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해진 손학규 ‘비상구 플랜’ 전모

2011.07.19 10:00:00 호수 0호

‘통 큰 행보’에도 하락? 그렇다면 ‘통 큰 양보’!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최근 해외로까지 보폭을 넓히며 ‘통 큰 행보’를 구가하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최근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급락했다. ‘분당대첩’에서 금배지를 거머쥐며 단숨에 지지율이 14.3%까지 급등했지만 이제 분당효과가 막을 내렸다는 평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내에서는 정체성 의문으로 내전에 휘말리고 있고, 당 밖에서는 통합을 향한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는데…. 손 대표는 과연 이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야권대세론자로 독주체제를 이어갈 수 있을까?

분당효과 막 내려 원점으로 돌아간 지지율
해외순방 보따리 긍정평가도 평창에 묻혀?

지난 11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이 31.5%로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반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8.9%인 한 자릿수로 급락한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손 대표는 지난 4.27재보선으로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을’ 지역 입성에 성공하며 지지율이 14.3%까지 급상승했다. 하지만 마의 15%를 넘기지 못하고 10주 만에 다시 한 자릿수 지지율인 8.9%를 기록하며 분당대첩 효과 이전으로 회귀했다.

이에 손 대표의 범야권 ‘대권행’ 독주체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뒤를 잇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8.2%)와 불과 0.7%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있는 것.



지지율 한 자릿수
분당대첩 이전으로

이처럼 범야권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대권행은 다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손 대표 측은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동안의 영수회담을 통해 야당 대표로서의 역할도 했고, 일본과 중국 등 해외순방을 통해 꾸려온 보따리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 지지율 상승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 큰 행보의 특수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중국의 유력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초대를 받은 점과 더불어 일본과 중국 유력 지도부를 잇따라 만나며 야당 대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대북문제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을 높게 평가받으며 대선 후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가자 정계에서는 손 대표의 지지율 하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손 대표가 방중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던 당일, 평창 유치 소식이 발표되면서 모든 시선이 아프리카로 쏠려 중국 해외순방 성과물이 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로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상승의 반작용으로 손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됐다.

여기에 그동안 ‘한-EU FTA’와 ‘KBS 수신료 인상 문제’ 등으로 당내 불협화음이 계속 노출되며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이어 대북기조 정책을 놓고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정체성’ 의문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탈여의도 행보 비판
노동현안에 소극적

실제 당내 최고 ‘맞수’로 꼽히는 정동영 최고위원도 손 대표의 대권행보에 제동을 걸며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정 최고위원은 ‘햇볕정책’에 대한 손 대표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였고, 비주류의 연합체인 쇄신연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세확산을 도모하며 손 대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손 대표는 지난 13일 민주당 당사에서 3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고동락 민생실천’ 발대식을 갖고 바닥민심을 살피기 위해 제2차 희망대장정의 출발을 선언했다. 2차 희망대장정은 다음달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손 대표의 ‘탈(脫)여의도행’을 두고 당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일본, 중국 등 해외순방에 이어 주요 현안이 산적한 8~9월 임시?정기국회를 앞두고 또 외출 계획을 알리자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

당을 이끌어야 할 대표가 국회를 비운 채 임시국회가 열리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과 대여 공세에 따른 방어막도 약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제도 개선이나 정책 마련 등의 실질적인 성과물이 미비한 상황에서 외교, 안보 등 대권행보에만 치우쳐져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국민들이 어느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지 다 아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민생탐방보다 민생대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범야권에서도 민생문제를 강조한다는 제 1야당 대표가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부산 한진중공업 사태 등 노동현안에 ‘강 건너 불구경’한다는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 9일~10일 부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를 위한 대규모 시위에 민주당은 정동영, 조배숙 최고위원 등 일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희망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다른 진보야당들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노동현안 문제에 직접 당 대표가 나서 총력전을 펼쳤다. 여기에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와 노회찬 전 의원 등도 현장을 방문해 최루액 물대포를 맞고 실신하거나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 대표만 참석하지 않은 상황이라 ‘야권대통합’을 외치는 손 대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범야권에서는 손 대표가 대권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1:1구도에만 혈안이 되어 야권통합의 특수만 누리려 한다는 따가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바닥민심 살피러 희망대장정 떠나 ‘민심사냥’
물밑에서 호남물갈이로 통 큰 양보 준비 중?

이처럼 당 안팎의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손 대표가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섰다. 손 대표 측근은 “이미 지난 1월 한진중공업을 방문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태 해결을 촉구했을 뿐 아니라 지난달 영수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2차 희망버스에 오르지 못한 것은 손 대표가 중국을 다녀온 다음날 개최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손 대표도 한진중공업 사태의 중요성을 인식해 최대한 일정을 조정해 이번에 방문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그는 지난 14일 직접 한진중공업을 찾아 이재용 사장 및 노사 관계자들과 만났다. 그는 사태 해결을 위한 회사 측의 배려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기업으로서 기업의 윤리와 책임이라는 차원에서 결단해서 전향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바닥민심 듣고 정책제안
호남 물갈이로 인재수혈

 

 

 

 


야권통합과 관련해서는 그간 민주당이 보인 행보가 미덥지 않다는 반응과 손 대표의 진정성 문제까지 더해지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 대표는 차기 총선에서 현역의원의 호남지역 양보를 끌어내 야권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최근 김효석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고, 앞서 정세균 최고위원이 종로에 출마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김영춘 최고위원, 김부겸 의원, 장영달 의원이 그동안 민주당의 불모지로 불렸던 영남행 도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흐름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고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27재보선에서 순천을 민주노동당에 양보해 성공했던 경험이 롤모델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금은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모습이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호남양보=야권통합’이라는 등식성립에 기대어 한층 탄력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발표된 당개혁특위의 ‘공천룰 최종안’은 기존 지구당위원장이나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양보를 골자로 하는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최고위원회와 중앙위원회의 추인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내용을 보면 사실상 전국적 공천물갈이를 시사하고 있다.

때문에 손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위한 히든카드가 ‘호남물갈이’라는 것으로 점차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미온적 태도 비판
적극적인 실천 요구

야권의 한 관계자는 “손 대표가 그간 말로만 ‘민생’을 화두로 던졌지 실질적으로 현장으로 들어가 직접 실천력을 보여준 것이 없고, 외교·안보에만 힘을 쏟으며 국내 노동 현안에 너무 소극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뒤늦은 한진중공업 방문을 두고 그는 “이번 희망버스가 시민의 자발적 참여 속에 이뤄진 만큼 여론의 압박에 눈치를 보며 움직이기 보다는 당 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민주당이 통합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야당 대표가 모두 관심 갖고 참석한 행사에 손 대표의 소극적 대응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야권통합에 ‘희생’을 강조한 만큼 말뿐이 아니라 확실한 실천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손 대표는 쏟아지는 비판에 정면대응하며 수습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로는 지지율하락과 당 안팎의 비판으로 대권행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또 어떤 히든카드를 꺼내들어 분위기 ‘반전’을 꾀할지 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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