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남긴 ‘우동 할머니’ 김복순

2017.04.14 09:13:16 호수 1110호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우동 할머니’ 김복순씨의 이름을 딴 ‘김복순 장학기금’이 만들어졌다. 김씨는 서울역서 우동 장사를 하며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고 생을 마감했다.



경희대학교는 지난 11일, 김복순 장학기금을 만들고 매 학기 2명씩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희대학교와 김 할머니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혼수상태에 이르렀던 김 할머니는 경희의료원서 치료를 받아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본인이 가진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김 할머니는 1998년 치료 후 전 재산인 빌라와 당시 갖고 있던 현금 8800만원을 경희대에 기부했다.

이어 2007년에는 시신까지 의료 실험용으로 기부했다.

전 재산 경희대에 기부
매 학기 2명씩 장학금


김 할머니의 둘째 딸 심명희(48)씨는 “어머니가 어린시절 학업을 하지 못해 공부에 대한 갈망이 많았다. 항상 나라가 잘되려면 미래의 청년이 올바른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며 “어머니를 대신해 이렇게 전달식을 갖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생전 다양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고향인 거제도의 창호초등학교에 책상, 걸상 등 학교 용품을 기부해 거창군 교육장 표창도 2회나 수상했다. 또 50여년 전부터 오갈 곳 없는 고아였던 어린아이 3명을 자신의 딸로 거둬 키우기도 했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김혜진(아동가족학과 4학년)씨는 “할머니의 사연은 장학금을 신청하면서 찾아보게 됐다”며 “나도 받은 만큼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더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지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할머니께서 기부하신 빌라가 최근에 매매돼 10년 만에 장학기금이 마련됐다”며 “할머니의 뜻에 따라 필요한 학생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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