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경제위기 돌파할 재벌총수 건강 긴급점검

2008.12.30 09:28:54 호수 0호

>‘체력은 국력’… 나라의 운명, 그들에게 달렸다


총수의 건강은 기업 자산이다. 기업의 자산은 곧 나라 경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대한민국 경제가 총수들의 건강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병철, 정주영 등 1세대 경영인이 대부분 세상을 떠난 ‘경제정글’은 지금 IMF와 같은 위기를 맞고 있다. 선친의 바통을 이어받은 2세대 총수로선 한 해 경영전략을 새롭게 보완하는 등 냉혹한 경제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한시가 급한 시기다. 총수들이 바짝 건강에 신경을 써야하는 이유다. 기축년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 경제를 짊어지고 갈 재계 총수들의 현재 건강상태를 체크해 봤다. 아울러 각 총수들의 식단, 운동 등 특별한 건강관리 비법도 공개한다.

그룹 회장 ‘불황 전면전’앞두고 건강 챙기기
짬짬이 운동 기본…‘밥이 보약’식단 관리 신경


‘건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재계 총수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다. 신 회장은 올해 87세로 재계 현직 총수 중 최고령이다. 아흔을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한·일 양국을 쉴 새 없이 오가며 경영일선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신 회장은 1970년대 중반부터 ‘현해탄 경영’, ‘셔틀 경영’을 시작, 지금까지 홀수달엔 ‘신격호’로, 짝수달엔 ‘시게미쓰 다케오’로 지휘봉을 잡는다. 그만큼 건강에 자신 있다는 반증이다.



지친 심신 다스리기
대부분 건강상태 양호

신 회장은 국내에 머무를 경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스위트룸에서 지낸다. 여기서 각종 회의와 접견, 각 계열사 현안·실적을 보고 받는 등 그룹의 모든 사안을 결정하고 지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일부 사장단들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신 회장의 송곳 질문에 혼쭐이 나기도 한다. 사장단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지만 날카로운 신 회장 지적에 쩔쩔맨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의 건강 상태가 여전하다고 그룹 관계자들이 입을 모으는 대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국내외 사업 부문을 진두지휘하는 등 연초부터 업무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며 “수행원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걸음걸이가 빠르고 보고 내용도 정확하게 짚어낼 정도로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기억력 또한 비상하다”고 전했다.
신 회장의 건강은 예고 없는 ‘잠행 경영’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사전 통보는 물론 별도 수행원도 없이 사업장을 꼼꼼히 점검하는 ‘암행순시’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몇 차례에 걸쳐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 지점을 비밀리에 방문해 신 회장의 왕성한 현장 챙기기에 임직원들이 혀를 내둘렀다.

신 회장은 따로 운동을 하지 않는다. 다만 ‘오전 6시 기상, 오전 10시 업무 시작, 오후 6시 퇴근, 오후 11시 취침’의 일과를 정확히 지키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으로 건강을 다스린다. 가끔씩 산책과 정원 가꾸기로 건강을 돌보기도 한다.
이런 패턴은 식생활로 이어진다. 그는 하루 세끼를 거르는 일이 없다. 반드시 제시간에 꼬박꼬박 챙겨먹는다. ‘밥이 보약’이라는 생각에서다. 대신 철저히 소식을 지킨다. 아침은 전복죽 등 죽류로 점심과 저녁은 우동, 생선구이, 돌솥비빔밥 등을 자주 즐긴다.
그러나 신 회장은 지난해 일부 그룹 계열사의 등기 이사직에서 사임하고 지분 정리를 단행했다.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후계 작업으로 관측되지만, 치매설 등 ‘건강악화설’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총수들의 건강관리법]
신격호, ‘칼 일과’규칙적 생활 습관
정몽구, 달리기로 땀 낸 뒤 반신욕
최태원, 테니스 등 스포츠 마니아
구본무, ‘골프광’족욕으로 피로 해소
허창수, ‘도보 예찬’걷고 또 걷기
김승연, 매일 1시간 이상 달리기
조양호, 틈나는 대로 등산 즐겨
박삼구, 운동이란 운동 죄다 섭렵


