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파문 김구라 방송 은퇴 논란

2012.04.23 09:38:31 호수 0호

"용서 안 된다" VS "과거 일일뿐"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방송인 김구라가 2002년 한 인터넷 방송에서 종군위안부에 대해 무리한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돼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김구라는 소속사를 통해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거듭 사죄했으며 자신이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를 두고 동료 연예인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고, 인터넷 누리꾼들은 '김구라 옹호파'와 '김구라 반대파'로 갈리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김구라의 발목을 잡은 발언은 지난 2002년 <딴지일보>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구라 황봉알의 시사대담>에서 나왔다. 당시 집창촌 여성들이 경찰 단속에 반발, 전세버스를 타고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가 침묵시위를 벌인 것을 두고 김구라는 "창녀들이 전세버스 두 대에 나눠 타는 것은 예전에 정신대라든지 참, 오랜만에 보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담긴 음성파일이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김구라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김구라는 지난 16일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제 말들 때문에 상처를 받고 분노를 느꼈을 분들에게는 평생을 반성하고 사죄할 것"이라고 사과하며 방송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지방서 자숙 중

소식을 들은 동료 연예인들은 SNS를 통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개그우먼 김미화는 지난 17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구라야 은퇴하지 마라! 누나랑 손잡고 할머니들께 가자. 가서 큰절 올리고 안아드리자. 누나가 할머니들 홍보대사이고 딸이다. 할머니는 어머니고, 어머니는 아들의 과거 허물을 다 용서하신다. 그게 어머니 마음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구라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함께 출연 했던 윤종신도 트위터에 "많은 분들의 꾸짖음에 인정하고 사과하고 고개 숙인 김구라를 바라보는 마음이 내내 안좋았습니다. 5년 동안 함께 일한 동료로서 다들 공개적인 언급을 피할 수밖에 없는 이별이 못내 아쉬워 이 새벽에 트윗합니다. 본인 다짐대로 자숙의 시간 잘 보내고 그동안 수고했고 고마웠다 <라디오스타>"라는 조언을 건넸다.

연예인과 정치인을 바라보는 다른 도덕적 잣대를 꼬집은 연예인도 있었다. 배우 정찬은 "도대체 연예인들에게 공소시효도 없고 사생활도 무시하는 대중의 잣대는…. 그 잣대는 당신들이 지지하고 투표한 정치인들에게 들이대시라. 김구라씨가 막말 방송한 걸 몰랐다. 현재진행형인 성추행, 논문표절보다 극악한 과거인가"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방송인 김제동은 김구라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는데 지난 13일 방송된 SBS <고현정쇼>에서 "뭐 저런 사람이 있나 싶었다. 좋아하는 상대라 해도 서로 간 동의 하에 독설이 오가야 좋은 것이다. 방송에서는 받아칠 기회가 없었는데 왜 남의 인생에 대해 간섭하는지, 자기나 잘하라 그래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갈라졌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김구라의 방송하차 소식을 반겼지만 일부는 응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002년 인터넷 방송서 종군위안부 발언 돌출
모든 프로그램 하차…옹호파 vs 반대파 설전

아이디 도**는 뉴스 댓글을 통해 "개인적으로 김구라씨 좋아했고 특유의 가식 없는 멘트를 보면서 후련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건 아니다. 용서 받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켜주지 못하면 누가 지켜주나? 10년 전 발언이라서 용서해야 하나? 제발 하루 앞을 내다보지 말고 1년, 10년 후를 내다보자. 우리나라 외교는 우리나라 국민이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hongji***는 트위터에서 "아쉽고 안타깝다. 하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을 그런 식으로 폄훼한 사실은 10년이 지나든, 100년이 지나든 너무 큰 잘못이다. 의식 있는 성인 돼서 한다는 말이 저런 말이라는 건 용납이 안 되는거다.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은 김구라가 한 말의 심각성을 망각한 채, 방송에서 김구라 못 본다는 이유로 아쉬워하는 일부 누리꾼들의 의식이다"고 비판했다.

아이디 fukon***도 트위터에서 "입 하나로 먹고 사는 사람이 입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서 저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답이 없다. 앞으로도 또 그럴 일이 없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김구라, 이번에는 좀 많이 쉬어야 할 거다"고 말했다.

김구라의 방송 하차가 과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김**는 뉴스 댓글에서 "과거 들춰서 떳떳한 사람 있나? 한 가지 실수, 잘못 없는 사람 있나? 마녀사냥으로 또 한 사람 보내네. 정치인 때문에 웃어본 적은 단 한번 없어도 김구라 때문에 웃어본 적은 끝도 없이 많고, 내가 하고 싶어도 힘없어서 말 못하는 것도 입이 되어 말해주는 풍자인 아니던가?!"라며 김구라의 방송 하차를 아쉬워했다.


10년 지나 불거져

아이디 junggi***는 트위터를 통해 "10년 전 일이고 세월이 지나오는 동안 충분히 잘못을 인지하고 가치관도 바뀌어서 지금은 자기가 얼마나 무개념 발언을 했었는지 알 텐데 대국민사과하고 위안부할머니들께 봉사하는 걸로 끝내도 될 걸 극단적으로 자숙해야할 필요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한 김구라는 경기도 김포 자택이 아닌 지방 모처에서 가족들과 함께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들 동현이가 마음의 상처를 입을 것을 우려해 되도록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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