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대표하는 최고 학승이자 율사
세계 최대 불교대백과사전 편찬에 매진
[일요시사=강의지 기자] 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을 지낸 지관(智冠) 스님이 지난 2일 오후 8시께 서울 정릉동 경국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66, 세수 80이다. 그동안 지관 스님은 폐 천식이 심해져 지난해 9월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공부하는 스님’으로 유명했던 지관스님은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학승으로 알려져 왔다. 1932년 경북 영일에서 태어난 지관스님은 1947년 해인사에서 자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뒤 동국대에서 교수와 총장을 역임하고 해인사 강주를 지내면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불교학 연구에 매진했다.
특히 지난 91년에는 사재를 털어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설립하고 한국불교 1700년 역사를 담은 세계 최대의 불교사전 <가산불교대사림>을 간행했다.
또 지관 스님은 32대 조계종 총무원장(2005~2009년)으로 재직하면서 풍부한 경험과 연륜으로 종단을 매끄럽게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취임 초기 1998년 멸빈자 등 징계자에 대한 대사면을 단행해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져온 조계종의 분열을 마감하고 화합의 기틀을 다졌다.
최근 활성화된 불교계 최초의 공익기부재단인 ‘아름다운 동행’도 그 때 출범했다. 조계사 성역화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 국제선센터 등을 건립해 한국불교와 간화선(看話禪)의 대중화를 위한 기반도 구축했다.
지난 2008년에는 스님과 불자 10만 명이 참여했던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해 정부의 종교편향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