건강하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타고난 건강체질인 정 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럭비, 레슬링 등으로 몸을 다진 ‘강골’이다. 지금도 젊은 시절의 유연성과 근력을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의 건강은 왕회장(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꼭 빼닮은 ‘집안 내력’으로도 비춰진다.
올해 71세로 칠순을 넘긴 그의 활발한 현장경영은 현재 건강 상태를 대변한다. 수시로 국내 사업장들을 둘러보고 미국과 유럽 등 해외출장도 자주 나갈 정도로 ‘강철 체력’을 자랑한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밤을 새우며 사업장을 점검하는 ‘밤샘 경영’도 서슴지 않는다. 정 회장의 국내외 현장경영은 기축년에도 숨 가쁘게 진행될 전망이다.
정 회장은 골프나 스키 등 특별한 운동을 즐겨하질 않는다. 출근 전 러닝머신 위를 힘차게 달리며 땀을 흠뻑 낸 뒤 반신욕으로 몸을 푸는 게 전부다. 음식도 가리지 않는다. 세끼를 잘 챙겨 먹는 정 회장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는 잡식성(?)이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항상 양재동 사옥에서 직원들과 함께 똑같은 밥을 먹는다. 정 회장은 서민적인 식성답게 김치찌개를 즐겨 먹는다. 해외 출장 중에도 오로지 김치찌개를 먹기 위해 현지 한식당에 들린다고 한다. 심지어 출장길에 라면도 자주 먹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해외출장 때 라면을 꼭 챙겨갈 정도로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며 “특별히 정해두고 하는 운동이 없지만 짬짬이 스트레칭과 걷기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마찬가지. 올해 49세로 재계 총수 중 가장 젊은 최 회장의 현장경영도 정 회장에 뒤지지 않는다. 한 달 중 일주일 이상 출장을 다닌다. 이 역시 건강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출장지에서 발로 뛰는 모습을 보면 ‘철인’을 연상케 한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 회장의 건강한 모습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서도 여과 없이 보여지고 있다. ‘행복전도사’인 그는 ‘내 주위 사람들이 행복하면 내가 행복해진다’는 생각으로 봉사현장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그룹 총수 중 직접 자원봉사에 나서는 사례는 최 회장이 거의 유일하다. 집을 짓기 위해 목재를 나르고, 달동네에 연탄을 나르는 등 험하고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회장님들은 ‘철인’”
현장경영으로 체력 대변

 
그는 현지 사업장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할 때가 많다. 고생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가리는 음식이 거의 없으며 워낙 바빠서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먹기보다 하루 세끼를 빠뜨리지 않고 챙겨 먹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 회장 역시 양식, 한식, 일식을 가리지 않는다.
최 회장은 주로 활동적인 스포츠로 건강을 관리한다. 테니스, 골프, 축구 등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스포츠 마니아다. 그중에서도 평소 기수련 일종인 ‘심기신수련’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스린다. 명상, 호흡, 체조를 합친 심기신수련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임직원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란 고 최종현 회장의 인재 경영철학에 따라 개발한 건강 수련법이다. SK그룹 사옥엔 심신수련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100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지난해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요즘 부쩍 임직원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만나는 임원마다 ‘건강에 유의하라’는 당부를 빼놓지 않는다. 지난해 주요 사업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긴장을 늦추지 말아달라는 의미다. 지난해 7월 “건강을 잘 챙기라”며 각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영양제와 건강 관련 서적 등을 나눠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64세인 구 회장은 평소 낙천적으로 세상사를 바라보고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운동은 골프를 즐긴다. 매주 주말이면 지인들과 골프장을 찾아 라운딩을 맘껏 펼친다고 한다. 구 회장의 핸디캡은 6∼7대로 수준급이다.
또 다른 건강관리법은 족욕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경영구상을 하는데 제격이란 판단이다. 구 회장은 끼니마다 찌개와 생선류 등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 대신 소식을 원칙으로 한다.

좀처럼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려온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난해 이례적으로 공식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겠다는 의도였다. 이때마다 허 회장은 자신만의 몸 관리법을 소개하며 건강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건강관리에 대해 “많이 걷는다. 아침에 헬스클럽에 못 갈 때는 아파트(동부 이촌동) 주변을 걷는다. 점심 후에도 빌딩 주변을 15분가량 걷는다. 사무실에서도 서 있는 시간이 많고, TV도 주로 서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올해 61세인 허 회장은 걷기 예찬론자다. 운동량이 부족한 주변사람들에게 만보기를 나눠주며 걷기를 권한다. 하루 최소 1만보를 채우는 허 회장은 걷는 것을 워낙 좋아해 한 달에 3∼4번꼴로 산을 찾는다.

짧은 거리는 꼭 도보로 이동한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이구동성. 점심약속이 있더라도 2㎞ 이내의 거리면 걸어 다니고 틈만 나면 지하철을 타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까지 출퇴근한다. 허 회장은 또 매일 자택 인근에 위치한 헬스클럽을 찾아 땀을 흘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07년 보복폭행 사건으로 한때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었다. 수감 당시 불면·우울증으로 고생한 것. 급기야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두하는 초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화그룹 비서실은 김 회장의 기력을 회복시킬 ‘영양식’나르기에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2007년 9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자유의 몸이 된 그는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곧바로 일본으로 떠났다. 김 회장은 악화된 건강을 추스르기 위해 일본 나가사키 현 해변의 한 골프장 내 숙소에 머물며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독서와 산책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도 잠시. 김 회장의 최근 행보는 180도 달라졌다. 예전의 기력을 회복한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특별사면 이후 대우조선해양 인수,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 복귀 등 활발한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식을 원칙으로’
하루 세끼 꼭 챙겨

 
올해 57세인 김 회장도 틈만 나면 운동을 하는 스타일이다. 하루라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매일 1시간 이상씩 달리기를 통해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자택에 러닝머신까지 설치했다. 골프도 꽤 즐기는 편이다. 김 회장의 식성은 생선보다 육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0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건강관리 비결은 등산이다. 틈나는 대로 전국 각지의 산을 찾아 나선다. 그의 규칙적인 생활습관도 건강유지에 한몫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시간 날 때마다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땀을 흠뻑 흘린다. 수영과 골프도 즐긴다. 특유의 집념과 끈기로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 야구, 탁구, 농구 등 운동이란 운동은 죄다 섭렵하며 체력을 키워왔다. 조 회장과 박 회장 모두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제때 먹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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