열풍 속에서 스페인 역시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유로 2012의 초반 키워드는 바로 '스페인 따라잡기'다.

OBS 축구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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