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분쟁조정의 달인' 임성학의 실타래를 풀어라(19)

2012.04.02 16:53:08 호수 0호

조사결과 신용평가 20~30% 수준으로

컨설팅전문가인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자타가 공인한 ‘분쟁조정의 달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침서 <실타래를 풀어라>를 펴냈다. 책은 성공이 아닌 문제를 극복해 내는 과정의 13가지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복잡하게 뒤엉키는 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는 임 소장. 그의 숨은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4개 법인 중 살아있는 하나 마저도 휴업 중
부동산 3자가 낙찰 받아 소유권 넘어간 상태

나는 여직원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한손을 들어 통화하고 있는 수화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통화한 후 곧바로 연결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오 과장과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오  과장은 마치 자신의 무용담을 설명이라도 하듯 경쾌하게 말을 이어갔다.

보험금 납부 못해

“예, 초본에 나타난 대표이사 나상기의 주소지에 대한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24평형 주공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근저당권저당과 가압류가 많이 된 상태로 작년에 경매가 진행되어 제3자가 낙찰을 받아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입니다. 그리고 다른 이사들 중 감사로 되어 있는 자는 그런대로 원만하게 살고 있는 것 같지만, 나머지 이사들은 모두 저당 잡히고 대출을 받아 사실상 제대로 된 재산을 가진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여 집니다.”

“그래, 박 대리나 이 주임에게 모두 통보해 주었나?”
“제 일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알려주었으니까 지금쯤 뭔가 조사내용이 나왔으리라고 봅니다. 제가 두 사람에게 연락해 보겠습니다.”
“아니야. 오 과장 정말 수고했네. 지금 박 대리와 이 주임이 전화대기 중에 있으니 내가 통화해 볼게. 그리고 오 과장! 혹시 필요할지 모르니 사무실로 복귀하기 전에 모든 관련자들의 호적 등초본을 발급받아, 가족들에 대한 재산조사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네. 그러니 구청인근에서 잠시 대기하는 것도 좋겠어.”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일단 대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오 과장과의 전화를 끝내고 이번에는 수화기를 들어 박 대리를 찾았다. 
“아, 예, 이사님! 통화 중이라 연결을 기다렸습니다.”

“그래. 박 대리는 어떻게 잘 되었어?”
“급한 대로 하는 데까지 해보았습니다.”
“수고했네.”
“이사님! 4개 법인 중 2개 법인은 폐업되었기에 굳이 조사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 조사를 하지 않았고, 2개 법인 중 1개 법인 역시 타인에게 넘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오 과장으로부터 보고받아 알고 있어. 잘했어!”
“현재 살아있는 K컨설팅(주)법인은 약 3년 동안 실적신고가 전혀 없는 상태라서 휴먼기간인 5년이 경과 되면 자동폐업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표이사 나상기는 금융기관 대출금을 갚지 못한 금액이 약 2억원 정도로 이미 2년 전에 금융 신용불량자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자입니다. 또한 과거에 부동산 사기로 인해 기소중지되었다가 상대방의 고소취하로 자수하여 약식기소 벌금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직원이라는 것이 모두 자기친구나 가족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현재는 4대보험이 개인으로 적용되어있으나 일부는 보험금을 납부치 못해 독촉을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동산 사기건도 해결

“수고했네. 그만하면 알만하니 회사로 복귀하게.”
더 이상 깊은 조사를 하지 않아도 신용은 개털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러나 K경매컨설팅회사가 살아있다고 하니 현 상태가 어떤지 궁금했다. 다시 수화기를 들어 이 주임을 찾았다.
“이사님? 저 이 주임입니다.”
이 주임이 급하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 수고가 많지?” 나는 다시 한 번 고생한다고 격려를 해주었다.
“아닙니다. 이사님.”
“우리 이 주임은 늘 패기가 넘치고 씩씩해서 무엇을 맡겨도 든든해.”
“감사합니다.”

이 주임은 사기가 넘치는지 더욱 목소리에 힘을 실어 말했다.
“이 주임! 내가 오 과장과 박 대리한테서 보고를 받아 파악할 만큼 했으니 다른 부분은 생략하고, K경매컨설팅 법인에 대해 현장 방문한 것만 보고해주게.”
“옙, 알겠습니다. K경매컨설팅 주식회사는 법인에 등록된 소재지는 송파구 삼전동 000번지로 되어있기에 직접 방문해 보았는데, 그곳은 부동산 중개업소이고 일반 거주지가 아니었습니다. 그곳 중개업자들의 말로는 K경매컨설팅과 나상기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자신들이 계약을 하면서 임대인한테 들은 바로는, 나 상기 사장이 보증금 3000만원에 300만원 월세를 내고 그럴듯하게 사무실을 포장 해놓고 있었다고 합니다. 표면상으로는 일을 하는 체 하다가 딱 한 달 월세를 내고 다음달부터는 아예 월세를 내지 않고 오늘내일 미뤄오다가 6개월인가 7개월 만에 부동산 사기 건에 연루되어 문을 닫고 모두 도망 가버렸다고 합니다.”
“그래, 혹시나 한 것이 역시나 였군.”
“예?”

“아닐세. 혼잣말이야. 그래 수고했어. 들어와 만나서 얘기 하세…….”
나는 전화를 끊고 잠시 조사 보고받은 것을 머릿속으로 정리해 보았다. 여러 가지 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고 사기성이 농후한 자들이라고 판단이 들고 있었다.
내가 나름대로 조사 평가에 대한 결론을 굳히고 있는 사이 어느 듯 10시40분을 지나고 있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서 휴대폰에 저장된 중국의 마 사장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그 역시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벨이 두 번도 채 울리기도 전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사님?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인근에서 나상기 사장과 그의 측근들이 계약이 지연되는 영문을 몰라 초조하게 대기하고 있습니다. 저도 겨우 연장한 시간이 다되어가기에 혹시 조사가 잘못되면 어쩌나하고 애를 태우고 있었지요. 그래, 어떻게 되었습니까?”
“간신히 조사를 마쳤습니다.”

“아, 그래요. 역시 이사님은 정확합니다. 그래서 믿고 맡긴 것이 아니겠습니까?”
“보고서를 만드는 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고요. 우선 평가결과를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요, 그러믄요. 굳이 보고서를 보지 않아도 이사님의 말씀이 결과 아닙니까? 그냥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고맙고요.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린다면 신용평가를 100% 기준 삼는다면 약 20% 혹은, 30% 정도라고 판단됩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마 사장 역시 불안한 느낌을 가졌던 듯 놀라는 음성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임성학은?

- 대한신용조사 상무이사 역임

- 화진그룹 총괄 관리이사 역임

-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

- PIA 사설탐정학회·협회 부회장 겸 운영위원

- PIA 동국대·광운대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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