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패스미스] 템포의 프랑스와 스피드의 잉글랜드

2012.06.12 11:45:16 호수 0호

 

[일요시사=심재희 칼럼니스트] 프랑스와 잉글랜드 모두 강호다운 모습을 보이면서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자신들의 팀 상황에 맞는 전술과 전략으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축구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선사했다.



프랑스는 '템포', 잉글랜드는 '스피드'를 승리 열쇠로 내세웠다. 프랑스는 사미르 나스리와 프랑크 리베리가 '더블 플레이메이커'로 포진하면서 잉글랜드를 압박했고, 잉글랜드는 애쉴리 영을 프리롤로 두고, 대니 웰벡, 옥슬레이드 채임벌린의 순간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을 주요 루트로 삼았다.

선취골은 세트 피스에서 강한 잉글랜드의 몫이었다. 잉글랜드는 전반 중반 우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스티븐 제라드의 킥력과 졸레온 레스콧의 높이가 어우러지면서 프랑스의 골 네트를 갈랐다. '전략적 열세'로 수비에 중심축을 두면서 역습과 세트 피스로 승부를 걸었던 잉글랜드 로이 호지슨 감독의 노림수가 그대로 적중했다.

리드를 빼앗기면서 위기를 맞이한 프랑스는 나스리와 리베리를 중심축으로 더욱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빽빽한 잉글랜드의 수비 봉인을 풀어낸 주인공은 나스리였다. 중거리포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중거리포로 동점골을 잡아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좀 모자란 느낌이었지만, 앞으로 차려질 진수성찬을 기대케 하기에는 충분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바로 프랑스의 변신이다.

프랑스는 잉글랜드를 맞아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다. 긴 패스를 좀처럼 볼 수 없을 만큼 세밀한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나스리와 리베리가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찬스를 엿봤고, 벤제마의 굵직한 한방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스페인이 펼치는 '티키타카'의 모습을 본 따 프랑스의 그것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잉글랜드 역시 부활의 여지를 남겼다. 프랭크 램파드, 가레스 배리, 게리 케이힐, 그리고 웨인 루니가 없는 상황에서도 조직력으로 프랑스와 효율적으로 맞섰다. 자만심이 아닌 도전정신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이 잘 비쳐졌다. 조별예선 통과와 루니의 복귀가 맞물린다면, 축구종가로서의 강인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우승후보는 우승후보다. 프랑스와 잉글랜드 모두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증명해보였다.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다음 경기가 더욱 기대되는 까닭이다.

OBS 축구해설위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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