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도전하는 무용수’ 하지원

2018.02.05 10:42:39 호수 1152호

신체의 한계 넘어 세계로 날아오르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이 공개됐을 때 대중은 충격을 넘어 경외감을 느꼈다. 분홍색 토슈즈에 감춰져 있던 강수진의 발은 본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망가진 상태였다. 무대의 끝과 끝을 누비는 무용수의 발은 혹사에 시달린다. 매순간 신체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무용수 하지원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하지원은 “무대의 맛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로 24세가 된 무용수 하지원은 8세 때 발레를 시작했다. 이후 선화예술고등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에 진학했다. 현재는 미국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센트럴 일리노이 발레단서 최초의 한국인 수석무용수이자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끊임없는 도전

하지원은 2011년 신말연 발레단서 ‘Dream, 색깔찾기II’ 작품을 통해 재능을 뽐냈다. 이를 감명 깊게 본 김혜영 무용단서 하지원을 캐스팅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작품 ‘On Time-Contemporary Dance’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학교 1학년 때는 ‘돈키호테 중 둘시네아’라는 작품으로 여러 협회와 대학서 많은 상을 받았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하지원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다. 2012~2013년 선화예고 재학시절에는 탈리스만(Talisman), 지젤(Giselle), 돈키호테(Don Quixote) 등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여덟 살 때 발레 시작
창작 활동도 활발하게


하지원의 실력은 대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한다. 2015년 11월 하지원은 천원의 행복 박인자 발레단서 공연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작품은 오달리스크(Odalisque), 콘체르토 바로코(Concerto Barocco)이다. 오달리스크에서는 3인무를, 콘체르토 바로코에서는 단체 군무를 췄다.

숙대 재학시절에는 Huz Dance Company서 초청받아 공연에 참가했다. 이날 공연서 하지원은 클래식 작품이 아닌 모던 발레로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유연한 몸동작과 아름다운 선이 무대장치와 어우러져 수준 높은 무대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하지원은 무용수로서 창작자의 의도를 춤으로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창작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숙대 페스티벌에 올린 창작 작품 ‘Blow-up’은 욕망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무대로 구성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빨간 천을 무대 소품으로 사용해 한 마리 새가 날아가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것은 ‘욕망의 바람이 불어온다’는 내용과 잘 어우러졌다. 공연은 심오한 음악과 동작, 무대 효과가 가미돼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골반 작아 부상 위험 높지만
관객들의 박수 잊을 수 없어

역시 숙대 페스티벌에 올린 ‘청춘’은 안무가와 무용수의 역할을 병행한 하지원의 1인2역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휘해 무용수들의 재량에 맞게 역할을 배치했다. 

따사로운 봄바람 아래 어둠의 굴레서 몸부림치는 태양 같은 청춘을 춤으로 풀어낸 작품은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사춘기나 슬럼프 같은 인생의 굴곡을 경험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12월에는 별사탕요정 역할을 맡아 그랑 파드되(고전발레서 주역인 발레리나와 그 상대역이 추는 것)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호두까기 인형’ 솔로 부분 역시 큰 박수를 받았다. 3일 동안의 공연은 모두 만석이었고 관객들은 “아름답고 환상적인 무대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원의 도전은 한국 무용계서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무용수로서 신체의 한계를 가진 하지원이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원은 뼈 구조상 무용을 하기에 좋지 않은 몸이다. 

골반이 남들보다 훨씬 작은 편이라 무리한 턴 아웃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목과 무릎에 부상을 입기 쉽다.


미국서도 관심

딸의 몸 상태를 알고 있는 부모님은 발레를 그만두라고 권유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하지원은 “무대의 맛을 알아버렸는데 제가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어요?”라고 반문했다. 어렸을 적 무대에 처음 섰을 때 관객들이 자신의 춤을 보고 박수를 보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무대서 춤출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하지원은?]

1995년 출생

▲학력

선화예술고등학교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재학

▲수상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전국초중무용경연대회 장려상(2009)
덕원예술고 전국 초중무용콩쿠르 은상(2009)
서울예술고 전국 초중무용콩쿠르 은상(2009)
선화예술고 선화 전국 무용콩쿠르 은상(2009)
한음발레콩쿠르 은상(2009)
세종대학교 세종무용콩쿠르 은상(2009)
한국예술종합학교 K'ARTS 전국무용콩쿠르 은상(2009)
고양예술고 전국 무용콩쿠르 은상(2010)
한국체육대 전국 무용콩쿠르(2010)
제19회 전국 학생무용경연대회 수석상(2010)
서울 그랑프리 발레콩쿠르 3등(2010)
중앙대 전국 남녀 초중고 무용경연대회 금상(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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