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소셜테이너 출연금지’ 파문 일파만파

2011.07.25 09:50:00 호수 0호

MBC, ‘김여진 잘못 건드렸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MBC가 만든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법’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각종 사회 저명인사들이 MBC 출연을 거부하고 나섰으며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C노조는 사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헌법소원,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등도 검토하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연예인들 사진이 발견돼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소셜테이너 출연자 고정출연 제한, 이명박 지지 인사들은?
“나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닌데....” 촌철살인의 글 남겨

MBC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대립한 사안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한 사람’은 고정출연을 할 수 없도록 심의규정을 바꿔 배우 김여진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을 차단한 데 대한 비판과 저항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너도나도 출연거부

문화방송(MBC) 새 방송심의규정에 따라 김여진의 출연이 무산된 뒤 트위터 등을 통해 지식인들의 MBC 출연거부가 잇따르고 있다.

출연을 거부한 대표적 인물로는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며, 그 외에도 지식인 등 여러 저명인사들이 MBC 출연거부 의사를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84여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소설가 이외수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소셜테이너란 society+entertainer 의 합성어로 ‘사회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 이라는 뜻이랍니다”라며 “연예인은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이 MBC의 견해인 셈인데요.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방송국도 있습니까”라고 MBC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외수씨의 글을 신속히 RT하면서 사측에 반기를 들었다.

지난 17일 오후에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에 잡히는 경제>에 3년9개월 동안 고정출연해온 제정임 세명대 교수도 출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제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BC가 방송출연자의 생각과 행동을 사실상 검열하는 취지의 ‘고정출연자 제한’ 규정을 확정했습니다. 저는 이 위헌적 규정의 폐지를 요구하며 MBC 출연을 중단합니다”라고 밝혔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MBC 여의도 본사 앞에서 ‘삼보일퍽’을 진행했다. 삼보일퍽은 MBC의 새 방송심의규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MBC 앞에서 세 걸음 걷고 한 차례 ‘팔뚝질’을 하는 삼보일배의 변형된 1인시위 방식이다. 탁 교수는 “언론이 권위를 갖는 것은 국민을 대변하기 때문”이라며, MBC가 이번 조치로 언론의 권위를 상실했음을 선언했다.

진중권씨도 자신의 트위터에 “MBC, 김여진 자르기 위한 고난의 행군”이라며 “흠, 김흥국에 이어 이순재, 이덕화도 출연을 금지하려나?”라고 비꼬았다. 새 심의규정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선 과거 이명박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다른 연예인들도 출연금지 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더 나아가 “앞으로 MBC에 고정 출연할 수 없는 연예인들의 명단과 사진입니다”라며, 대선 직전이던 지난 2007년 12월6일 한나라당사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했던 연예인들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지지선언 회견에는 이덕화, 독고영재, 김건모, 박상규 등 중견연예인을 비롯한 김재원, 이재훈, 이훈, 소유진 등 젊은 연예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MBC라디오 평PD협의회도 15일 성명을 통해 “사측 논리대로라면 대선 때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순재나 이덕화 등은 지금 당장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런 사태에 현역 PD들은 “분노하다 지쳐 이젠 허탈하고 창피할 뿐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전례가 없는 규정이다.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사상검증을 하란 말인지 기가 막힌다”고 분노를 표출했으며, MBC 노조는 심의 대상이 되는 출연자 중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을 모아 사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법적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사규는 심의 대상이 될 언행에 대한 시점 제한이 전혀 없고, ‘사회적 쟁점’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 ‘명예와 위신’ 등 추상적인 표현으로 채워져 있어 법적으로 논란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대해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사규는 더 공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한 폭넓은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며, 사안이 발생하면 각 본부장이나 국장들이 판단할 일이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한편 당사자인 김여진은 방송 출연 금지가 확정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나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닌데...”라는 촌철살인의 글을 남겼다.

MB 지지 연예인은?

김씨를 둘러싼 이 같은 논란에 아이디 pansoo**는 “얼빠진 MBC경영진 뭐가 원칙인지...? 원칙을 갖다 대려면 공정하게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해야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원칙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MBC경영진을 힐난했으며 아이디 vow** “김미화씨 하차와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의 <시선집중> 외압 하차 등 라디오 시사프로에 대한 상식 밖의 외압과 칼질은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김여진과 관련된 이번 문제는 차원을 달리하는 코미디”라며 MBC를 규탄했다.

한편 아이디 hyva**는 “진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성인들 고맙습니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바른 생각을 펼칠 수 있으니... 멋있습니다. 힘내세요!!”라고 MBC 출연 거부를 선언한 지성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