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일본해 표기’ 논란에 화들짝 내막

2011.11.01 09:35:00 호수 0호

뭐시라? ‘동해’가 ‘일본해’라굽쇼!?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의 주력 사업인 모던하우스가 일본해 표기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것은 이 회사 제품에 프린트된 지도. 동해가 있어야 할 곳에 일본해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발 빠르게 제품 회수에 나서면서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었지만 이랜드는 놀란 가슴을 연신 쓸어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자칫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모던하우스서 판매한 목욕 블라인드에 일본해 표기
현재 재고도 없어 “문제 발견해 전량 회수했다”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의 주력 브랜드 모던하우스가 일본해 표기 논란에 휩싸였다. 모던하우스는 20~30대 주부층을 대상으로 주방, 침장, 가전·가구, 인테리어, 욕실제품, 선물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국내외 소싱을 통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브랜드다.

문제가 된 제품은 욕실용 블라인드. 해당 제품에 프린트 돼 있는 세계지도엔 동해(East Sea)가 일본해(Japan Sea)로 표기돼 있다. 이 제품은 중국업체에서 생산한 OEM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해=다케시마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일본해 표기 논란은 우리 국민들에게 독도만큼이나 민감한 문제기 때문이다. 독도 대신 다케시마라고 표시된 제품을 판매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일본해 논란의 발단은 지난 192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수로기구(IHO)가 해도 작성의 기준이 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책자에서 이 바다를 ‘일본해’라고 명명한 것. 당시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인 상황이었다. 수정판이 나온 지난 1953년에 한국은 전쟁 중이었다. 그 사이 세계 각국은 이 책자를 근거로 일본해라는 표기를 사용했다. 동해 또는 옛 지도에 나오던 ‘조선해’ ‘한국해’라는 이름은 지도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지난 1992년 한국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논란이 시작됐다. 한국의 궁극적 목표는 수천년간 사용해 온 동해 명칭의 회복. 1991년 유엔에 가입한 한국은 이듬해부터 관련 국제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일본에 의해 줄곧 거부당했다.

국민들은 분개했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갔다. 정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동해를 되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여기에 연예인들까지 가세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들의 노력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당연히 우리 국민들은 약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였다.

이에 국민들은 일본해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우체국에서 발행한 홍보물과 공군에서 사용한 지도가 일본해 논란에 휘말려 비판을 받았다. 일부 회사의 경우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일본해가 표기된 유럽대형지도 전시회를 후원했던 캐논이 대표적인 예다. 또 영화 <포화속으로> 스크린 속 지도에 일본해가 표시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은 절대 보지 않겠다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던하우스의 일본해 논란이 확산될 경우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모던하우스가 문제의 제품을 판매한 지난 9월엔 미국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다는 방침을 밝혀옴에 따라 여론이 들썩이던 때여서 더욱 그렇다.



전량 회수한 상태

현재 문제의 제품을 판매한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점에서 이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 이미 크리스마스 콘셉트로 매장을 새단장 했기 때문이다. 직원에게 해당 제품에 대해 문의해 봤으나 이미 재고도 남지 않은 상태. 앞서 본사에서 회수해 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모던하우스 측 관계자는 “해당 제품에서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 자체 회수 조치를 했다”며 “이미 팔려나간 것들을 제외하곤 모두 회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자칫 논란에 휘말려 회사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발 빠른 조치로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었지만 이랜드리테일은 놀란 가슴을 연신 쓸어내리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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