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상생전략'

2018.05.08 10:00:33 호수 1165호

대화와 타협으로 창업성공률 높이기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갑질’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공정위의 이번 발표는 지난해 한바탕 떠들썩했던 가맹본부의 갑질을 원천 차단하고 소비자와 가맹점을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경제적 이해관계를 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 그 전에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 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상생방안을 찾는다면 그것이 서로의 이익에 더 유리하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은 고객 및 경쟁 브랜드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내부자 관계이며 지속적인 관계 속에 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본사와 가맹점의 상생 전략을 살펴본다.

상생 방안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 중 다수는 영세한 중소기업이다. 그러다보니 무리하게 가맹점 개설에 본사의 역량을 집중하게 되고, 반면 가맹점 매출증대를 위한 경쟁력 제고에는 소홀히 하게 된다. 

본사가 다행히 가맹점 개설이 순조롭게 되면 어느 정도 생존할 수 있지만, 가맹점 개설이 안 되면 갑자기 재정난에 빠지고 얼마 못가 무너지면서 가맹점 또한 낭패를 보게 된다. 따라서 창업초기에는 직영점과 가맹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창업 초기에 많은 광고비를 썼는데도 가맹점 모집이 안 된 경우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본사는 초기에는 돌다리도 두드린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검증하면서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 

본사는 가맹점의 원가절감을 위한 노하우 구축하고 고객, 가맹점, 협력업체, 본사가 모두 상생하는 시스템 마련에 회사의 온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 프랜차이즈는 본질상 본사가 처음부터 이익을 챙기려고 하면 우량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 수 없다. 또 네 주체 중 누구 하나라도 불만이 있으면 그 브랜드는 도태하게 되는 것이 시장 논리다. 사실 국내 대표적인 성공 프랜차이즈 중에는 창업초기 5년 이상 본사가 적자를 낸 곳이 다수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맹점 중 하나는 유행 업종이 너무 빨리 바뀐다는 점이다. 심지어 반짝 유행하다 1년도 안 돼 사라지는 업종도 많다. 해서 직영점을 최소한 1년 이상 운영한 후 가맹점을 모집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한 기후 특성이 있어 각 계절별 매출을 진단할 수 있는 한 사이클은 지나야 한다. 

또한 흔히 프랜차이즈 사업은 ‘복제사업’이라고도 한다. 이는 직영점의 성공 노하우를 충분히 터득한 후 가맹점에 그대로 옮겨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맹 초기부터 이익 남기려면 안 돼
장기적으로 탄탄한 성장모델 구축해야

이처럼 직영점에서 매출 및 이익 검증을 충분히 거친 후 모집된 가맹점이 직영점의 성공모델을 이어 받아 하나둘씩 증가하면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가맹점 수가 되면 전체 가맹점이 모두 하나의 브랜드로 동반성장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근자에 문제되는 프랜차이즈 ‘갑질’ 문제 중 하나는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의 유통마진을 너무 많이 남긴다는 점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에 로열티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데서 오는 모순이다. 따라서 향후 본사의 과도한 유통마진은 개선되어야 한다. 

다만 로열티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가운데 갑자기 본사의 유통마진을 과도하게 낮추면 본사의 생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맹점이 그동안 없던 로열티를 쉽게 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본사는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질 수 있고, 본사가 생존이 불투명하면 가맹점 또한 낭패를 보는 것은 불문가지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평균 로열티가 가맹점 매출의 6%선이고, 일본은 3~7%선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로열티를 받는 본사가 많지 않고, 받고 있는 본사도 2~3%선에 불과하다. 

로열티와 물류마진을 적절히 혼합한 형태로 가는 것이 갑작스러운 변화에서 오는 혼란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가령 로열티를 가맹점 매출의 2~3% 선에서 본사에 내고, 대신 물류 유통마진은 지금보다 낮춰서 가맹점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가맹점도 큰 부담이 없고, 본사도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된다. 

가맹점은 가맹계약서에서 지정한 대로 로열티를 내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가맹본부는 원자재 소싱 능력을 키워서 같은 품목이면 가맹점에서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본사에서 공급하는 가격이 더 저렴한 노하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점이 확보된다면 본사와 가맹점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가맹점의 영업이익률의 어느 정도에서 로열티와 물류마진율을 책정해야 하냐는 점이다. 인건비 상승과 높은 임대료는 가맹점의 영업이익률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뢰관계 구축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가 등록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제조, 벤처, 유통 등 다른 산업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맹본부 역시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것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모순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창업 성공률이 독립 창업 성공률보다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본사와 가맹점은 공동운명체라는 마음으로 상생의 자세를 견지한다면 가맹점 창업이 자영업 시장의 창업 성공률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