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증시 활황에 씁쓸한 개인투자자

2017.05.25 13:02:23 호수 1116호

증시가 최고점을 연일 갈아 치우고 있다. 금년 코스피 지수 전망이 1900대였는데 사상 처음 2300을 넘더니 이제 3000까지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기관도 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특수 상황으로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는 현상)’에서 탈출했다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서울대학교 문병로 교수는 그의 저서 <메트릭 스튜디오>서 2017년 말쯤 수치적으로 코스피 3000에 도달할 확률이 높다고 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시장 참가자의 98%가 소위 “봉”이라고 말한다.

포커판서 패가 돌아가는데 누가 봉인지 빨리 알아채야 하는데 누가 봉인지 모른다면 자신이 “확실한 봉”이다. 지수가 꽤 상승했지만 많은 개인들은 즐겁지 않다.

그 첫째 이유는 많은 개인들이 돈이 없다.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올해 1분기 말 가계부채 규모는 약 1360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4년간 전국 주택가격이 7% 가량 상승하는 등 몇 년간 주거비용이 급증하여 많은 개인들은 빚을 내 고단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최근 혹시 수익을 낸 사람이 있다면 뛰는 주가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자랑 삼아 하지 말라. 주택담보대출에 허덕이는 동료가 “너는 화려하지만 나는 눈물겹다”며 옆에서 씁쓸한 입맛을 다시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자 여력이 있는 개인도 사실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올해 들어 순매수한 상위 100개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기관은 20%, 외국인은 17%인 반면 개인은 2% 남짓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평균 2% 수익률이라면 반수  이상이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일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삼성전자를 필두로 대형주 장세가 펼쳐지다 보니 특히 테마주나 중소형주, 낙폭과대주 위주로 매매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적응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지수는 상승하는데 자신이 보유한 종목만 상승하지 않으니 빈번한 교체 매매를 하는 것도 개인들의 약점이다. 잦은 매매에 따른 세금과 수수료 부담은 상상 이상이다. 

그렇게 견디다 못한 개인들이 주식시장을 아예 등지거나 종목을 교체하면서 개인 위주의 중소형주는 더욱 상승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악순환이 진행된다.

개인이 성공하기 어려운 다른 원인은 지수의 박스권에 익숙한 개인 투자자들의 미숙한 시장 대응에 있다. 많은 개인들은 코스피 2000을 돌파하면 펀드를 환매하거나 주식 비중을 줄이는 습성이 있다.

여러 번 전고점 돌파에 실패하는 코스피 덕분에 이러한 매매전략으로 재미를 보는 개인투자자도 많았다. 그래서 막상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는 순간 펀드나 주식 계좌를 비운 개인들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시점에 최악의 투자자는 바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청개구리 투자자이다.

최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덱스(KODEX)200 선물 인버스 2X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이 -31.5%로 내려앉았다. 인버스2X란 지수가 하락하면 그 2배만큼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필자의 지인도 지수가 2100이 넘어 가며 틀림없이 폭락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인버스2X에 집중 투자해 손실이 크다며 울상이 되어 연락을 한 바 있다. 활황장에 수익이 조금 나도 안타까운 판에 엄청난 손실이라니 참으로 안습이다.

이러한 상품을 매수하려면 급락 위험에 대비하는 헷지(위험회피) 용도로 일부 사용해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선 지수나 종목의 등락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기대감으로 매매하는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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