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명장> 광주동성고 야구부 김재덕 감독

2018.07.30 11:09:51 호수 1177호

“여보 해냈어 아빠가 해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광주동성고 김재덕 감독은 경기 후 “야구하는 것보다 헹가래 받는 것이 더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감독석에 앉아 그라운드서 환호하고 있는 선수들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김 감독의 눈길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지난 세월을 하나둘씩 어루만지고 있는 듯했다.
 



이번 대회서 동성고의 우승을 예상하고 있었던 이는 거의 없었다. 지난 황금사자기 1회전서 탈락했고, 무엇보다 이 대회 개막 직전까지 19연승을 달리고 있었던 광주제일고의 위세가 워낙 엄청났기 때문이다.

광주동성고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강자들을 하나둘씩 물리치고 청룡기를 품었다. 김 감독으로서는 2011년 팀을 맡은 지 무려 7년 만이고, 팀으로서는 2003년 이후 15년 만의 청룡기 우승이다.

-우승 소감은?

▲더운 날씨에 전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줬고, 우리 코치님들도 고생 많이 하셨다. 우승이라는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이런 결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번 대회 가장 고비가 되었던 경기는?


▲모든 경기가 다 힘들었지만 딱 1경기만 꼽자면 역시 8강 신일고 경기인 것 같다. 콜드게임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경기를 중견수 김현창 선수가 호수비로 잡아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솔직히 당시 8회 2-8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포기하고 있었다.

▲그때는 나도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웃음). 그때 경기장에 들어가 보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결과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그 경기를 잡고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던가?

▲그렇다. 이 분위기를 살릴 수 있고, 거기다가 김기훈이 4강전에서는 던질 수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2011년 모교 부임 7년 만의 쾌거
신일고전 대역전승이 우승의 발판

-김기훈 선수 외에도 고생을 한 선수들이 많다.

▲이제원, 신희수, 이명기, 고승완, 오승윤 등 고생한 선수가 여러 명 있다. 무엇보다 1학년임에도 더운 날씨에 김시앙 포수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칭찬해주고 싶다.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많아 다음 대회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더 나아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할 새도 없이 다음 대통령배가 이어진다. 다음 대회의 전략은?

▲우승팀다운 야구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승했다고 너무 풀어지는 것보다 최소한 우승팀다운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 할 계획이다.


-최근 투구 수 제한이 실행되고 나서 지방세가 훨씬 더 강해진 듯한 느낌이다.

▲오히려 서울 팀이 훨씬 더 강한 힘을 쓸 것이라고 예상이 되었는데 나도 예상밖이다. 솔직히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잘 모르겠다(웃음).

-대통령배서도 풀 전력으로 강하게 밀어붙일 생각인가?

▲풀 전력을 다한다기보다 모두가 함께하는 조화로운 야구를 할 생각이다. 진학이 걸려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당연하고 미래가 있는 1∼2학년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갈 예정이다. 그렇게 함께 이기다보면 3학년의 경험이 2학년에게로 전승되고 그것이 1학년에게로 전승이 된다. 나는 그게 진짜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선수에게 얽매여 성적을 내는 것보다는 훨씬 긍정적으로 팀을 위하는 길이다. 우승은 그 과정서 생겨나는 파생물이라고 생각한다.
 

-광주동성고의 자랑을 좀 부탁한다.

▲동문 선후배님들이나 교장 선생님이 저에게 성적에 대한 부담을 많이 안 주신다. 그런데 부담을 안주시니까 더 부담이 된다(웃음). 퇴직이 2년 정도 남으신 교장 선생님께 퇴직하시기 전에 꼭 한번 헹가래를 쳐드리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이룰 수 있게 돼 너무 뿌듯하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아무래도 우리 집사람과 아들딸이 생각난다.

-가족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여보 해냈어. 아들딸, 아빠가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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