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접수한 브룩스 켑카

2017.07.14 19:36:56 호수 1123호

이변의 주인공 깜짝 메이저 우승

올해로 117회를 맞는 US오픈 골프대회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세계 랭킹 1~3위인 더스틴 존슨(미국)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가 나란히 컷 탈락했고 스웨덴의 헨리크 스텐손, 알렉스 노렌을 비롯한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도 줄줄이 짐을 쌌다. 이런 와중에 세계랭킹 22위 브룩스 켑카(27·미국)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브룩스 켑카는 지난달 19일(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 주 에린에 위치한 에린 힐스(파72·774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총상금 1200만달러·우승상금 216만달러) 최종 라운드서 버디 6개와 보기 한 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좌절을 이겨내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2011년 매킬로이가 세운 대회 최다언더파 타이기록을 세우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1라운드를 공동 4위로 마감했던 켑카는 안정적인 플레이로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했다. 마지막 라운드 14~16번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뒷심을 발휘해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2년 프로로 데뷔한 미국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출신의 켑카는 미국 선수이면서도 유럽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프로 데뷔 전 아마추어 신분으로 US오픈 출전 자격을 얻었으나 컷 탈락한 후 유럽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서 활약했다. 카자흐스탄, 케냐, 인도 등에서 열린 마이너 대회들도 전전했다.


이듬해 챌린지투어서 세 차례 우승을 한 켑카는 유럽투어 카드를 얻었고 2013년 스코티시오픈에서 유럽투어 무대에 데뷔했다. 2014년 11월 터키서 열린 유럽투어 터키항공 오픈서 유럽의 강호 이언 폴터(잉글랜드)를 1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PGA투어 대회서 여러 번 상위권에 입상한 덕에 수월하게 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은 그는 2015년 피닉스오픈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거뒀고 이번에 메이저대회마저 제패하며 ‘금의환향’했다.

유럽서 프로생활 시작…PGA 2승째
위력적인 장타 앞세워 정상 등극

더스틴 존슨과 절친한 친구 사이이기도 한 켑카는 지난 대회 US오픈서 공동 13위에 그치며 친구의 우승을 지켜봐야했다. 이번 승리로 골프대회 사상 최고 상금인 216만달러(24억4000만원)를 챙긴 브룩스 켑카는 183㎝, 84㎏ 건장한 체격을 바탕으로 한 위력적인 장타자로 잘 알려졌다.

올 시즌 PGA투어 드라이브샷 거리 상위 5위에 올라 있다. 장타력에 비해 그린 적중률은 63.8%, 드라이브샷 정확도는 54.6%로, 각각 올 시즌 141위, 173위에 그쳤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이 부분서도 놀라운 기량을 보여줬다. 그린 적중률은 86%로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높았고 드라이브샷 정확도는 88%로 4위 수준이었다.

<골프다이제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켑카는 유년시절 리틀 야구단서 유격수로 활약하며 선수의 꿈을 키워나갔지만 뜻밖의 사고로 골프에 입문했다. 열 살 때 코뼈가 부러지는 자동차 사고를 당하면서 회복기간 동안 방망이를 손에서 놓아야 했던 켑카는 얼굴 부상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골프를 접한 뒤 유소년 골프계를 평정했다.

뜻밖의 사고로 골프 입문 
세계 1~3위 나란히 탈락

촉망 받던 유소년 선수였지만 켑카의 골프인생이 늘 순탄한 건 아니었다. 강한 승부욕은 지금의 그를 만든 강점이지만 때로는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선수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 만큼 분노조절장애까지 겪었다. 동시에 어머니의 유방암 진단 소식까지 집안을 덮쳤고 켑카는 이 때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현재를 즐기기로 했다고 한다.

브라이언 하먼(30·미국)과 마쓰야마 히데키(25·일본)는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마쓰야마는 이날 갱신된 세계 랭킹서 2위로 뛰어올라 아시아 선수의 남자골프 세계랭킹 최고 순위를 새로 썼다. 관심을 모은 한국의 김시우(22·CJ대한통운)는 4라운드서 버디 없이 보기만 3개를 기록하며 3오버파 75타를 쳐 합계 6언더파 282타 공동 13위로 자신의 첫 US오픈을 마무리했다.

현재를 즐기다


한편 이번 대회는 끝없는 이변 속에서 치러졌다. 세계 랭킹 1~3위인 더스틴 존슨(33·미국)과 매킬로이, 제이슨 데이(30·호주)가 나란히 컷 탈락을 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언더파는 꿈도 꾸지 못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 했지만, 1라운드서 리키 파울러(29·미국)가 7언더파를 몰아치며 대회 1라운드 최저타 기록을 세운데 이어 3라운드에서는 저스틴 토머스(24·미국)가 9언더파로 US오픈 최저타 기록까지 경신했다. 켑카의 우승으로 최근 7차례 메이저 대회는 모두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 우승자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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