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로’ 헌정회장선거 3파전 내막

2017.03.21 09:08:57 호수 1106호

이럴 때…나라의 큰 어른이 절실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한민국헌정회(회장 신경식) 회장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4∼15일 이틀간 회장 입후보 등록 기간을 가진 헌정회는 오는 28일, 제22차 정기총회를 통해 20대 회장을 선출할 것이라 예고했다. <일요시사>가 출마의 변, 공약 등을 기반으로 출마 선언한 후보들에 대해 알아봤다.



대한민국헌정회(이하 헌정회)는 제헌국회 때부터 지금까지 헌정사 60여년을 이끌어온 주역들이 모인 국가 원로단체다. 대한민국의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를 이끈 전직 국회의원 다수가 회원으로 소속돼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사회에 미치는 이들의 영향은 상당한 수준. 국가를 뒤흔들 사건이 터질 때마다 헌정회는 오랜 의정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왔다.

차기 회장은?

이렇듯 중요한 헌정회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3월28일 치러진다. 연임을 고사한 신 회장은 최근 인터뷰서 “헌정회 발전을 위해 새사람이 나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연임을 고사했다”고 전했다.

헌정회장은 회원 1200여명을 대표하는 자리로 임기는 2년이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제헌절 기념사를 국회의장보다 먼저 발표할 정도로 상징적인 자리다.

지난 15일까지 입후보 등록을 마친 사람은 김봉호(5선, 전 국회부의장), 유용태(재선, 전 노동부장관), 이필우(초선, 11대 위원모임 회장) 등 3명이다. 이들은 16일부터 27일까지 선거운동을 진행한다. 28일 총회 참석자 중 과반수 득표로 당선이 결정된다.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이다. 그는 전남 해남·진도서 5선 의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 또 민주당 사무총장, 새정치국민회의 전당대회의 의장 등을 지내며 민주당의 큰어른 역할을 한 인사다. 남북 국회의원회담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헌정회 고문·원로회의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헌정회원은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헌정회는 우리나라 정치 원로들의 공식적인 기관인데 그 기관의 책임자가 최소한 국회의장이나 부의장, 국무총리, 당대표를 거쳤거나 4선 이상은 돼야 한다. 역대 회장만 봐도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부의장을 지낸 김 후보가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 회원의 말대로 역대 헌정회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력이 화려하다. 3선 이상의 중진 의원이 전체 15명 중 13명이었다. 15대 이철승 회장은 7선, 11대 최문식 회장과 16·17대 양정규 회장은 6선이었다. 5선 의원도 4명(초대 곽상훈, 9대 김원만, 12대 유치송, 13대 장경순 회장)이나 됐다.

역대 회장의 평균 선수는 4선. 또한 15명 중 6명(초대 곽상훈, 2대 백낙준, 3·4·5대 윤치영, 11대 최문식, 13대 장경순, 15대 이철승 회장)이 국회의장 또는 부의장 출신이었다.

 

이 같은 선례를 봤을 때 가장 부합하는 사람이 김 후보라는 것이다. 그는 5선 의원(10·12·13·14·15대 당선)으로 15대 국회 때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이 회원은 “김 후보는 과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등 야권의 유력 인사들과 함께 활동한 이력이 있어 그들과의 소통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3월28일 총회서 회장 선출
내부서 ‘1강2약’ 예상 나와

김 후보는 6개의 공약을 밝혔다. ▲연로지원금 인상 ▲헌정회의 위상 제고 ▲회원 별세 시 헌정회장이 호상 ▲공원묘지 문제 해결 ▲해외역사탐방 및 국내 산업시찰 ▲헌정회 집행부와 각 기관 인사 개혁 등이 그것이다.

김 후보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중앙 정치권력의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번 헌정회장 선거는 우리 앞날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각 정당의 지도부와 국회와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헌정회의 위상과 존엄을 제고시키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로 부족함도 많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인맥을 토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각오로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용태 후보는 서울 동작을서 재선(15·16대 당선)을 했다. 지난 2001년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4개월 동안 노동부(현 고용노동부)장관을 지냈다. 제17, 18대 헌정회 부회장 역임했으며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유 후보는 후보 등록 후 헌정회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나의 모든 것을 바쳐 일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유 후보는 연로지원금의 불합리성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현재 연로지원금을 받고 있는 회원에게 절대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회원이 연로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필우 후보는 제11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초선 의원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를 했으며 현재 신동일건설주식회사 대표이사 회장이다. 

그는 공약으로 ▲마이크로 버스 구입 ▲공원묘지 조성을 위한 재단법인 설립 ▲헌정공제회 설립 ▲회원 복지 및 건강증진을 위해 경조사비 대폭 인상 ▲장학제도 신설운영 및 기금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당선 이후 헌정회원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헌정회에 10억원을 출연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돌아가신 회원들이 안치될 수 있는 공원묘역 조성을 위해 고향인 충북 영동군 땅 33만여㎡(10만평)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복지증진 공약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이 후보는 1200명 헌정회원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생애 마지막으로 봉사하고 싶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확고한 소신과 신념, 강한 추진력, 올바른 국가관과 시대정신, 헌신으로 헌정회의 복지증진과 위상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헌정회가 본 헌재 판결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 헌정회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 선고가 있던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 “승복이 민주주의”라며 수용 의사를 보였다.

헌정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헌재 결정이 더 큰 사회갈등으로 번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던 세력들 또한 법치 민주국가 국민의 일원으로 헌재의 고뇌에 찬 결정을 뜨거운 가슴으로 승화시켜 국가혼란을 멈추고 국론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지혜를 발휘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탄핵 찬반 참가자들 또한 이제 광장으로부터 제 위치로 돌아가 위대한 조국 대한민국의 재건과 국론통일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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