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석희 한화손해보험 사장, 수상한 자사주 매입 의혹

2012.03.20 10:37:22 호수 0호

책임경영? 내부정보 이용해 재테크? “진실은 뭐?”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박석희 한화손해보험 사장의 수상한 자사주 매입이 구설에 휘말렸다. 박 사장이 보험료 인상 발표 직전 자사주 매입을 한 게 단초가 됐다. 내부정보를 이용, 발 빠르게 주식을 매입해 이익을 보려한 게 아니냐는 게 의혹의 골자. 한화손보는 박 사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평소에도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입장이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보험료 인상 직전에만 매입 규모가 유독 크게 불어나서다.

보험료 인상 발표 전 자사주 매입해 의혹 양산
“평소에도 매입해왔다”…인상 전에만 규모 커져



오는 4월1일부터 실손보험료가 인상된다. 실손의료보험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치료 시 피보험자에게 발생한 실제 의료비를 보상하는 보험상품이다. 당초 손보업계에서 주장하던 인상률은 30~40% 정도. 손해율이 높아져 이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자 업계는 몸을 낮췄다. 즉시 인상률을 낮추기로 선회했다. 그러나 적어도 10~20%대 인상은 불가피하리란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한화손보도 이 수준의 인상 방안을 잠정 확정하고 공시 등의 형태로 발표할 예정이다.

8일 3500주 매수

이처럼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박석희 한화손보 사장이 구설에 휩싸였다. 내부정보를 이용해 자사주를 사들였다는 의혹이다. 보험료가 인상되면 통상 주가가 따라 오르는데 보험료 인상과 관련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발 빠르게 주식을 매입, 이익을 보려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한화손보는 지난 8일 박 사장이 자사주 3500주를 장내매수 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주가가 7000원대 초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2500만원규모다. 문제는 매입시점이다. 박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보험료 인상과 관련된 언론보도 이전이다.


특히 박 사장의 ‘수상한’ 자사주 매입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혹은 가중된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6월 보험료를 3~25% 인상했다. 당시 한화손보의 인상은 주목을 받았다. 보험료 인상폭이 통상 3~8%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박 사장은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5월 17일과 18일 양일에 걸쳐 모두 9000주(약 8000만원)를 사들였다. 보험료 인상과 관련한 공지가 전달된 건 지난해 5월18일. 공교롭게도 박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한 날과 맞아떨어진다.

보험료가 인상된 6월1일로부터 한 달 뒤인 7월1일 주가는 9850원까지 치솟았다. 박 사장이 사들인 9000주의 가치 역시 8865만원까지 상승했다. 보험료 인상으로 고객들이 신음하는 사이 앉은 자리에서 800만원 이상의 이득을 본 셈이었다.

박 사장은 책임경영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입장이었지만 세간의 시선은 차가웠다. 우연치곤 타이밍이 지나치게 절묘하다는 것이다. 박 사장이 내부정보를 이용, 주식을 사들여 부당이득을 챙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만일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로 인한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게 된다.

당시 한화손보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한화손보 측 관계자는 “박 사장은 취임이후부터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며 “우연히 시기가 맞아 떨어진 것 뿐”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론 손해”

한화손보의 해명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진다. 실제, 박 사장은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 박 사장은 ▲지난해 7월8일 500주 ▲10월31일 1000주 ▲12월16일 1000주 ▲올해 2월3일 1000주 등을 매입했다. 그럼에도 의혹은 여전하다. 평소 500~1000주에 불과하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유독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만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화손보 측 관계자는 “주식을 매매한 것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박 사장은 매입만 해오고 있다”며 “지난해 5월 8000원대이던 주가가 현재 7000원대로 떨어져서 전체적으론 오히려 손해를 본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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