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안하고 짜게 먹는 한국인, 비만·이상지혈증 ‘적신호’

2008.11.25 00:00:42 호수 0호

하루의 대부분을 책상에서 보내고 피곤한 몸은 걷기조차 버겁다. 스트레스는 쌓이고 피로가 누적되며 주말에는 쉬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자연히 운동은 줄어들고, 빨리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를 즐겨 찾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늦게까지 회식을 하는 날이 늘어난다.
이같은 일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감하는 그래서 별 새로울 것이 없는 한국 직장인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니 비만이 늘어나고 바르지 못한 식생활로 나트륨이 과다섭취되거나 칼슘이 부족한 상황이 반복되며 문제가 되고 있다.



비만 증가 추세 여전,
이상지혈증 악화

실제로 보건복지가족부는 최근 10여년간 금연이나 B형 간염, 고혈압 관리 등은 개선됐지만 신체활동(운동), 비만, 이상지혈증 등에서는 건강수준이 나쁘게 나타났으며 나트륨 과다섭취 등이 영양부문 주요 문제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에너지 섭취는 충분한데 운동은 부족하고 여기에 인스턴트식품이 활개를 치며 생기는 문제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런데 문제의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복지부가 발표한 ‘2007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중간결과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19세 이상 비만(BMI 25 이상) 유병률은 2007년 31.7%로 10년간 5.7% 증가했으며 남성의 경우 2006년 36.2%로 1998년 25.1%에서 11.1% 급증했다.
고도비만인 BMI 30 이상인 경우도 1998년 2.3%에서 2007년 4.1%로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물론 특정된 하나가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조사를 실시한 복지부도 국민들의 신체 활동이 감소한 반면 에너지의 섭취가 늘어나면서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체활동 실천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가장 기본적인 ‘걷기’의 경우, 하루 30분 이상씩 주 5회 이상 걷기를 한 사람이 전체 45.7%(2007년)에 불과해 2001년 75.6%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중증도 신체활동’을 하루 30분 이상씩 주 5회 이상 실천한 사람도 2005년 18.7%에서 지난해 9.9%로 줄었고 격렬한 신체활동을 1회 20분 이상, 주 3회 이상 하는 사람도 2005년 15.2%에서 2007년 13.9%로 줄었다.
더욱이 비만이 늘면서 관련 질환도 증가해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2005년 8.1%에서 2007년 10.8%로 증가하는 등 이상지혈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와 대부분 영양소 섭취는 정상이지만 나트륨은 기준의 3배나 많이 섭취하고 있었으며 칼슘 섭취는 10년간 7.5% 감소하는 등 칼슘과 칼륨은 기준치의 50~60% 정도 수준으로 부족했다.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비만이나 이로 인한 질환들의 배경에는 운동 부족이나 영양불균형 문제가 빠질 수 없다. 무엇보다 누구나가 공감하는 운동 부족만큼 영양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비만 등 문제 지속,
해결책은 어디에?

예컨대 높은 나트륨 섭취는 이상지혈증, 고혈압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근래 조사결과에서는 칼슘 섭취의 양이 비만이 반비례한다는, 즉 칼슘 섭취가 낮을 경우 비만의 확률이 높다는 보고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가적 영양관리사업의 필요성이 높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은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 영양섭취 및 식습관이 원인으로 식이요법이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며, 고지혈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경우 2003년 33만명이었으나 2007년 64만명으로 약 2배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고지혈증, 빈혈, 골다공증,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중 2003년 이후 가장 빠르게 증가한 질병은 고지혈증으로 2003년 건강보험급여 청구건수가 75만2000건에서 2007년 173만6000건에 이른다”며 “나트륨, 콜레스테롤, 당분 등 영양소의 과다섭취로 인한 질병뿐 아니라 철, 칼슘, 비타민 B12, 엽산 등 영양소의 결핍 및 불균형으로 인한 질병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영양관련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 증가를 막고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질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 국가적인 차원의 영양관리사업 등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학회 차원에서도 영양관리에 대한 논의가 많이 되고 있으며 영양관리사업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의사나 영양사 등 관련 전문가, 일반인 또한 국가적인 영양관리사업이 시행돼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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