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장 ‘직능대표’ 자격 논란

2012.03.26 13:24:13 호수 0호

총회장님! ‘완장’이 그리도 좋습니까?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문상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총회장이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한마디로 부적격하다는 것이다. 총회장직 수행에 결정적인 하자가 있지만 여전히 ‘완장’을 떼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자격이 없는데 어떻게 ‘자리’를 보존하고 있는 것일까.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라!” “대기업은 골목에서 철수하라!”

문상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이하 직능연합) 총회장은 요즘 길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와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다니느라 바쁘다.

문 총회장은 “세계 어느 나라도 카드수수료로 4.5%를 내는 곳은 없다”며 “중소상인들이 영업해서 번 이익을 대부분 대기업인 카드회사에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벌들이 골목상권까지 진출해 대한민국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문화에 역행하는 대기업은 각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개월째 그대로 역임

중소상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문 총회장이 때 아닌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직능연합 총회장직에 부적격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능연합은 음식점, 부동산, 노래방, 비디오방, 학원, 숙박업, 유흥업 등 290여 직종의 직능인 협회·단체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문 총회장은 2005년 7월 직능연합 창립 당시 초대 총회장을 맡아 2008년 11월 연임돼 지금까지 역임 중이다. 그는 종로학원, 대성학원, 비상에듀, 비타에듀, 메가스터디, 이투스교육 등 대형 학원들이 대거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한국학원총연합회(이하 학원연합) 회장 자격으로 총회장에 오를 수 있었다.

고려학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 문 총회장은 1993년부터 무려 18년간 학원연합회장(6∼11대)을 ‘장기집권’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학원연합회장 연임에 실패했다. 문 총회장은 재출마를 고사,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대신 박경실 파고다아카데미 원장과 박종덕 전주 대성학원 원장이 맞붙어 박경실 원장이 당선됐다.

문 총회장은 현재 기존에 맡고 있던 학원연합 서울시지회장직만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직능연합 총회장 자격 논란이 불거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직능연합 정관 등에 따르면 회원은 ‘직능인경제활동지원에관한법률’에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단체로서 일정한 조직을 갖추고 국가로부터 승인된 단체여야 한다. 개인은 회원 자격이 없다는 얘기다. 중앙회 외에 지방법인, 지회, 분회 등도 독립적으로 회원이 될 수 없다.

특히 총회장, 회장, 수석부회장 등 회장단은 임원선거관리규정에 따라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직능연합 회원 자격이 있는 협회·단체 ‘수장’이 입후보해 맡을 수 있다. 실제 오호석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회장을 비롯해 김재현 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 회장, 박복강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 윤병우 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 회장, 김찬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 회장 등 회장단은 모두 직능연합 회원사로 등록돼 있는 각 협회·단체 ‘장’들이다.

학원회장직 물러났는데…‘직능연합장’ 부적격 시비
“자동 상실” 주장 확산…‘꼼수’로 자리 보존 지적

결국 문 총회장은 학원연합회장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직능연합 총회장 자격이 없다는 게 일부 직능인들의 주장이다. 자동 상실되거나 박탈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직능인은 “문상주씨는 지난해 6월 학원연합회장에서 퇴임했지만, 직능연합 총회장직을 9개월째 그대로 역임하고 있다”며 “학원연합회가 직능연합 회원사라면 문상주씨를 대신해 박경실 신임 회장이 참석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학원연합회는 현재 직능연합 회원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문상주→박경실’로 회장이 바뀌자마자 바로 탈퇴했다.

직능연합 회원사 관계자는 “문상주씨의 학원연합회장 사임 당시 직능연합 내부에서 총회장직의 유지 여부를 조용히 논의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서로 눈치만 보다 이렇다 할 대안이 없어 그냥 임기를 채우기로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직능연합 내부에서 문 총회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돈 때문이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그는 “총회장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자리다. 입후보하려면 3000만원의 선거 기탁금을 내야 한다. 기탁금은 일체 반환되지 않는다. 여기에 매월 회비와 특별회비 등 적지 않은 돈을 고정적으로 내야 한다”며 “게다가 직능연합 사무실도 문상주씨가 경영하는 고려건설 소유의 빌딩에 있어 자리를 쉽게 빼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문 총회장은 어떻게 ‘자리’를 보존하고 있는 것일까. 직능연합은 정회원인 직능인 협회·단체뿐만 아니라 직능단체와 공익사업을 주목적으로 하는 사회·봉사단체도 특별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 총회장은 1993년부터 국제문화친선협회 회장도 맡고 있는데, 바로 이 자격으로 총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능연합 대의원 명부도 학원연합회장에서 국제문화친선협회장으로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문화친선협회는 국제간 문화교류활동을 통한 우리 문화의 해외 소개를 목적으로 1993년 12월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사단법인이다. 공연·연극·미술 등 국제 문화교류와 해외의 유명 문화·정치·경제인 초청강연회 개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당장 사퇴해야”

일각에선 이를 두고 총회장직을 쥐고 있기 위한 ‘꼼수’란 지적이 나오지만, 직능연합 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직능연합 관계자는 “임원은 해당 협회·단체 회장직의 임기 종료시 자동으로 자격이 상실되지만, 단 예외적으로 총회장만 유일하게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며 “문 총회장의 직함을 국제문화친선협회장으로 바꾼 것은 총회장직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이미 탈퇴한 학원연합에서 볼 때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직능연합은 지난해 7월 임시총회를 열고 문 총회장의 후임을 뽑았다. 3대 총회장에 김재현 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 회장이 선출, 오는 7월부터 3년간 직능연합을 이끌게 된다. ‘문상주 체제’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그때까지 자격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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