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고발>‘인간 도살장’ 강원랜드 충격 실태

2012.03.28 09:56:19 호수 0호

‘희망’ 품고 왔다 ‘절망’에 발목 잡혀 ‘폐인’ 되다

[헤이맨라이프=서  준 대표] 애초 ‘폐광지역 개발과 관광산업 육성’이라는 명분하에 만들어진 강원랜드의 부작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자살은 물론이거니와 성매매를 하는 등 도박을 둘러싼 후유증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이른바 ‘카지노 앵벌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1500명에서 2000명 가량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노숙까지 하면서도 강원랜드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현재 강원랜드 카지노 때문에 자살한 사람은 총 300여 명에 이른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인근 모텔에서 근무하던 종업원들은 ‘아침에 객실에 들어가기 무섭다’며 결국 강원도를 떠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합법적인 카지노 시설이기 때문에 딱히 영업을 제한할 수 없다. 그만큼 앞으로도 ‘예비 앵벌이’들이 많이 양상 될 것이며, 그들 또한 머잖아 처절한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자명해 보인다. 일부 앵벌이들 사이에서 ‘인간 도살장’으로 불리는 강원랜드, 그 안팎을 샅샅이 취재했다.



도박으로 재산 다 말아먹고 ‘앵벌이’로 전락
수많은 사람들 스스로 목숨 끊어 ‘인간 도살장’

한마디로 강원랜드는 ‘돈의 블랙홀’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호기심에’ ‘회 먹으러 강원도에 한번 들렀다가’ 결국에는 자신이 가진 돈 모두와 심지어 사채까지 까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이모(47)씨 역시 그런 경우였다. 사실 그녀는 처음에는 카지노라는 것을 잘 몰랐다. 고작 해봐야 명절 때 이웃들이나 식구들과 둘러앉아 ‘점 백짜리’ 고스톱이나 치는 정도였다.

그녀가 처음으로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2007년. 동네 친구들과 강원도에 ‘회나 먹으러 가자’며 1박2일 여행을 갔던 그녀는 우연찮은 기회에 카지노에 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 강원랜드는 그녀에게 ‘대박’으로 다가왔다. 처음 해본 바카라에서 무려 100만원의 돈을 땄던 것이다.

재미삼아 호기심에
놀러왔다 결국…


그렇게 강원랜드에 대해 ‘행복한 기억’을 품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던 그녀였지만, 그날의 달콤한 ‘손맛’은 쉽사리 잊혀 지지 않았다. 물론 그녀 역시 TV나 신문 매체를 통해서 ‘도박중독’으로 인해 패가망신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었다. 또한 50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왔었기에 도박으로 대박을 꿈꾸는 삶은 상상조차 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처음 맛본 100만원이란 ‘공돈’은 결국 그녀의 발길을 다시 강원랜드로 이끌리게 만들었다.

그때부터 그녀는 무서운 속도로 도박에 빠지기 시작했다. 물론 초반에는 잃고, 따기를 반복했다. 그럴수록 그녀는 사정없이 돈을 끌어오기 시작했으며 마치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도박에 빠져들었다.

마치 본능 속에 감춰져 있던 ‘승부사의 기질’이 부활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채 1년이 되지 않아 그녀는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까지 모두 팔아버릴 정도로 많은 돈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도 강원랜드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없어져 버린 자신의 ‘피 같은 돈’ 2억을 생각하면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본전만 찾아도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 누구도 그녀에게 본전을 찾아줄 의무도 없었고, 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강원랜드 앵벌이’가 되고 말았다. 돈이 있는 날이며 모텔에 갔지만 그렇지 못한 날이면 노숙을 했다. 현재 그녀가 언제 강원랜드를 떠날지는 그녀 자신도 모르는 상태다. 이씨처럼 강원랜드 앵벌이를 하고 있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대략 추산으로 많으면 2000명 정도가 된다는 것이 일부 강원랜드 관련자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앵벌이들에게는 여관생활은 ‘프리미엄 VIP’ 생활이다. 물론 그들은 여관에서 전전하며 끼니도 겨우 겨우 때울 뿐이지만 그나마 그 정도 생활도 다행이라는 이야기다. 그렇지 못한 경우는 노숙까지도 불사할 수밖에 없다. 식사는 말 그대로 앵벌이처럼 해결한다. 이곳 강원랜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접근, “차비가 없으니 차비 1~2만원만 빌려 달라”고 말한 뒤 다행히 돈을 얻으면 그것으로 밥을 먹고, 다시 강원랜드 안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한때 강원랜드에서 앵벌이 생활을 했던 박모(53)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무리 배가 고프고 내 처지가 한심하게 생각돼도 일단 강원랜드 안으로 들어가면 눈이 뒤집히고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칩들의 움직임, 사람들의 표정, 담배 연기, 그리고 돈을 따는 사람들을 보면 그것이 곧 내 일처럼 생각들 때도 있다. 하지만 곧 얼마가지 않아 다시 나의 비관적인 생활이 떠오르고 그럴수록 ‘돈을 따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솟구친다. 강원랜드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어쩌면 나도’라는 이 단 한 가지 생각이 강원랜드 앵벌이들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 생각이 떠나지 않는 한, 이들은 강원랜드를 영원히 떠날 수 없다.”

