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밝힐 건 밝히고 묻을 건 묻자

2018.01.08 10:36:12 호수 1148호

황금개의 해인 무술년을 맞이해 이 민족 최초의 국가였던 고조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자. 다수의 사람들이 고조선이 터전을 잡은 태백산이 강원도에 있는 태백산 혹은 북한에 소재한 백두산이나 묘향산이라 즉 태백산이 현재 한반도 내에 위치했던 산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태백산의 정확한 위치를 밝히기 위해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해가겠다. 먼저 한반도에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고조선이 건국된 시기, 기원전 2333년의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한반도에 국가 형성 과정을 살피기 위해 백제로부터 출발하자. 백제를 건국한 사람은 온조왕이다. 온조는 고구려의 시조인 고주몽의 둘째 아들로 형인 비류에 밀려 남하해 한강 유역에 백제를 세운다.

이제 고구려의 건국 과정이다. 고구려의 시조인 고주몽은 고구려보다 위쪽에 위치해 있던 부여의 왕 금와의 아들이다. 그는 금와의 장남인 대소와 다른 형제들이 자신을 죽이려 하자 남하해 고구려를 세운다.

그렇다면 부여란 국가는 어떨까. 자세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나 중국 측 기록에 의하면 시조인 동명이 북쪽 탁리국으로부터 이주해와 건국했다 하는데 이게 기원전 200여년 무렵에 일이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고 지속해서 역으로 치고 들어가면 한반도에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을 예측할 수 있다. 권력을 잡는 과정서 밀려난 사람 혹은 국가를 세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던 사람이 한반도 방향으로 이동하여 국가를 세웠다고 말이다.


이제 고조선이 건국되었던 기원전 23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그 무렵 한반도에는 극히 소수의 사람들이 씨족 혹은 부족의 형태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국가가 성립될 수 있는 여건조차 구비돼있지 않았었다.

그렇다면 고조선이 세워졌던 태백산의 위치는 어디였을까. 역사의 순리에 입각하면 분명 한반도는 아니었다. 현재 어느 위치라 확언할 수 없지만, 이동하는 과정을 살피면 한반도보다 오히려 황하 유역의 중원에 더 가까울 수 있다.

결국 태백산은 한반도에 존재하는 산이 아닌 중국 대륙 어느 지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그 태백산을 한반도에 있는 산이라 박박 우겨대고 있다. 이 민족의 무대를 스스로 제한하는 어리석음의 극치라 아니할 수 없다.

이를 염두에 두고 최근에 다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위안부 문제에 접근해보자.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박근혜정권 시절) 합의가 양국 정상의 추인을 거친 정부 간의 공식적 약속이라는 부담에도 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함께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정부간 합의를 지키겠다는 의미인지 파기하겠다는 건지 도대체 이해불가다. 그런데 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문 대통령이 왜 이 문제를 다시 거론했느냐다. 이 문제의 본질은 우리의 무능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일전에도 이 부분에 대해 <일요시사>를 통해 간략하게 언급한 바 있다. 우리의 무능을 남 탓으로 돌리지 말고, 비록 부끄러운 일이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해결하자고 말이다.

각설하고, 새해를 맞이해 감히 대한민국에 제안한다. 역사는 미래의 시금석이 돼야 한다는 차원서다. 하여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밝혀야 할 부분은 밝히고 묻어야 할 일은 과감하게 묻자고 말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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