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 프랜차이즈 황제경영 -봉구스밥버거

2017.11.10 12:01:59 호수 1139호

대표 잘못에 점주 피눈물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현 정부서 프랜차이즈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태의 심각성이 위험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일성도 이 같은 맥락서 나왔다. <일요시사>에서 프랜차이즈의 황제경영 실태를 점검했다.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들의 시름이 깊다. 오너리스크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악몽은 봉구스밥버거의 오세린 대표가 호텔서 복수의 여성들과 마약파티를 했다는 혐의가 드러나서부터 시작됐다.

오너 리스크

급기야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노호성)는 마약 투약 및 권유 혐의로 기소된 오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및 약물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에 벌금 210만원의 형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오 대표는 수차례에 걸쳐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의 마약을 구입해 투약했다. 때로는 주변 사람에게 권유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2015년 5월 호텔서 여성 3명과 엑스터시를 투약하는 것을 시작으로 총 3회에 걸쳐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대표는 논란이 고조되자 서둘러 사과하는 모습이었다. 오 대표는 봉구스밥버거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저에게 일말의 기대가 있었던, 여러 사람에게 죄송하다”라며 “여러분께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리고 기대를 배신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저는 갑작스러운 젊은 날의 성공을 담을 그릇이 아니었고, 순간 일탈로 이어졌다”라고 사과했다.
 

또한 오 대표는 “저 개인의 일탈이다. 저희 점주님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장사하시는 분들이고 저희 직원들도 점주님들 도와 진심으로 일한다”며 “저를 욕하고 꾸짖어주시고, 제 잘못으로 상처받은 점주님들과 직원분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염치없이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봉구스밥버거는 지난 2009년 길거리 장사로 시작해 900호점(2014년 8월 기준)을 돌파해 청년창업 브랜드의 상징으로 통했다. 규모도 해마다 성장했다. 2014년 117억원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209억원, 지난해 234억원까지 성장했다. 2년새 두 배나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지속적인 성장에 물음표가 찍혔다.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인한 매출하락이 가맹점주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가맹점수도 863개(2016년 정보공개서 기준)에 달하는 만큼 사회적 차원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맹점주들은 오 대표에게 법적인 조치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 300명으로 구성된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달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본사 대표이사의 마약사건으로 가맹점 매출이 계속 하락하는데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방치하고 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것을 밝혔다. 

협의회 측에 따르면 이들이 오 대표 마약 사건 이후로 받은 매출 하락은 기존 대비 30% 수준이다.

오 대표와 가맹점주 사이에 갈등은 고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봉구스밥버거의 독단적인 황제경영의 전말이 드러나고 있는 모양새.

필로폰·엑스터시 등 마약 투약 발칵
이미지 회복용 광고도 가맹점에 전가 


실제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 갑질을 한 정황이 속속 폭로되고 있다. 

지난달 말 <노컷뉴스>에 따르면 ‘봉구스 밥버거’ 가맹본부는 지난 2014년 초부터 카드결제 시스템인 밴 대리점을 기존의 P사에서 S사로 바꾼 뒤 새로 계약을 맺도록 했다. 문제는 해당 계약에 가맹점주들에게 불리한 독소조항이 있었던 것.
 

가맹점주들이 문제 삼은 부분은 S사의 수익이 떨어지면 약정기간이 자동으로 연장되고 위약금도 오래 사용할수록 늘어나도록 계약서가 설계됐던 점이었다.

정부가 영세상인을 위해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하면서 수익이 낮아질 것을 보전하기 위한 꼼수라는 설명. 이에 반발한 한 가맹점주는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으나 위약금이 만만치 않았다. 

S사와의 계약을 해지하려던 한 가맹점주는 <노컷뉴스>를 통해 “계약을 해지하려고 위약금을 물어보니 부가세 포함해 600만원이라고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 가맹점주는 3년 2개월간 계약을 유지했지만 밴 대리점의 수수료 (발사가 지급)인하에 따라 계약기간이 21개월 연장됐다.  

가맹점주는 독소조항이 포함된 S사와의 계약을 가맹본부가 방치한 것은 석연치 않다면서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봉구스밥버거 측도 계약서에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봉구스밥버거 측은 “나중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가 당시에는 시작한지 얼마 안돼 시스템이 미비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황제경영의 행보가 시작일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점이다.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협의회가 지난 1일 배포한 보도자료서 “대표의 마약구속 사건 이후 본사가 가맹점주와의 가맹계약서를 변경하면서 광고비 부담 비율을 종전 ‘본사 50%, 가맹점주 50%’서 ‘본사 20%, 가맹점주 80%’로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봉구스밥버거 본사는 매년 가맹계약서를 변경할 것을 요구하는데 최근 계약서에 따르면 광고비 부담 비율을 가맹점주 부담이 훨씬 크게 재조정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엄청나게 추락했는데 본사는 이미지를 복구하려면 광고 외에는 없다면서 그 비용 부담을 가맹점주에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광고비의 70% 이상을 부담하는 것이 보편적이라는 것이 협의회의 설명이다.

갈등 고조

가맹점주협의회는 “봉구스밥버거 대표는 마약 사건에도 대표직서 물러설 생각이 없으며 가맹점주들에게 사과가 아닌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드러난 폐해는 오너의 독단적인 경영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맹점주가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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