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흔드는 ‘YG 연예인 특혜’ 논란

2018.07.02 14:49:04 호수 1173호

마약, 군대… 왜 계속 털리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이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주인공은 현재 군 복무 중인 아이돌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 최근 한 언론을 통해 그가 군 병원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YG 소속 연예인의 특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YG에 유독 자주 따라붙는 특혜 의혹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연예계는 늘 사건사고가 넘쳐나는 곳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온갖 일이 벌어진다. 열애설과 결혼설, 결별설과 이혼설은 물론 범죄 의혹도 심심찮게 나온다. 연예인의 인기 정도를 떠나 언론을 통해 내용이 보도되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따놓은 당상이다. 사건은 SNS를 통해 확대·재생산되고, 대중과 팬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넘치는 사건사고

대부분 사건사고는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일에 묻힌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사건은 더 큰 사건으로 덮는다’는 말이 가장 잘 적용되는 분야가 바로 연예계”라며 “대중은 늘 새로운 사건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으면 잘못을 저지른 연예인이 대중에게 사과하고 자숙 차원서 활동을 중단한다. 많은 논란들은 이 정도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그러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연예인과 관련된 몇몇 의혹은 정부 기관으로까지 확전되는 묘한 양상을 띤다. 그래서인지 YG에는 ‘특혜’라는 말이 자주 따라붙는다. YG와 함께 3대 연예기획사로 분류되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 관련 사건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단어다.


지난달 25일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지드래곤의 군 병원 이용 특혜 논란을 제기했다. 지난 2월 입대 후 4개월 만에 불거진 일이다. 해당 매체는 지드래곤이 현재(지난달 25일 기준) 국군양주병원에 입원 중인데, 특실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나홀로’ 쓰는 그 방은 ‘대령실’. 소령도 중령도 사용할 수 없는 양주병원 3XX동 3XX호 대령실”이라고 밝혔다.

지드래곤 군 병원 1인실 사용
혜택이냐 환자 보호 차원이냐

지드래곤은 지난달 19일, 발목 불안정증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뒤 양주병원에 입원했다. 그런데 다른 일반 사병들과는 달리 에어컨과 냉장고, TV가 있는 대령실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는 특혜라는 게 해당 매체의 주장이었다.

YG와 국방부는 지드래곤 특혜 논란에 적극 반박했다. 

YG는 공식입장을 내고 “지드래곤 가족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보도는 매우 악의적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며 “대령실은 (양주)병원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정상적인 절차와 기준에 따라 입원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어 “지드래곤이 머문 병실은 특실이 아니라 작은 일반병사 1인실”이라며 “이는 면회 방문객들이 많은 병원의 특성상 주변의 소란과 혼란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였을 뿐 특혜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단호히 대처했다.

국방부 역시 공식입장을 통해 “권모 일병(지드래곤)은 수술 후 안정 및 치료를 위해 양주병원 1인실에 입원 중”이라며 “안정적 환자 관리 차원에서 본인은 물론 다른 입원환자의 안정을 위해 내린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게 의료진의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의료진의 판단 과정서 문제가 없었는지 1인실의 유지가 필요한지 등은 추가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매체는 2차 보도를 통해 YG와 국방부의 입장을 재반박했다. 지드래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병실이 ‘대령병실’로 분류돼있다는 점, 5∼6월 두 달간 휴가가 33일에 달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국방부는 “장병들은 규정상 최대 연 30일 범위 내 병가를 사용할 수 있다”며 “권 일병은 4∼6월에 걸쳐 모두 26일의 병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령병실로 보도된 곳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병사, 간부 등이 모두 이용 가능한 병실”이라며 “해당 병실이 대령실로 표기된 이미지는 2012년 국방의료 정보 체계를 최신화하는 과정서 기존의 소프트웨어 소스를 수정하지 않아서”라고 거듭 해명했다.

국방부와 소속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드래곤 특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지드래곤의 1인실 사용을 허가한 것 자체가 특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면 ‘지드래곤 관찰일지’가 나올 만큼 사생활을 침해받고 있는 상황서 격리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지드래곤 관찰일지는 지난달 25일 온라인상에 올라온 게시물로, 현역 군인이 군 복무 중인 지드래곤을 그림으로 묘사한 내용이 담겨 사생활 침해 논란이 나왔다.

해당 논란을 바라보는 누리꾼의 시선은 싸늘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드래곤 특혜 논란과 관련해 관계자는 물론 병원 운영 과정서의 비리를 살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군대에 간 연예인이 지드래곤 뿐이냐. 조용히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연예인이 더 많다”며 “왜 유독 시끄러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누리꾼의 부정적인 여론은 그동안 YG가 ‘적립’한 특혜 논란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지드래곤 군 병원 문제 외에도 YG 소속 연예인은 유독 특혜 논란서 자유롭지 못했다. 심지어 범죄를 저질러도 다른 연예인에 비해 사법기관의 처분의 관대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마약사건과 관련해 ‘봐주기 수사’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말은 꼬리표로 따라다녔다.


마약 사건 솜방망이 논란
박봄 사건은 여전히 시끌

2011년 지드래곤은 일본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적발됐지만, 검찰은 초범이고 흡연량이 적다는 이유로 그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동안 대마초 혐의로 적발된 연예인이 대부분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였다. 이어 지드래곤이 연예 프로그램에서 대마초 혐의에 대해 해명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여론은 더욱 나쁘게 흘렀다.

법조계 관계자들조차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그룹 2NE1의 멤버 박봄의 마약 밀반입 사건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박봄은 2010년 미국에서 암페타민 82정을 밀수입했다가 입건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암페타민은 초기에는 질병 치료에 사용됐으나 부작용과 중독이 심해 마약류로 분류됐다.
 

이 사건은 2014년에서야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사안이 커진 것은 유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처분이 달랐기 때문이다. 

박봄의 사례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암페타민 29정을 밀반입한 일반인은 구속기소 됐다. 당시 박봄이 해당 약을 미국에서 대리처방 받은 점, 밀반입 과정에서 약물을 젤리류로 둔갑해 통관절차를 밟은 점이 의혹으로 떠올랐다.

유독…

YG는 논란에 대해 박봄이 치료 목적으로 약을 처방받았고 복용해 왔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불거졌던 2014년 JTBC 시사프로그램 <썰전>에 출연 중이던 강용석 변호사는 “입건유예는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인데다가 마약 관련 사건에 입건유예를 받은 건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며 “마약 사건은 아주 경미한 경우에도 불구속으로 해서 집행유예나 벌금화 한다. 마약사건은 구속수사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MBC <PD수첩>이 박봄 사건을 보도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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