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안희정’ 통 큰 대권플랜 해부

2017.03.20 16:33:25 호수 1106호

대연정으로 대세론 잡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별들의 전쟁’으로 통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의 경선을 방불케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은 문재인 ‘대세론’을 신흥세력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격파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막판 대역전을 노리는 안 지사의 대권플랜을 들여다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정치권은 조기대선 정국으로 재편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완전국민경선’을 채택해 경선 일정을 확정했다. 오는 22일 전국 250개 시·군·구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가 실시되고, 그 뒤 전국 4개 권역을 순회하며 현장투표를 진행한다. 오는 27일 호남권을 시작으로 다음달 3일 수도권서 마무리된다. 최종투표 결과 50%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최종후보는 다음 달 8일 결정된다.

지지율 정체
반전카드는?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4명이 경선에 참여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세론’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2, 3위 주자인 안 지사와 이 시장이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37%를 기록했다. 안 지사는 16.8%로 2위를 기록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2.0%로 이재명 성남시장을 따돌리고 3위에 올라섰다.


불과 3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안 지사는 지지율 20%를 육박하며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 ‘대연정’ 발언으로 중도·보수의 마음을 자극한 것이 통했다. 하지만 ‘선의’ 발언이 도마에 오르면서 지지율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 대연정 발언으로 정치권에 주목을 받고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표를 의식해 적폐세력을 껴안으려 한다는 비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당내 경선 막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안 지사가 준비한 대권플랜은 무엇일까. 앞서 지난해 12월 촛불민심을 업고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 시장은 문 전 대표를 제외한 안 지사,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민주당 후보들을 규합한 ‘머슴팀’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안 지사는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연횡은 작은 정치, 구태정치”라며 “자신이 이기기 위한 사술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즉, 당내 대선주자 간의 무분별한 ‘반문(반 문재인)연대’에는 선을 그었다. 이후 김 의원과 박 시장은 중도 사퇴를 선언했고, 문 전 대표를 제외하고는 안 지사와 이 시장 둘만 남게 됐다.
 

민주당 내 친문세력이 세력이 공고한 가운데 비문(비 문재인)세력은 안 지사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7일 민주당 기동민·이철희·어기구 의원이 안 지사 캠프에 합류했다.

비문계 중진인 박영선 의원도 안 지사 캠프에 합류했다. 박 의원은 “안 지사의 멘토단에 참여한다”며 “탄핵 이후 대한민국은 넓은 품, 따뜻한 가슴을 가진 정치인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캠프 합류 취지를 설명했다.

막 오른 경선…문재인이냐? 안희정이냐?
연일 문재인 때리기 “독해져 돌아왔다”

안 지사 캠프 의원 멘토단 단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안 지사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박 의원은 문 전 대표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영입한 것에 대해 “대연정을 비판하면서 박근혜 경제교사인 김종인 전 대표에 이어 두 번째로 모셔온 것은 일관된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대체 문캠(문재인 캠프)의 경제정책 지향점은 무엇인지 혼동스럽다“며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의 문 전 대표 공세 대열에 안 지사도 합류했다. 지난 14일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첫 지상파 TV토론회서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포용력을 문제 삼았다. 그는 “김 전 대표를 모셨던 분이 대연정에 야박하게 하시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당내 통합에도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으로 이끌겠냐”고 공격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적폐청산과 사회 대개혁은 국민의 힘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다수 국회의원과 함께해야만 개혁과 적폐청산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지지와 동의를 받으면서 함께 나간다면 야당들도 거기에 저항하거나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연정을 주장하신다면 충분히 공감하겠는데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하는 대연정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안 지사는 “정파 지지를 받아 후보로 나섰더라도 국가지도자가 되려면 국민을 통합해야 한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하는 것”이라며 포용력을 강조했다.

문재인 때리기
“대세론 없다”

안 지사는 문재인 대세론도 비판했다. 그는 지난 16일 ‘유권자 시민행동’ 초청 강연서 단호한 어조로 “문재인 대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흔히들 문재인 대세론을 이야기하는데 문 전 대표는 단 한 번도 민주당의 지지율을 상회하는 지지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줄곧 문 전 대표와 각 세우기를 망설였던 안 지사는 경선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문재인 때리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앞으로 안 지사와 문 전 대표는 민주당 TV토론을 통해 총 10회에 걸쳐 맞붙는다. 이 과정서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 지지율 상승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도 안 지사의 대권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황 권한대행은 보수층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체자로 각광받았다. 당시 야권은 황 권한대행에게 최순실 국정 농단의 책임을 물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할 것을 요구했다.

