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헌 프라임 회장 좌불안석 속사정

2011.06.22 06:00:00 호수 0호

조용하다 싶더니…또 시끌시끌

400억원 횡령…대우건설 인수청탁…한명숙 사건 연루 의혹…국세청과 세금소송…동아건설 박 부장 사건…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굵직한 사건 사고들이 마무리되면서 ‘불도저 경영’에 재시동을 건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 모든 악재를 뒤로 하고 탄탄대로를 달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백 회장이 또 다시 걸림돌을 만났다. 이번에 맞닥뜨린 돌발 상황들도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아 백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뱅크런 등 프라임저축 사태 커지자 직접 진화
안정화 위해 구조조정 시급…한류우드도 부담



지난 1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이 기자들을 모았다. 그리고 대규모 예금인출로 이어진 프라임저축은행과 관련된 부실과 부정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백 회장은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든 적도 없고 대주주 불법 대출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부실이 드러난 부산이나 삼화 등 저축은행과 다른 것은 그 저축은행들은 본업이 저축은행이고 대주주가 직접 경영하지만 프라임저축은행은 전문경영인이 경영한다”고 해명했다.

부실·부정 의혹 부인

자신을 둘러싼 굵직굵직한 사건 사고들이 마무리되면서 ‘불도저 경영’에 재시동을 건 백 회장이 또 다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의 불똥이 프라임저축은행에도 튀었기 때문이다.

프라임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프라임개발(91.77%)로, 프라임개발은 백 회장(63.25%)이 대주주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5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업계 20위권 저축은행이다. 1984년 호프주택건설이란 소형 주택업체로 출발해 테크노마트 등 복합 상업시설을 개발·운영해 엄청난 자금을 손에 쥔 백 회장은 1998년 프라임저축은행(당시 서은상호신용금고)을 인수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프라임저축은행 검사에서 불법 초과대출 사실을 적발, 지난 3월 이같은 사실을 검찰에 고발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지난 8일 불법대출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13일까지 무려 132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갔다.

‘뱅크런’에 크게 당황한 백 회장은 결국 직접 불을 끄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자청, 사태 해결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백 회장은 “1998년 인수 이후 자본확충이 필요하면 300억원이든 400억원이든 증자를 하고 배당도 받지 않고 경영해왔다”고 자부했다. 그는 이어 “우선순위를 저축은행의 안정화에 두고 저축은행을 우량 서민금융기업으로 키우는 것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200억∼300억원 정도 증자를 하고 1500억원에 달하는 소액신용대출 채권을 매각하는 등 자산 처분을 해서라도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회장의 바램대로 프라임저축은행은 기자회견 하루 만에 정상화됐다. 더 이상 대규모 예금인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백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백 회장은 한숨을 돌릴 여유가 없다. 당장 프라임저축은행 사태가 해결됐다고 해서 긴장을 풀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백 회장의 고민은 또 있다. 한류우드 사업이다.

한류우드는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장항동 일대 99만4000㎡에 ‘한류’를 테마로 한 복합문화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5조9400억원(공공 1조440억원, 민간 4조8960억원)에 달한다. 1∼3구역에 나눠 진행되는데, 1·2구역을 프라임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이중 4500억원이 투입되는 1구역은 한류월드의 핵심으로 지난 2008년 5월 기공식을 했으나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막히면서 지난 3년간 공사가 중단됐다. 최근 경기도가 사업 완료시기와 미납한 토지대금의 납부기한을 연장하면서 급한 불은 꺼진 상태다.

재무구조 개선 주력

한류우드는 백 회장이 유독 공들이는 사업이다. 백 회장은 한류우드 조성사업의 주간사인 ㈜한류우드 대표를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프라임그룹은 한류우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수년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그룹 측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해 한류우드 등 현재 추진 중인 개발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 회장의 또 다른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류우드 난항에 프라임저축은행 사태까지 겹치면서 구조조정이 한시가 급하게 됐다. 프라임그룹은 프라임저축은행의 대규모 예금인출이 발생하자 “강변 테크노마트 등을 매각해 프라임저축은행 증자를 추진할 것”이라며 “매각이 완료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지속적으로 8%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라고 진화에 나섰었다.

안 그래도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온 프라임그룹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프라임그룹은 이미 한글과컴퓨터에 이어 신도림 테크노마트 오피스, 강변 테크노마트 사무동 등을 매각한 상태. 또 강변 테크노마트 오피스와 국내 최고 엔지니어링 업체인 삼안 등도 처분해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백 회장의 경영 여정은 순탄치만 않았다. 수백억원을 횡령해 구속되는가 하면 이주성 전 국세청장과 한명숙 전 총리 등 거물들 사건에 휘말려 진땀을 흘렸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동아건설 박 부장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지난 몇 년간 집중적으로 산전수전, 우여곡절을 다 겪은 백 회장. 그가 이번에 맞닥뜨린 돌발 상황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