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끝에 얻은 결실, 이정환의 8년

2017.07.31 10:16:13 호수 1125호

한 치 앞 안 보인 숨 막힌 승부

이정환이 지난달 18일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현대더링스 컨트리클럽 B코스(파72. 7,158야드)에서 열린 ‘카이도시리즈 2017 카이도 골든 V1 오픈(총상금 3억원, 우승상금 6000만원)’에서 연장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 데뷔 8년 만에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대회 마지막날 3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함께 경기한 김승혁(31), 박은신(27)과 또 다시 동반 플레이를 한 이정환은 1번홀(파4)에서 버디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낚아 타수를 줄여나갔지만 김승혁이 1번홀부터 3번홀까지 세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이정환을 압박했다.

드디어 한 풀다

이정환이 5번홀(파5)과 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전반 9개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사이 박은신(27)이 3타를 줄이며 이정환과 공동 선두에 올랐고 김승혁이 1타 차로 따라 붙으며 그러나 10번홀에서 박은신이 파에 머문 사이 이정환과 김승혁은 나란히 버디를 잡아냈고 이정환은 김승혁과 박은신에 1타 앞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후 세 선수는 15번홀까지 파 행진을 벌였고 16번홀(파5)에서 이정환이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파를 기록한 김승혁과 박은신에 2타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정환은 17번홀(파4)에서 티샷이 해저드로 가며 보기를 범해 버디를 잡아낸 김승혁에게 동타를 허용했고 마지막 18번홀에서 승부를 내지 못해 두 선수는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연장 승부에 접어들었다.

2017 카이도 골든 우승
연장 혈투 끝 투어 첫승


이 대회 전 주에 열린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에서 연장전을 펼친 이후 2주 연속 연장 승부를 펼치게 된 것. 같은 선수가 2주 연속 연장 접전을 펼친 것은 KPGA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18번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승부에서 이정환은 무난히 파를 잡아냈지만 지난 주 연장전에서 이정환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김승혁의 2m 파 퍼트가 컵을 돌고 나오며 대단원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정환은 “승혁이형이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사실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고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동반자라는 생각이 먼저다. 지난주에 경기에 졌다고 형을 싫어하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다. 이번에도 재미있고 즐겁게 치자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2010년 투어에 데뷔해 우승하기까지 7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사실 그동안 샷이 안됐거나 입스가 온 게 아닌데 골프가 잘 되지 않아 힘든 시기를 겪었다. 중국에서 PGA투어 차이나를 경험하면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고 힘들 때마다 가족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2주 연속 연장승부 진기명기
필드 훈훈하게 달군 형제애

이정환은 동생인 이정훈(23)이 올해부터 캐디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이정환은 동생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해 우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동생이 골프를 잘 모르지만 어렸을 때부터 동생과 워낙 친해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심적으로 편안하고 큰 힘이 된 것 같다. 9월에 동생이 학교에 복학하는데 학비는 내가 내줄 계획이다.”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형제의 힘

한편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김승혁은 연장전에서 2m 파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해 준우승을 차지했고 생애 첫 우승을 노렸던 박은신은 마지막 18번홀에서 4m 버디 퍼트를 실패하며 연장 승부에 합류하지 못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