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그룹 황태자 전용 로열로드 플랜

2017.12.21 14:07:25 호수 1145호

3세 승계 시동…23세인데 벌써?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최근 대성그룹서 의미심장한 변화가 감지됐다. 회장의 장남이 지주사 주식을 비상장 계열사로 현물출자한 것을 두고 회사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의문부호를 떨쳐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대성홀딩스는 지난 4일, 김영훈 회장의 장남 김의한씨가 보유한 대성홀딩스 주식 전량(258만4307주)을 계열사인 '알앤알'에 현물출자했다고 공시했다. 실제 지분 거래는 지난달 27일 일어났다. 현물출자를 통해 알앤알은 대성홀딩스 지분율을 16.8%서 32.84%로 높였고 김 회장(39.90%)에 이은 2대주주로 올라섰다. 

교묘한 작업

알앤알은 2001년 12월 14일 알앤알리모델링으로 설립됐다. 알앤알은 대성과 대성청정에너지, 대정이앤씨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최근 알앤알의 수입은 지분법이익서만 발생하고 있다. 2016년과 2015년 알앤알의 지분법이익은 각각 26억원, 18억원이다. 

자체 사업을 하지 않는 지주사의 수익 구조를 띠고 있다. 2011년 2월 건축공사업 관련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회사인 대성이앤씨로 이전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알앤알의 주주는 김 회장(99.83%)과 의한씨의 첫째 누나 김영주 알앤알 등기이사(0.17%)였다. 이번 현물출자로 기존 지분구조는 크게 요동쳤다. 의한씨는 주당 1만1131원에 대성홀딩스 지분을 넘겼는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88억원이다. 이에 따라 주당 2만6520원에 알앤알 신주를 취득했다. 


다만 현물출자로 인한 의한씨의 알앤알 지분을 확보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물출자액을 볼 때 의한씨는 알앤알 지분 108만4688주를 취득한 것으로 추산될 뿐이다. 2016년 말 알앤알의 총 주식수가 114만1000주였음을 감안하면 기존 주식 수와 유사한 수준의 신주가 발행된 셈이다. 
 

재계에선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의한씨가 그룹 지주사 주식 처분과 동시에 비상장사인 알앤알 지분을 취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대성그룹이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다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남 소유 홀딩스 주식 현물출자
지주사 위 또 지주사…노림수는?

대성그룹은 2009년 대성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했다. 따라서 그룹 지배구조 상에서 의한씨가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점에 있는 대성홀딩스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문제는 자금이다. 김 회장이 보유 중인 대성홀딩스 주식 641만9379주를 의한씨에게 증여할 경우 엄청난 상속세를 감수해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승계절차는 알앤알을 통해 대성홀딩스를 지배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알앤알이 기존 지주사인 대성홀딩스의 윗선에 위치한 ‘두개의 지주사 체제’를 뜻한다. 실제로 이번 현물출자를 통해 ‘김 회장 부자→알앤알→대성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갖춰졌고 의한씨는 대성홀딩스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 부담서 벗어났다. 

알앤알은 비상장법인으로 대주주가 갖는 이점이 적지 않다. 비상장사라는 특성상 정확한 가치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대주주로선 상장주식 대비 가치 측정서 자유로울 수 있다. 
 

실제로 알앤알의 기업가치는 의한씨의 신주 취득가격을 바탕으로 대략적으로 산출되는 수준이다. 현물출자 전 기업가치는 약 3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신주 발행을 통해 불어난 주식을 더하면 기업가치는 6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이 같은 특징은 승계 작업의 노출을 최소화 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 

예고된 승계


알앤알이 지급할 배당 역시 김 회장 부자의 지배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알앤알은 매해 5억∼7억원 안팎의 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다. 이번 현물출자 후 김 회장과 의한씨는 알앤알 주식을 절반씩 보유하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1994년 생으로 올해 24세인 의한씨가 향후 계열사 지분을 매입할 때 배당은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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