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36)동양그룹-동양시스템즈-동양온라인-미러스

2012.01.20 17:40:27 호수 0호

‘회장님 용돈 드리기’ 합동작전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계열사 절반 이상 달라붙어 “전방위 지원”
오너소유 MRO업체 주목…90% ‘집안 매출’



재계 순위 38위(공기업 제외)인 동양그룹은 이달 초 기준 총 34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동양시스템즈’와 ‘동양온라인’, ‘미러스’ 등이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991년 3월 설립된 동양시스템즈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동양시스템즈의 대주주는 그룹 지주회사인 동양메이저(22.35%·608만주)와 동양종합금융증권(14.16%·385만560주)이다. 이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10.18%(276만9440주)의 지분이 있다.

매년 수백억씩 거래

문제는 동양시스템즈의 자생 능력이다. 동양시스템즈는 2010년 매출 1721억원 가운데 66%인 1131억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동양시스템즈에 일거리를 준 곳은 동양종합금융증권(801억원)을 비롯해 동양생명보험(203억원), 동양메이저(32억원), 동양파이낸셜(24억원), 동양시멘트(22억원), TYHPT(16억원), 동양매직(14억원), 동양레저(5억원) 등 무려 19개사에 이른다. 그룹 계열사가 모두 34개란 점을 감안하면 ‘식구’들 절반 이상이 달라붙은 셈이다. 이들 회사는 IT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 등을 동양시스템즈에 맡겼다.

2009년엔 더 심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610억원), 동양생명보험(209억원), 동양메이저(72억원), 동양파이낸셜(24억원), 동양시멘트(18억원), 동양선물(17억원), TYHPT(13억원), 동양매직(13억원), 동양레저(5억원) 등 16개 계열사들이 총매출 1242억원 중 987억원(79%)에 달하는 ‘일감’을 퍼줬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동양시스템즈가 계열사와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0년 55%(총매출 937억원-내부거래 512억원) ▲2001년 43%(1027억원-444억원) ▲2002년 40%(1233억원-495억원) ▲2003년 34%(1022억원-348억원) ▲2004년 44%(722억원-320억원) ▲2005년 43%(865억원-368억원) ▲2006년 64%(837억원-450억원) ▲2007년 69%(1044억원-723억원) ▲2008년 75%(1330억원-992억원)로 나타났다.

동양시스템즈는 그룹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매년 10억∼3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현 회장은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동양시스템즈에서 짭짤한 ‘용돈(?)’을 챙기고 있다. 동양시스템즈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8억3500만원씩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2005∼2008년의 경우 7억1600만원, 5억9700만원, 8억3500만원, 9억5400만원을 배당했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은 해마다 6000만∼1억원가량을 챙겨왔다.

동양온라인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0년 3월 설립된 이 회사는 IT 서비스 및 인터넷 사업을 하는 업체로, 2010년 관계사 매출이 54%나 됐다. 총매출 140억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76억원에 달했다. 동양온라인 역시 동양종합금융증권(28억원), 동양생명보험(23억원), 동양매직(8억원), 동양메이저(4억원), 동양생명보험(4억원) 등 그룹 계열사의 절반이 넘는 18개사와 교육컨텐츠, 광고대행, 디자인컨설팅, 웹사이트 유지보수, 영상물 제작 등을 거래했다.

동양온라인의 관계사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5년까지만 해도 내부거래율이 평균 10%대 수준을 밑돌았다. 금액도 4억∼5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 35%(65억원-23억원) ▲2007년 42%(79억원-33억원) ▲2008년 61%(120억원-73억원) ▲2009년 56%(131억원-74억원)로 거래 금액과 그 비중이 급증했다.

공교롭게도 현 회장이 주주명부에 처음 등장(2005년)하고, 현 회장의 차녀 경담씨가 주식을 매입한 시기(2007년)와 맞물린다. 현 회장은 동양온라인 지분 2.15%(4만2520주)를 보유하고 있다. 경담씨는 4.55%(9만61주)가 있다.

동양시스템즈와 동양온라인 외에도 내부거래 비중이 심상찮은 그룹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미러스다. 2010년 5월 설립된 미러스는 최근 재계에서 ‘말 많고 탈 많은’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업체다. 놀랍게도 창업 첫해 296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계열사들과 거래한 금액이 자그마치 272억원(92%)이나 된다.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자생 능력 ‘제로’

미러스와 거래한 계열사는 동양메이저(183억원), 동양시멘트(34억원), 동양생명보험(17억원), 동양종합금융증권(10억원), 동양매직(7억원), 동양시스템즈(4억원), 동양온라인(4억원), 동양레저(5억원) 등 21개사다. 이들 회사는 미러스로부터 골재, 철근, 시멘트 등 건축자재와 PC강선, 혼화제, 플라이애쉬, 폴리에스터칩 등 사업장 유지보수 자재를 공급받았다.

미러스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러스는 100% 오너일가 소유다. 현 회장의 부인 이혜경 동양레저 부회장(42.92%·2만주)이 최대주주. 나머지는 1남3녀(승담-정담-경담-행담)가 각각 14.27%(6650주)씩 나눠 갖고 있다. 승담씨는 동양시멘트 상무보, 정담씨는 동양 상무, 경담씨는 동양 부장, 행담씨는 동양증권 대리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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