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것들

2018.07.03 09:09:56 호수 1173호

하노 벡, 알로이스 프린츠 저 / 다산초당 / 1만6000원

1부터 5까지 기분을 표시하면 우리의 행복은 정해지는 걸까? 질문 몇 가지로 인생의 만족도를 결정할 수 있을까? 수십 년간 자본의 늪에서 수치를 비교하고 이론을 정립해온 하노 벡은 자본주의는 행복한 인생의 조건이 무엇인지 결코 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생은 마트의 가격표나 집세, 세금고지서 같은 것이 아니어서, 행복, 삶의 만족도 등 삶에서 중요한 수많은 것들을 측정할 수도 가격을 매길 수도 없다. 그런데도 자본주의 사회에 태어나 평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마저 측정하고 각자의 인생에 가격표를 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숫자에 끌려 다니며 쓸모없는 걱정들과 공허한 한숨으로 뒤덮고 싶지 않다면, 금방 휘발되는 즐거움을 쫓지 말고 인생이 던지는 진지한 질문을 이제는 반드시 마주해야 한다. 효율성을 추구하기보다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생에 던지는 거대한 질문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장 ‘무엇이 인생을 결정하는가’에서는 인류의 존재 이래로 끝없이 추구해온 욕망인 행복의 기원을 살펴본다. 인류 역사는 왜 행복을 탐구하기 시작했으며 무엇을 알아냈는지 배운다. 
두 번째 장 ‘어떻게 불확실한 세상을 헤쳐 나갈 것인가’에서는 행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철학, 심리학을 넘나들며 조언을 듣는다. 
마지막 장 ‘왜 우리는 타인의 인생을 사는가’에서는 행복을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구실을 하고 행복의 길 위에 어떤 난관들이 숨어 있는지 살펴본다. 
“선택권을 가진 자는 고통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고 하노 벡은 말한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인 ‘자유’를 가진 사람이라면 매일 매순간 선택의 길 위에 설 수밖에 없다. 제약도 조건도 가지각색일 수 있지만 한 가지 진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선택한 자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는 정보가 차고 넘치고 유혹의 말은 끊이지 않는다. 공허한 것과 진실된 것을 제대로 가리고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는 시끄러운 바깥으로 귀 기울이는 시간을 줄이고 내 안의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나를 일으켜 세울 때 비로소 돈으로 살 수 없는 위대한 가치를 얻을 수 있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소비하고, 더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은 경제성장을 일궈온 우리나라에 익숙한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생각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더 많이 더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닌 내 인생의 행복과 진정한 삶의 가치를 들여다보려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각자가 어떻게 선택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노 벡의 통찰은 우리 사회에 중대한 화두를 던진다. 경제지수는 높지만 행복지수는 어떤 나라보다 낮은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에게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것들>은 진정한 인생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통찰하고 나다운 삶을 꾸려가는 데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