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33)코스모그룹-코스모앤컴퍼니 -정산이앤티-코스모산업

2011.12.31 07:05:00 호수 0호

밀고 당기지 않으면 ‘독자생존 불가’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허창수 회장 사촌 허경수 일가 장악 ‘GS 방계’
‘식구’들 총동원…매출 대부분 계열사에 의존


일반에 다소 생소한 코스모그룹은 재계 순위 8위(공기업 제외)인 GS그룹의 ‘방계기업’이다. 코스모 주요 계열사들은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4∼6촌 관계인 ‘허씨’들이 대주주라 공정거래법상 GS그룹(계열사 74개)에 속해 있지만, 사실상 따로 경영되는 독립그룹으로 볼 수 있다. 2005년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될 당시 GS 계열사로 편입됐다.



화학,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자재, 무역유통 등의 사업부문을 보유한 코스모그룹은 지난달 말 기준 10여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코스모앤컴퍼니’와 ‘정산이앤티’, ‘코스모산업’등 3개사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2세 꼬마도 지분

1981년 6월 설립된 코스모앤컴퍼니는 가전제품 부품 및 화학물질 도매업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모앤컴퍼니는 ‘허경수 일가’가 지분 100%(166만주)를 소유한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남동생 허연수 GS리테일 부사장이 최대주주(35%·58만1000주)다. 허 회장은 19%(31만5400주), 그의 두 여동생 연호·연숙씨는 각각 5%(8만3000주)씩 지분이 있다. 올해 12세로 미성년자인 허 회장의 아들 선홍군이 2대주주(26%·43만1600주), 허 회장의 모친 윤봉식 여사(10%·16만6000주)도 지분이 있다.

코스모앤컴퍼니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허 회장은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4남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허 회장과 허창수 회장(허만정의 3남 허준구의 장남)이 사촌지간인 셈이다.


문제는 코스모앤컴퍼니의 자생 능력이다.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58억원 가운데 90%인 52억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코스모앤컴퍼니에 일거리를 준 곳은 코스모화학(19억원), 코스모디앤아이(5억원), 코스모양행(5억원), 코스모산업(9억원), 코스모정밀화학(4억원), 마루망코리아(3억원), 코스모에스앤에프(2억원), 코스모레포츠(1억원) 등 무려 12개사에 이른다. ‘코스모 식구’들이 대부분 달라붙은 것이다. 이들 회사는 상표권사용, 전산유지보수, 인력개발 등 사업지원을 코스모앤컴퍼니에 맡겼다.

2009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코스모산업(13억원), 코스모화학(12억원), 코스모정밀화학(3억원), 코스모양행(3억원), 코스모디앤아이(2억원), 코스모에스앤에프(2억원), 마루망코리아(2억원), 코스모레포츠(1억원) 등 9개 계열사들이 총매출 42억원 중 40억원(95%)에 달하는 ‘일감’을 퍼줬다.

코스모앤컴퍼니의 관계사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2년까지만 해도 평균 10%대 수준에 머물다가 주요 사업의 분할 이후 매출이 줄면서 그 비중이 급증했다. 

코스모앤컴퍼니가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0년 15%(총매출 254억원-내부거래 39억원), 2001년 13%(241억원-32억원, 2002년 6%(104억원-6억원)에 불과했다. 코스모앤컴퍼니에서 코스모양행, 코스모아이넷 등이 분리된 것은 2002년 7월. 이후 ▲2003년 100%(10억원-10억원) ▲2004년 100%(10억원-10억원) ▲2005년 100%(14억원-14억원) ▲2006년 64%(25억원-16억원) ▲2007년 89%(27억원-24억원) ▲2008년 90%(31억원-28억원)로 내부거래율이 올라갔다.

정산이앤티도 ‘집안 매출’비중이 높다. 매출의 절반가량이 계열사에서 나왔다. 2004년 2월 설립된 정산이앤티는 배관, 냉·난방 등 건물 설비공사 업체로, 허 회장이 지분 50%(20만주)를 소유한 대주주다.

정산이앤티는 지난해 관계사 매출이 56%나 됐다. 총매출 135억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76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와 거래한 곳은 코스모화학(75억원), 코스모디앤아이(1억원) 등이다. 2009년에도 코스모화학(58억원)과 코스모디앤아이(4억원) 등이 총매출 97억원 중 62억원(64%)에 달하는 ‘일감’을 퍼줬다.

2004년 1월 설립된 코스모산업은 수도관, 가스관 등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다. 유리, 창호 등 실내공사도 한다. 코스모산업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GS건설이다.

GS서 지원 받기도

코스모산업은 지난해 매출 472억원 가운데 14%인 67억원을 GS건설로부터 올렸다. GS건설은 창호와 파이프 등 건설자재를 코스모산업에 발주했다. 2009년의 경우 총매출 1009억원의 25%인 257억원을 GS건설에 기댔다. 코스모산업의 내부거래율은 ▲2004년 8%(215억원-17억원) ▲2005년 9%(201억원-18억원) ▲2006년 11%(492억원-54억원) ▲2007년 34%(761억원-258억원) ▲2008년 29%(701억원-203억원)를 기록했다.

코스모산업 역시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는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코스모산업은 허 회장 일가가 모두 80.4%(34만7520주)의 지분을 들고 있다. 허 회장이 30%(12만9600주)로 최대주주. 이어 허 부사장이 26%(11만2320주)로 2대주주다. 또 윤 여사(5.6%·2만4000주)와 연호·연숙씨(각각 2.2%·9600주)를 비롯해 박태영씨(8.3%·3만6000주), 박상호씨(4.4%·1만9200주), 박상민씨(1.7%·7200주) 등 허 회장의 친인척들이 주주명부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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