하지만 앵벌이들도 그나마 아직도 목숨이 붙어있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 강원랜드 인근 모텔에서는 이제까지 수도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갔다고 한다. 300억을 날리고 자살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달에 1~2명은 꼭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강원랜드를 ‘인간 도살장’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소가 도살장에 들어가 죽는 것처럼, 사람들도 강원랜드에 들어가 시체로 나오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 몸도
못 팔아 발 동동

심지어 강원랜드의 한 모텔의 경우 12명의 강원랜드 앵벌이가 자살을 했다는 소문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소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 모텔에 투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죽은 원혼들이 또 다른 원혼을 데려가기 위해 함께 투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투숙자들은 실제 자살한 사람들의 영혼을 봤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텔 종업원들도 수시도 바뀐다고 한다. 이곳에서 한번이라도 자살한 사람을 직접 본 종업원의 경우 ‘아침에 방문 열기가 무섭다’며 결국 마음이 약해 강원도 정선을 떠나버린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어떤 여성은 성탄절 새벽에 자살하기도 했다. 자살 장소는 모텔 등지가 아니라 강원랜드 호텔 로비. 목에는 붉은 색 빨랫줄이 감겨 있는 상태였다. 그녀 역시 재산을 탕진하고 사채까지 빌려 썼지만 그 돈까지 전부 잃어 최후에는 자살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주검이 발견되기 전 일명 ‘꽁지’로부터 계속해서 협박을 받아왔으며, 그것을 이기지 못해 결국 모두에게 아름다운 날이 되어야할 성탄절에 자살을 했던 것이다.

다방에서 몸 팔며 겨우 생계 이어가는 경우도
강원랜드 측  출금 조치 뿐 구제책은 제시 못 해

그녀처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 ‘쪽박걸’들은 인근의 다방 등에 취업해 몸을 팔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몸이라도 팔릴 수 있는 젊은 여성들에 한할 경우가 많다. 나이든 50대 여성들은 그나마 다방에도 들어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타까운 사연에 대해서 강원랜드 측은 딱히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앵벌이들에 대해 출입금지 조치만 내릴 뿐 그 어떤 구제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강원랜드 측의 입장도 이해가 전혀 가지 않는 바도 아니다. 게임을 하는 것은 개인의 의사이고 그것에 대한 책임도 결국에는 스스로가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소한 강원랜드가 이들 앵벌이들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강원랜드 앵벌이 생활을 했던 박씨 역시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

“단순히 출입금지 조치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도박중독에 대한 치료를 알선해준다든지, 파산한 자들에 대해서 최소한의 자금보전 같은 방법도 있을 것이다. 무조건 개인이 했으니 개인이 책임지라는 식이라면 이러한 앵벌이들의 존재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강원랜드의 깨끗한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이런 식은 곤란하다.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시체가 발견되고 노숙자들이 득실대는 곳이 정말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카지노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 다뤄야 하며, 또한 강원랜드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강원랜드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바로 일명 꽁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돈이 없는 이들에게 사채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으며 생활한다. 머리가 짧고 단정한 옷차림새를 한 채 도박은 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박장을 배회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거의 100% 꽁지일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사실 겉으로만 볼 때에는 그들은 나름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도박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돈만 빌려주고 고스란히 이자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남들에게 말 못할 애환은 있다.


도박꾼에 돈 빌려 주고
이자 챙기는 ‘꽁지’

이자를 받지 못하면 그것이 곧 바로 손해가 된다. 특히 앵벌이들이 자살이라도 하게 되면 보통 큰 일이 아니다. 당사자가 완벽하게 사라지는 격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가지 기타 수단을 통해 가족들에게 연락하는 등의 방법이 없진 않겠지만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지역적으로 강원도 정선이라는 다소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돈을 받기 위해 서울이나 지방으로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로는 돈을 빌려 쓴 사람들이 오히려 꽁지를 위협하기도 한다. 강원랜드 이용객들이 이들을 강원랜드 측에 신고를 하면 ‘영구 이용정지’를 당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생계 수단이 완전하게 끊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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