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 오너형제 수상한 지분 정리 내막

2018.02.20 09:47:50 호수 1152호

하나 둘…180억 벼락 매각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회사 오너 일가가 지분을 대거 매도한다면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일반 투자자보다 회사 정보를 더 빠르게 접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특히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경우라면 의혹의 시선은 더 커진다. 잘나가던 대한유화의 지분을 오너 일가 형제들이 180억원 가량 매도한 사실에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것은 불가피한 모습이다.
 



대한유화는 1970년 창립 이래 국내 최초로 합성수지 생산공장을 준공해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기반을 다졌다. 현재 대한유화는 2016년 기준 1조596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1조7636억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돈 급했나?

1990년대 경영난을 겪던 대한유화는 1998년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현재의 안정적인 기반을 다졌다. 경영난 가운데 지분 10% 가량을 가지고 있던 동부그룹과 코오롱 그룹이 정부가 가지고 있던 지분을 노리면서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오너 일가의 경영권이 위협받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H&Q 사모펀드가 2007년 정부로부터 대한유화 지분 21%를 매입하며 경영권을 방어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결과적으로 위기를 겪으면서 오너 일가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손에 쥔 셈이다. 이 같은 배경서 대한유화가 올해 들어 오너 일가가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순규 대한유화공업그룹 회장의 형 이현규씨가 대화유화 주식 1만1600주를 장내거래로 매각했다. 200주서 최대 3800주씩 주식을 매도했다. 처분금액은 35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회장의 다른 형제인 이창희씨는 총 2만325주를 매각해 62억796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이국희씨는 총 2만900주를 팔아 64억3710만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친인척인 구자향씨는 총 7000주를 매각해 21억2650만원을 챙겼다.

이들 오너 일가가 챙긴 액수는 183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지분 정리에 나서자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통상 오너 일가가 갑자기 지분을 처분하면 다양한 말이 나온다. 

이씨일가 갑자기 주식 처분
왜?…배경 두고 다양한 추측

내부 정보를 이용해 악재 발표 전 지분을 털고 나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은 주시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선 주가 고점서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두고 ‘먹튀’라는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이번에 지분을 매각한 오너 일가는 회사 경영과는 무관해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한다”며 “단순 개인적인 사정으로 매각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한유화의 전망은 긍정적인 상황서 지분 매각에 나선 것에 의문이 남는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증권사가 전망한 지난 4분기 대한유화의 실적 평균치는 매출액은 6334억원, 영업이익은 103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05%, 5.37% 증가한 수준. 올해 연간 매출은 2조5980억원, 영업이익 4562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43.24%, 61.2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이번 오너 일가의 매각을 두고 단순 차익실현이라는 평가가 설득력이 있다. 

지난해 10월 22만원 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올해 들어 33만원 선까지 급등하면서 오너 일가가 차익실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오너 일가의 주식 매도후에도 주가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에는 34만500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회사와 무관”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유화와 같이 오너 일가가 주식 거래를 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책임경영 차원서 주식 매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투자자 입장서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한유화 온산공장 매연 솜방망이 논란

대한유화의 온산공장서 불기둥이 솟았다. 하지만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어 별다른 조치 없이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달 24일 오전 7시부터 (플레어스택·가스를 태워 독성 등을 없애 대기 중에 내보내는 장치)서 20~30m 높이의 불기둥이 솟았다. 해당 불기둥은 30일 오후까지 계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주일간 매연이 울산 상공을 덮은 셈. 

불기둥은 검은 매연 등을 내뿜으며 상공으로 퍼졌다.

문제는 최근 6개월 사이 계속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해당 공장은 에틸렌 생산량을 연간 47만톤에서 80만톤으로 늘리는 증설을 단행했다. 


같은 달 5일 시운전에 들어갔는데 나프타 액화 공정에서 생긴 문제로 20일 가까이 굴뚝에서 불기둥과 매연이 발생했다. 

공장 안정화 작업이 끝난 9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0일 간의 조업정치 신청을 처분을 내렸다. 울산시 측은 1년간의 개선명령 조치했다.

그러나 대한유화는 창원지방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해 조업정지를 피했다. 현재 조업정지 처분과 관련된 법적 판단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발생한 불기둥이 향후 법적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환경청은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뒤 참고자료로 첨부할 방침이다. 조사결과에 따라서는 이번 사건을 별건으로 처리해 제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울산시 측은 개선명령 기간이라 이번 사건에 대한 마땅한 조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법적인 근거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제재를 검토해야하는 현재로서는 (개선 기간이라) 마땅한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사 사건 발생시 환경청 측에서 조업정지 처분을 내려도 대한유화와 같이 집행정지 신청을 하면 조업정지 처분을 피해가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고 말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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