대연정 넘어

대개혁 간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정치권은 황 권한대행의 행보에 주목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조기대선의 총책임자 역할에 머물기로 했다. 탄핵 정국서 황 권한대행에게 몰렸던 보수층의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리얼미터가 진행한 황 권한대행 불출마 선언 직후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가장 큰 혜택을 입었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표 가운데 홍 지사가 32.4%를 가져갔고 안 지사가 14.9%,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1.6%를 가져갔다. 문 전 대표는 1.6%만 흡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출마 전 황 권한대행은 15%대의 지지율을 기록해 보수주자 중에서는 1등을 기록했고, 전체 대선주자 순위는 2위와 3위를 오갔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보수의 유력주자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이어 사라짐으로써 보수층에서 보수후보 지지를 통한 기대감이 현저히 낮아지며 다소간 승리 가능성이 있고 보수가 수용할 수 있는 야권 후보들에게 이동한 것”이라고 한 언론을 통해 평가했다.
 

이어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와 문 전 대표의 지지율에 대해서는 “문 전 대표도 올랐지만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와는 상관관계가 떨어진다”며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불복에 대한 반발로 수혜를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서 안 지사 캠프는 안 지사의 본선(대선) 경쟁력이 문 전 대표보다 좋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지난 16일 “(안 지사의) 역전은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연이 돼야 한다”며 “특히 황 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안 후보가 민주당의 후보가 돼야 확실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불출마 변수·보수층 결집 가능성
탄핵 직후 던진 대개혁 화두…그 결과는?

그는 “황 대행이 불출마를 했기 때문에 가장 강한 후보가 안철수 후보지 않나”라며 “안철수 후보와의 1대1 구도서 안희정 후보는 과반이다. 50.8%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안 지사는 ‘대개혁’ 키워드를 제시했다. 대연정을 대개혁의 방법론으로 제시하고 결국 대통합으로 가겠다는 청사진이다. 헌재 결정에 불복 의사를 밝힌 세력과는 대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3일 안 지사는 국회 기자간담회서 “새롭게 하나 되는 대한민국으로 가는 세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며 “대개혁, 대연정, 대통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연정만이 대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는 해법”이라며 “대연정을 통한 대개혁의 결과는 진정한 국민대통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대통합을 통해 안보위기를 극복하고, 대연정을 통해 정치위기를,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포용력 있는 진보의 모습을 강조하며 “이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때다. 우리의 외연을 확장하자. 국민 여러분에게 능력과 포용력을 보여 드리자”고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연정협의체를 구성해 다른 당과 연정 협상에 나설 의향을 내비쳤다. 또 원활한 정권 인수를 위해 당내에 국정준비위원회(가칭)를 설치해줄 것을 요구키도 했다. 다만 일부 친박 의원들과 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 몰려든 헌재 판결에 불복하는 세력과는 대연정 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안 지사는 “대연정은 정당 간 연합이지 개인 간 연합이 아니다”며 “헌재 결정에 불복 의사를 표현한 분들은 박 전 대통령과 그를 모신 분들로, 이미 공론의 대상이 되기 어렵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안 지사의 캠프 총괄실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대연정이 대개혁을 위한 것이고 결과적으로 대통합으로 나아간다는 프레임을 제시했고 대개혁 과제를 하나씩 공개해 검증받게 될 것”이라며 “머지않아 지지율이 20%를 넘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매직넘버 25%
에너지 결집

안 지사 캠프의 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지난 9일 “안 지사의 매직넘버는 25%”라며 “25%가 달성되면 이번 경선과 나아가 본선에서도 안 지사가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25%를 넘어선다는 것은 문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가 한 자릿수로 좁혀진다는 것”이라며 “그런 상태가 되면 이분들이 본격적으로 지지를 표시하거나 지지의사를 밝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급격하게 안 지사에게 에너지가 집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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