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체제 강화한 손학규 VS 벼르는 대권·당권 잠룡들 속내

2011.06.02 17:43:00 호수 0호

한판 제대로 붙자 ‘12월에’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손학규 2기 체제’의 막이 올랐다. 친정체제를 구축한 손 대표는 ‘야권통합’과 ‘FTA’ 를 놓고 리더십을 평가받을 전망이다. 대권 도전을 시사한 그의 임기는 민주당의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올해 12월까지다. 과연 그는 하락하는 지지율 속 야권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차기 당권이 ‘킹메이커’로 갈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손 대표 이후의 당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학규 2기체제 출범으로 당 장악 나서
떨어지는 지지율 손 대표 돌파구는?



민주당이 ‘손학규 2기 체제’로 개편됐다. 최후의 결전지인 ‘분당대첩’에서 승리해 탄력 받던 손 대표가 ‘한-EU FTA’의 역풍으로 삐거덕 거리는 사이 지지율 역시 3주 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손 대표는 ‘인적쇄신’을 통해 당을 추스르고 2기 체제를 구성해 본격적인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손 대표는 지난달 23일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당 살림을 맡는 사무총장에는 수도권 3선의 정장선 의원을, 비서실장에는 광주 재선의 김동철 의원이 선임됐다. 이들은 민주당내 친손학규계 의원으로 친정체제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책위의장에는 박영선 의원을, 당 대변인에 이용섭 의원을 임명했다.

인적쇄신 단행해
본격 친정체제 구축

박 신임 정책위의장은 정동영 최고위원과 가깝지만 2008년 당시 손 대표 체제의 통합민주당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되는 등 손 대표와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개편에 이은 후속타로 경험이 풍부한 전략·기획통 인사들의 전진배치가 이어졌다. 손 대표는 당의 홍보를 총괄할 홍보전략본부장에 비례대표 초선의 박선숙 의원을 임명했다. 유비쿼터스위원장은 IT 전문가로 촛불시위를 생중계한 문용식 나우콤 대표를, 당의 전략적 진로를 책임질 전략기획위원장은 선거판에서 잔뼈가 굵은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을 각각 임명했다.

손 대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혁신과 통합을 통해 거듭 태어나 수권정당을 갖춘 더 큰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요 당직자 인선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4·27 재보선’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손 대표가 친정체제를 구축해 당 장악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전문가의 영입은 ‘새로운 피’의 수혈을 통해 외연을 넓히면서 총선·대선 채비를 서두르는 것으로 읽힌다.

당내에서는 역량있는 전문가 발탁을 통해 혁신과 통합을 위해 기존 야당의 이미지를 바꿔보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계파 색채가 거의 없는 인사배치에 그의 정적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도 일단 “무난하다”고 평가했다.

FTA협상과 통합이 난제
‘손’의 리더십 ‘잣대’ 될 것

손 대표가 직접 영입에 나서서 진행된 이번 ‘인적쇄신’을 두고 손 대표 측도 “물갈이가 아닌 국민이 공감할 수 있고, 당이 발전 할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쇄신을 마친 민주당은 앞으로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이 FTA 문제를 어떻게 풀고 나가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의 운명을 가름할 수 있으며, 각 대권주자들의 운명도 결정지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손·정 대권, 박지원 당권 도전 시사
차기 당권은 ‘대선관리형’ 리더십 가져야 

손 대표의 의심받는 ‘리더십’ 과 흔들리는 ‘지지율’ 문제는  ‘FTA협상’과 ‘야권통합’ 해법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야권 한 인사는 “참여정부 시절에는 한-미FTA는 자동차분야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이익의 균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MB정부의 한-미 FTA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에서 한미군사합동이 이루어졌을 때 이루어 진 것”이라고 전하며, “이는 이익의 균형이 무너진 협상이었기에 회복을 위한 재협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은 FTA협상과 관련해 “보완할 부분이 많다. 차근차근 보완한 후에 국회에서 토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합 문제에 관해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다방면으로 노력중이고, 그 방법론에 있어 민생을 중점적으로 염두하고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야권통합이 이루어져야 내년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야권 모두가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나서는 쪽이 없다”면서 “민주당이라도 주도적으로 나서 야권통합의 난제를 풀어 내년엔 꼭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합방법론’ 제시
12월 창당대회냐 전당대회냐?

잠룡으로 꼽히는 정동영 최고위원 측에서는 통합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안했다. 핵심이 통합인 만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그 방법론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먼저 야권의 ‘정책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파했다. ‘야권연대연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통합위원회’를 발족시켜 9월까지는 ‘정책연합’에 합의를 이루고, 12월까지는 정책 실행을 위한 ‘단일정당 추진기구’를 창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공천방식, 총선, 당 운영원칙 등 창당을 위한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추진된 ‘민주진보 단일정당’은 각 당들의 대표성을 살려 반영한다는 취지다. 따라서 이를 진행시켜나가려면 무엇보다 신뢰를 쌓기 위한 ‘정책연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정책연합을 위한 원탁회의에서 긍정적 합의가 도출될 시 12월에는 전당대회가 아닌 창당대회가 될 수도 있다는 섣부른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미 대권을 시사한 손 대표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로 예상된다. 민주당 당규에 ‘당권·대권 분리규정’이 있어 대권 도전 시 대선 1년 전 지도부에서 사퇴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손 대표는 오는 12월 당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이에 벌써부터 차기 민주당 당권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여파도 한몫했고, 당권이 곧 ‘킹메이커’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작용했다. 손 대표 이후가 관심 받는 이유다. 즉 누가 당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대권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대권구도는 ‘1손2정’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당권 도전을 시사해, 당권과 대권을 놓고 명확한 선이 그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손 대표와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이 이미 대권을 시사한 상태. 이들은 지난 해 ‘10·3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빅3’로 혈전을 벌인 바 있었다. 이에 제2라운드 혈전이 예고되는 가운데 어떤 전략으로 나서서 누가 대권에 한발짝 다가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권은 ‘1손2정’ 구도
당권은 ‘킹메이커’ 가능성

근래에 처음으로 당권을 시사한 것은 박 전 원내대표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고 정권 교체도 성공했고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정권 재창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선시킨 유일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며 “저의 모든 것을 정권 교체를 위해 한 번 일해 볼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당권도전에 불을 지폈다.

박 전 원내대표 외에도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과 박상천 의원 등이 당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외부인사 영입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대권 ‘잠룡군’ 중에서 경쟁 이탈자가 나올 경우 당권 도전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전당대회인 만큼 당권 역시 급격하게 ‘대선관리체제’로 무게중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돼 향후 6개월 동안에 벌어질 당권과 대권 다툼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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