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총재 부활’ 플랜

2017.07.10 10:24:03 호수 1122호

“친박 아웃” 친홍계로 물갈이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홍트럼프’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부활했다. 그는 한국당의 새로운 선장이 되면서 강한 지도부를 표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한나라당 총재 시절의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홍 대표의 당권 강화 움직임을 취재했다.
 



한국당 신임 당 대표에 대선주자를 지낸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선출됐다.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홍 대표는 선거인단과 여론조사를 합산한 전체 득표수서 5만1891표(선거인단 4만194, 여론조사 1만1697)를 얻어 2위 원유철 1만8125표(1만1021, 7103), 3위 신상진 8914표(4036, 4877)를 압도적 차로 제쳤다.

당권 강화 

당선 일성에서 홍 대표는 “당 대표를 맡겨주신 것에 대해 막대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당을 쇄신하고 혁신해서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을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친박(친 박근혜)계와의 전쟁은 이미 예고된 일이다. 전당대회가 있기 전부터 홍 대표는 친박계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당선 후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서도 “친박 핵심은 앞으로 당의 전면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며 “책임당원과 대의원 득표율서 72.7% 지지를 했다는 건 혁신을 막지 말란 뜻이다. 반드시 혁신하고 쇄신해 쳐낼 것은 쳐내란 뜻”이라고 예고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최측근들로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당내 주류 세력을 친홍(친 홍준표)계로 전환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홍문표 사무총장,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김명연 전략기획부총장, 전희경 대변인 등 홍 대표 측근들을 중심으로 한 주요 당직자 인선이 발표됐다. 이 중 바른정당 탈당파이자 홍 후보와 가까운 홍문표 의원이 당의 살림을 맡는 사무총장에 임명되자 친박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또 홍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이종혁 전 의원을 임명하자 친박계는 ‘사당화’를 외치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김태흠 최고위원, 홍문종 의원 등은 불쾌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에게 이 전 의원은 (홍) 대표의 (측근) 중 핵심이기에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면 사당화 등의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또 원외 최고위원이 많기 때문에 원내 인사로 하는 게 정치적 무게가 있으므로 원내로 가는 게 낫다. 신중히 고려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조언을 묵살하고, 이 전 의원의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홍문종 의원은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서 “이 전 의원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우리당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뽑히기 어려운 (사람이) 최고위원이 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재만 최고위원도 “지명직 최고위원은 대표의 영역이지만 우리 지도부 면면을 보면 홍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로 많이 구성됐다”며 “그렇다면 굳이 또 자기 수족을 데려올 필요가 있느냐. 그게 여론에 안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당을 생각하면 우려된다”고 정면 비판했다. 

친박계 일각에선 이번 인선을 두고 홍준표식 ‘신 문고리 3인방’이란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홍 대표는 개의치 않고 기존 강성 이미지를 굳혀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 대표는 여의도 당사서 열린 첫 최고위에 참석해 이현재 정책위의장을 향해 “1분만 (발언해 달라)”며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 

비공개 전환 직전에는 “사무총장과 수석대변인은 (오늘 회의가) 마지막인데 한마디 하라”며 친홍계 인선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종혁·홍문표 등 측근들 발탁
친박 “사당화” 발끈해도 묵살


홍 대표는 당혁신을 위한 고강도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새로운 한국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부 혁신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혁신에는 반드시 구세력들의 저항이 따른다”며 “보수우파 정당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한 위급한 상황서 일부 극소수 구박(기존 친박계)들이 저를 구박한다고 해서 쇄신과 혁신을 멈출 수는 없다”고 의지를 전했다. 

인선 문제에 불만을 표하는 친박계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것이다.

이어 그는 “연말까지 인적·조직·정책혁신에 주력해 전혀 새로운 보수우파 정당을 만들어 내년 지방선거에 임할 준비를 마치고 내년 1월 말까지는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마쳐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속도감 있는 당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친박계의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당론을 두고도 홍 대표와 친박계의 공방이 치열하다. 홍 대표는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와 추경 등의 현안서 유연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정우택 원내대표는 상임위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강경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제1야당의 투톱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홍문종 의원은 정 원내대표의 편을 들고 나섰다.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서 홍 대표에게 “‘대통령이 임명했으니 할 수 없다’ ‘그냥 지나가자’고 하지 말고 출근 저지 투쟁이라도 나서자”며 “(홍) 대표께서도 이 문제에 대해 더욱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홍 의원의 말대로 홍 대표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문재인정부와 평화전선을 구축했다. 일례로 지난 6일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서 외교 활동을 하는 동안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중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통령이 G20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상황서 비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무소불위


그러나 이러한 홍 대표의 친 문재인정부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선 친박계 축출까지 조건부 평화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즉 당 대표로 취임하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서 너무 많은 적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우선 친박계를 모두 솎아낸 후 문 대통령과의 전면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추미애 X맨으로 불린 이유

바른정당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X맨으로 지목해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서 “추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막말을 했다”며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검찰에 압력을 가한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즉,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에 대한 제보 조작 사건을 두고 추 대표가 국민의당의 ‘머리 자르기’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이어받은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금 추 대표로 인해 여당이 발목(잡는) 여당이 됐다”며 “(추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돕겠다는 X맨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저격했다. 

일각에선 추 대표가 국민의당을 공격함으로써 앞으로의 청문회와 추경안 통과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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