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개편 로드맵

2018.06.25 10:33:26 호수 1172호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나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바른미래당을 움직였던 두 개의 축은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였다. 이들은 당내 최대 입지를 자랑했지만 지난 지방선거 이후 일선서 물러나면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바미당은 선거 전후로 가시화된 계파·노선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구심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 전 공동대표와 안 전 후보를 대신해 당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인물로 바미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지목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은 지난 지방선거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단 한 명도 배출해내지 못한 채 참패했다. 바미당이 정계개편의 핵심으로 주목 받은 까닭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탄생한 바미당은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물리적 합당에 그친 정당일 뿐 내부적으로 하나가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 다잡기

공천과정서 불거진 계파갈등은 그 연장선에 있다. 비대위체제로 운영 중인 바미당은 25일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8월 전당대회를 치를 방침이다.

당내 최대주주로 꼽히는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선거 책임을 지기위해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안철수 전 바미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미국행을 선택했다. 유 전 공동대표와 안 전 후보는 바미당 창당의 주역들이면서 당의 핵심 인사로 꼽힌다. 그러나 선거 참패로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됐다.

‘바미당 쌍두마차’가 삐걱거리면서 바미당은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악의 경우에 난파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됐다. 그러나 바미당은 비대위 체제로 돌입해 당을 향한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바미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동철 의원이 맡았다. 비대위원들은 40대 이하 젊은 인물들로 채워졌다. 바미당 비대위원은 총 4명으로 오신환·채이배·김수민 의원과 이지현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으로 구성됐다.

이어 바미당은 지난 19∼20일 1박2일 일정으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내부적으로 단합을 다지기 위해서였다. 무엇보다 당의 노선을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합당 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각각 중도개혁과 보수혁신을 내세웠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불분명한 노선은 결국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선거 당시 공천을 두고 벌인 계파 갈등은 결정적이었다.

우선 바미당 의원들은 워크숍 이후 대국민 반성문을 통해 “통렬하게 반성하고 성찰해 거듭나겠다”며 “다당제의 가치를 지키고 제도적으로 뿌리 내리겠다”고 밝혔다. 

정계개편 등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당 노선에 대해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정당’이라고 선언했다. 진보와 보수의 공존으로 스팩트럼을 넓혀 중도개혁 실용정당의 역할을 해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 노선이 바미당 내 의원들의 공감을 완전히 이끌어내지 못해 불협화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안철수 후퇴에 당 중심 흔들
정치적 의사 피력한 손학규 등판하나

지난 21일 이준석 바미당 전 노원병 후보는 ‘진보와 보수 공존’에 대해 정면 비판했다. 이 전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뜨거운 냉커피를 팔겠다는 이야기로 국민에게 들릴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차라리 사안별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전 후보는 이번 선거서 계파 갈등을 이유로 유독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 유 전 공동대표와 그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지상욱 의원이 이번 워크숍에 참석하지 않아 진정한 의미의 봉합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 역시 불참했다. 워크숍에는 이들을 포함해 7명의 의원이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미당이 선거 패배 이후 자구책을 내놓으면서 당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빗겨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내에서 겪고 있는 노선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면 향후 정국은 시계제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연유로 오는 8월 전당대회서 선출될 차기 당 대표가 바미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미지수인 상태서 중심을 잡아줄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미당 차기 당 대표 후보로 바미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손 고문은 바미당과 안 전 후보의 선거캠프서 선대위원장직을 맡았다. 그는 과거 국민의당 상임고문이던 시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창당에 영향력을 행사한 까닭에 손 고문은 바미당과 함께할 명분을 가질 수 있었다.

당시 그는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지방선거 후 진행될 정계개편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선거 전후로 '바미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지방선거 이후 개편과 관련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손 고문은 중도노선과 다당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바미당의 가치와 그 궤를 같이한다. 또한 손 고문은 4선 의원이면서 야당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어 정치적 역량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 고문은 과거 경기도지사와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해 행정경험 역시 풍부하다.

지난 선거 당시엔 단순한 선대위원장 역할을 넘어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의 정치적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바미당에선 송파을 재보선에 출마할 후보가 경선을 거쳐 정해져있었다. 

그러나 당시 안 전 후보가 손 고문의 전략공천을 주장했고, 손 고문이 직접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유 전 공동대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첨예하게 맞섰다. 사건은 손 고문의 불출마 선언으로 일단락됐지만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전면에 나서나


손 고문은 바미당에 영입된 이후 정계개편과 출마를 직접 언급했다. 정치적 의지를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이다. 손 고문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만큼 바미당의 중심에 나서 교통정리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 전 공동대표와 안 전 후보가 한 발 물러선 상황서 손 고문이 당의 중심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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