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34)영원무역-와이엠에스에이

2012.01.04 10:45:00 호수 0호

잘 나간다 했더니 ‘이럴 줄은…’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성기학 회장 등 오너일가 대주주…경영권도 장악
‘의존도 87%’ 총매출 217억 중 189억 관계사 거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중견 섬유업체 영원무역은 지난달 말 기준 30여개의 계열사(해외법인 포함)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와이엠에스에이(YMSA)’다. 이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2009년부터 급증

1984년 5월 설립된 YMSA는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화이버, 수지 등 직물 도매업체로 섬유제품소재 등 원단 관련 수출업이 주된 사업이다. 1987년 7월 영원즈어패럴에서 현 상호로 변경했다. 본사는 대구 동구에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YMSA의 대주주는 영원무역 오너일가다. 성기학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모두 45.59%(4만5590주)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YMSA 경영진에도 오너일가가 포함돼 있다. 성 회장은 1993년 3월부터 이사를 맡다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중임된 상태. 성 회장의 장녀 시은씨도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문제는 YMSA의 자생 능력이다. 대부분의 매출이 ‘집안’에서 나와 계열사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YMSA는 지난해 매출 217억원 가운데 87%인 189억원을 특수관계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YMSA에 일거리를 넘겨준 곳은 종속회사(28억원), 기타 관계사(161억원) 등이다. 종속회사는 YHT, 기타 관계사는 영원무역 등 32개 계열사다.


YMSA의 관계사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8년까지만 해도 30∼50%대 수준을 유지하다 2009년부터 거래 금액과 그 비중이 급증했다. YMSA가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0년 55%(총매출 122억원-내부거래 67억원) ▲2001년 43%(109억원-47억원) ▲2002년 41%(106억원-43억원) ▲2003년 33%(122억원-40억원) ▲2004년 26%(214억원-56억원) ▲2005년 41%(261억원-108억원) ▲2006년 46%(266억원-122억원) ▲2007년 45%(205억원-92억원) ▲2008년 39%(265억원-103억원)로 나타났다.

이후 2009년 77%로 내부거래율이 올라가더니 지난해 87%까지 치솟았다. 2009년의 경우 총매출 296억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229억원(종속회사 52억원-기타 관계사 177억원)에 달했다. 

YMSA는 계열사들이 꼬박꼬박 밀어준 결과 정상궤도에 안착한 것은 물론 몸집을 크게 불릴 수 있었다. 연매출은 2000년 122억원에서 지난해 217억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순이익은 마이너스 없이 매년 꾸준히 20∼30억원씩 거두다 2008년 기점으로 100억원을 넘기고 지난해 24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과 총자본은 108억원, 75억원에서 1292억원, 1016억원으로 각각 12배, 14배 정도씩 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직원수는 10년 전 11명에서 그대로란 사실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YMSA의 상시종업원은 2001년 11명에서 지난해 11명으로 같지만, 이 기간 회사의 실적 등 몸집은 크게 커졌다”며 “결국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외부 수주 등 별다른 영업 활동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YMSA는 매년 수십억원씩 계열사들과 거래하다 지난해 무려 2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거래했다”며 “거래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어 오너 이익을 위해 특정 자회사에 물량을 밀어주는 편법 지원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YMSA 외에도 내부거래 비중이 적지 않은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영원무역이다.

몸집 크게 불려

2009년 7월 설립된 영원무역은 스포츠웨어, 등산복, 스키복 등 제조업체로, 지난해 종속회사(1063억원), 지분법피투자회사(175억원), 기타 관계사(219억원) 등으로부터 올린 내부 매출이 1458억원이나 됐다. 이는 총매출(7582억원)의 19%에 이르는 금액이다. 설립 첫해인 2009년의 경우 종속회사(480억원), 지분법피투자회사(33억원), 기타 관계사(107억원)에서 620억원을 채웠다. 당시 매출(4377억원)을 감안하면 의존도는 14% 정도다.

다만 영원무역은 오너일가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주주명부에 성 회장의 차녀 래은씨(0.02%·9600주)만 올라있을 뿐이다. 영원무역의 최대주주는 영원무역홀딩스(49.8%·2032만6000주). 영원무역홀딩스는 다시 YMSA(24.46%·313만7010주)가 최대주주로 있으며, 성 회장도 18.01%(230만9745주)의 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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