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회 청룡기> 광주동성고 활약상

2018.07.30 10:56:32 호수 1177호

15년 만에 여의주를 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광주동성고등학교(이하 동성고)가 15년 만에 청룡의 여의주를 품에 안았다. 동성고는 7월23일 오후 6시 목동야구장서 펼쳐진 포항제철고등학교(이하 포철고)와의 제73회 청룡기 결승전서 포철고의 끈질긴 추격을 4-2로 따돌리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동성고의 우승행보는 절대 쉽지 않았다. 험난했다. 무엇보다 8강전(對 신일고전)서의 기적의 역전승이 이번 대회의 가장 큰 고비 중 하나였다. 당시 신일고에 7회까지 2-8로 뒤지던 동성고는 콜드로 끝날 위기를 중견수 김현창(185㎝/80㎏, 우우, 3학년)의 그림 같은 수비로 구사일생으로 콜드를 면했다.

기적의 8강전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8회에만 타자일순하며 무려 8득점을 하며 이번 대회 최고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기적의 역전승으로 기세를 탄 동성고의 쾌 진격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4강전서 김기훈의 역투 속에 장충고를 4-2로 꺾고 결승에 올라온 동성고는 초반부터 포철고를 강하게 압박했다.

양 팀의 선발투수로 동성고는 이제원(181㎝/75㎏, 우우, 3학년)이, 포철고는 최예한(176㎝/78㎏, 우우, 1학년)이 나왔다. 선발투수의 무게감부터 차이가 심하게 났다. 최예한은 지나친 긴장으로 몸이 경직되며 초반부터 동성고의 타자들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1회 시작부터 허진(173㎝/70㎏, 우좌, 2학년)에게 좌전안타를, 최지강(179㎝/72㎏, 우좌, 2학년)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고, 지강혁(180㎝/74㎏, 우좌, 3학년)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2회에는 김기훈(181㎝/85㎏, 좌좌, 3학년)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한 후 김현창의 보내기번트로 만들어진 1사 3루서 이현서(175㎝/84㎏, 우우, 3학년)의 좌월 2루타로 또 한 점을 허용했다. 

결정적인 한방은 3회에 나왔다. 3회 2아웃 3루 상황서 등장한 김기훈에게 카운트 3-1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대회 17호)을 허용했다. 장충고와의 4강전서 105개로 역투하며 팀을 결승에 올려놓은 김기훈은 이날 팀의 5번 타자이자 우익수로 등장해 결정적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포철고의 기를 꺾었다.

2003년 이후 청룡기 제패
최우수선수에 김기훈 선정

여기서 부터였다. 3회 김기훈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시점부터 포철고의 반격이 시작됐다. 선봉장은 조일현(181㎝/81㎏, 좌좌, 3학년)이었다. 3회 말 1사후 조일현이 선제 2루타를 치며 출루했다. 

조율(174㎝/70㎏, 우좌, 2학년)이 때린 우중간의 절묘한 행운의 안타와 도루로 맞은 1사 23루의 찬스서 팀의 주장이자 4번 타자 정준영(188㎝/90㎏, 우우, 3학년)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일단 한 점을 만회했다.

5회에는 다시 조일현이 해결사로 나섰다. 선두타자로 나선 조일현은 볼카운트 2-2서 이제원의 5구째 몸 쪽 커브를 찍어쳐서 우측 폴대를 맞추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번 대회 마지막 홈런(대회 18호)이자 그의 첫 홈런이었다. 스코어는 4-2.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시소게임으로 경기는 흘러갔다.

무엇보다 경기가 시소게임으로 흘러갈 수 있었던 것은 포철고 최예한이 안정을 찾은 것이 컸다. 김기훈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이후 오히려 마음의 안정을 얻은 최예한은 6회를 마무리하고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직구는 빠르지 않았으나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동성고 타자들을 요리했다.

최예한이 6이닝을 막아주자 김영직 감독이 숨겨뒀던 ‘전가의 보도’를 꺼내들었다. 7회부터 팀의 에이스 3인방 중에 한 명인 이희윤(189㎝/79㎏, 우우, 3학년)을 내보낸 것이다. 이희윤은 이번 대회 팔꿈치가 좋지 않아 출장이 불투명했다. 

제주고와의 경기서 잠깐 등판했으나 4피안타를 맞는 등 결과가 매우 좋지 않았다. 나올 수 있는 투수가 없어 진통 주사를 맞고 동료들을 위해 경기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마운드에 등판한 이희윤은 직구 구속은 평소보다 떨어졌지만 단 한 개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고 3안타 무실점으로 동성고 타자들을 압박했다. 동성고 또한 아껴두었던 전가의 보도를 꺼내들었다. 오승윤(180/72, 좌좌, 2학년)이 등판한 것이다. 좌완 오승윤은 좌타자가 많은 포철고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오승윤과 이희윤이 등장하며 마운드가 안정되자 경기는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치열한 공성전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그리고 9회 말에 마지막 폭풍이 불어닥쳤다. 

포철고 9번 타자 2루수 조명근(171㎝/72㎏, 우우, 3학년)이 투아웃 이후 2루수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1번 조일현이 사구로 나갔다. 오승윤은 이날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는 조일현과 승부하지 못했다.

다음 타자는 2번 타자 조율. 조명근과 조일현의 더블스틸로 2아웃 주자 2-3루 상황이 됐다. 한 방이면 동점으로 흘러가는 절체절명의 상황. 그러나 오승윤은 카운트 2-3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조율을 투수땅볼로 막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하며 짜릿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결승 포철고의 끈질긴 추격
4-2로 따돌리고 대망의 우승

기아 타이거즈에 1차 지명돼 내년 시즌부터 프로무대서 활약하게 된 동성고의 에이스 김기훈은 이날 5번 타자로 등장해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이현서 또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오승윤은 5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포철고의 타선을 꽁꽁 묶으며 김재덕 감독의 의도에 100% 부응했다.

포철고에선 조일현의 활약이 빛났다. 4강전서 4이닝 무실점과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팀을 결승에 올려놓은 조일현은 이날 경기서도 4타수 3안타 1홈런 2득점으로 팀 공격을 홀로 책임지며 아마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포철고는 21명(총 27명 중 6명 부상으로 이탈)밖에 안 되는 총원으로 천안북일고, 마산용마고 등 강호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라와서 명승부를 펼침으로써 고교야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경기 후 벌어진 시상식서 김기훈은 별다른 이견 없이 무난히 최우수선수에, 우수투수상에는 결승전서 선발로 나와 좋은 투구를 보여주었던 이제원이 영광을 안았다. 감투상은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포철고 조일현이, 수훈상은 동성고 김현창이 각각 선정됐다.

강한 인상

타격상은 마산용마고 강태경(17타수 10안타 0.588)이, 타점상은 마산용마고 홍성진(8타점)이 선정됐으며 도루상은 포철고 정재흠(4개)이, 야탑고와의 8강전서 대회 유일한 연타석 홈런을 친 박주홍(2개)은 홈런상을 거머쥐었다. 최다안타상 역시 강태경(10안타)이었으며, 최다득점상은 조일현(10득점)에게 돌아갔다. 최우수 지도자상은 광주동성고의 김재덕 감독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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