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불법자금 24억원 파문 진실게임

2011.07.18 09:40:00 호수 0호

국회의원 면책특권이냐 신빙성 있는 사실이냐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홍준표 당’ 만들기에 한창인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뜻하지 않은 파문으로 정치인생에 오점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 7·14전당대회와 이번 7·4전당대회 때 사용된 자금이 불법자금이라는 의혹이 제기 된 것이다. 이 자금이 더욱더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은 서민들을 힘들게 했고 아직도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삼화저축은행 자금의 일부라는 의혹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 우제창 의원과 이영수 KMDC 회장의 공방도 점입가경이다.

우제창 “상당히 신빙성 있는 제보로 돈 건넨 장소까지 확보”
이영수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말도 안 되는 사실” 법정 고발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14일 저축은행국정조사특위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구속 기소)의 불법자금 24억원이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이영수 KMDC 회장을 통해 한나라당의 지난해 7·14 전대와 이번 7·4 전대 당시 전달됐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와 관련된 한나라당 고위관계자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치열한 공방



우 의원은 제보자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으나 “제보는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와 관련된 한나라당 고위관계자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문제 고위인사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작년과 올해 전당대회에 모두 출마한 인사는 홍준표, 나경원 후보 두 사람 뿐이다.

이 회장은 한나라당의 민간 외곽조직인 ‘뉴한국의 힘’ 대표로, 이 단체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원했던 ‘국민성공실천연합’ 후신이다. ‘뉴한국의 힘’은 이번 전당대회 때 홍준표 후보를 공개 지지한바 있다. 따라서 정치권에선 우 의원이 언급한 고위관계자가 홍 대표가 아니냐는 의혹이 급속도로 퍼졌다.

이 같은 의혹에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우 의원이 거론한 이영수씨는 당 청년위원장직을 맡은 바가 없다”며 “24억원이라는 자금은 고사하고, 이와 관련하여 단 한 푼도 당 계좌로 입금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러한 의혹에 이 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해외출장 후 돌아온 지난 15일 법무법인 ‘대지’를 통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우 의원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왜 아무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아무 관련 없는 나를 연루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전쯤 속칭 ‘찌라시’에 우 의원이 지금 주장하는 내용과 아주 흡사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며 “국회의원이 찌라시를 보고 책임감 없는 이런 발표를 하다니 참으로 어이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우 의원을 향해 “법대로 한번 해보자”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또한 신 명예회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아는 사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는 것 자체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또한 금전적인 도움을 줬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선 “홍 대표가 돈을 준다고 해도 받을 사람도 아니고 금전적인 지원을 해준 적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반면 우 의원의 모 보좌관은 상당히 신빙성 있는 제보자에 의한 사실임을 밝혔으며 이 회장의 법정 대응에 “우리 측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 측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이영수씨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지지해준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24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거짓이다. 왜 그런 의혹이 제기 됐는지 모르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우 의원은 지난 1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으로부터 로비자금 24억을 받은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제보가 들어왔다”며 “이 회장이 며칠 전 출국 직전에 바로 그 한나라당 고위관계자하고 식사하는 장면이 기자한테 목격이 됐다. 그래서 그런 증언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에 이어 불법정치자금이 한나라당 고위관계자에게 전달된 장소까지 적시한 구체적 제보를 받았다며 연일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이 회창은 “우 의원이 언급하는 고위관계자와 출국 직전 식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우 의원이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믿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청난 파장 예상

한나라당 역시 강력 반발하며 “사실과 다르고 날조된 것”이라며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마치 돈 전당대회를 한 것으로 허위 폭로해 우리 당의 명예를 극심하게 훼손했다”며 “이런 폭로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으로 책임을 물어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10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 제기 방침을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2009년 자본금 16억5천만원으로 KMDC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이듬해 곧바로 미얀마 유전광구 개발사업을 따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특혜 의혹을 제기해 곤혹스런 처지에 놓인 적도 있었다.

결국 법정다툼으로 번진 우 의원과 이 회장의 파문은 그 결과 여하에 따라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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