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단체의 ‘섬뜩한’ 암살단 모집 공고

2017.02.23 12:58:36 호수 1103호

백색테러 초읽기 들어갔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최근 “암살단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극우 성향의 보수단체 회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박대모(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모임) 등 극우 단체 사이트에 올랐던 ‘할복단 모집’ ‘암살 예고’보다 조직적‧행동적이다. <일요시사>는 탄핵 심판일이 다가올수록 과격해지고 있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실상을 추적해봤다.



‘청년암살살수단 지원자 모집’이란 공고가 지난 21일, 보수단체 회원들이 있는 단체카톡방(이하 단톡방)에 올라왔다. 본지가 지령 1102호 <가짜뉴스 돌리는 ‘서석구 단톡방’ 실체>라는 제하의 기사로 알렸던 그 단톡방에서다. 해당 공고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공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유단자 구함”

“유서를 작성하고 언제라도 죽음을 준비한 20, 30, 40, 50, 65세. 무술에 능하신 분은 더욱 좋고 무술을 전혀 못하셔도 열사로서 유관순, 윤봉길, 안중근처럼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좌초될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자 하는 애국 열사를 모십니다.”

지난해 12월 박사모 자유게시판에 이와 비슷한 글이 올라온 적 있다. ‘암살만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다’란 제하의 글이었다.

“국가와 나라를 생각해서 좌익선동자들을 제거해야 한다. (우리가) 제2의 안중근이 돼야 한다. 제거돼야 할 좌익들 문**, 안**, 이**, 박지*, 박원*과 정치배신자 김**, 유**을 제거해야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다. 이제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하자. 국가의 안위와 조국을 위하여 제거에 박차를 가해야 할 줄 믿는다.”


앞서 또 다른 보수단체인 박대모에는 ‘할복단 모집글’이 올라와 논란이 된 적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희생할 할복단 모집’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올라왔었다.

“할복단에 함께 동참해주시길 정중히 요청 드립니다. 손석희(JTBC 보도담당 사장)를 비롯해 이번 대통령 관련 허위, 거짓보도와 탄핵 찬성에 동참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무성 수하 기래기(기자를 비하한 용어) 28인, 김수남 검찰총장과 조작으로 기소한 검찰과 문재(인), (안)철수, 추녀(민주당 추미애 대표로 추정), 박쥐(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로 추정)를 심판하고자 광화문 집회 현장 할복단원을 모집합니다. 준비물은 30cm 회칼, 흰 장갑, 유언장 준비하시면 됩니다.…(중략)…손석희, 문재인, 박지원 등 야3당과 배신자들, 귀신이 돼 잡으러 갈게.”

실제 목숨을 끊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박사모 회원이 아파트 6층서 투신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60대 남성 조모씨는 이날 오후 8시쯤 서울 노원구 하계동의 한 아파트 6층서 태극기를 흔들며 투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흔들던 태극기에는 ‘탄핵 가결, 헌재 무효’라는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소개한 3개의 과격 글은 ‘할복단 모집→암살 예고→암살단 모집’ 순으로 올라왔다. 즉, 자해에서 반대 세력에 대한 공격으로 변했으며, 최근 조직적 모집 공고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탄기국(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집회가 점차 폭력 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지난 11일 집회 당시 참석자들이 현장을 취재 중이던 CBS 기자를 집단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빨갱이 XX” “잡아 죽여야 한다” “계엄령을 실시하라” 등 과격 발언이 끊이지 않았다.
 

태블릿 PC를 보도했던 JTBC에 대한 폭력성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11월 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역에서 중계방송을 준비하던 JTBC 취재진에게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촬영 장비마저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JTBC 취재 차량을 둘러싸고 “손석희 죽여” 같은 폭언을 하는 집회 참석자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전달된 바 있다.

‘할복단→암살 예고→암살단’ 진화
“회칼, 흰 장갑, 유서 준비” 막장

이에 경찰까지 나서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발생한 취재기자 폭행사건 가해자 일부의 신원을 확인, 조만간 출석 조사 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장 경찰을 겨냥한 폭력도 연이어 벌어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경찰에 따르면 ‘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 소속 박모씨가 서울 목동 방송회관 1층서 농성하던 중 질서유지 담당 경찰관을 발로 찬 혐의(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보수단체 회원이 경찰의 얼굴을 강타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 차도에서 질서유지를 하고 있던 의경을 폭행한 혐의로 50대 주모씨를 입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야권 유력 정치인도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달 8일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구미시청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차량을 타고 시청을 빠져나가려던 순간 보수단체 회원 200~300명에게 가로막혔다.

이들은 문 전 대표의 차량을 몸으로 막아서며 “문재인 빨갱이”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이 과정서 일부 회원들은 종이컵 등 쓰레기를 투척했다. 문 전 대표는 25분 동안 차량에 갇혀 있어야 했다.

과격시위 몸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암살, 파괴 등을 수단으로 하는 우익 세력의 테러를 ‘백색테러’라 한다. 아직 탄기국 집회 현장에서 이 같은 백색테러가 실체화되진 않았지만, 이를 경고하는 메시지는 계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탄핵 심판 선고일로 유력한 오는 3월10일을 전후로 폭풍전야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현상금까지 내건 박사모
“확실한 내용이면 3000만원”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에서 ‘고영태 녹취록’에 등장하는 검사에게 현상금 3000만원을 내걸었다.


회원 정모씨는 지난 20일 게시판에 ‘남창(남색 파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남자) 고영태 일당과 협잡하여 국가반역을 기도한 현직 검사(또는 검사장급)의 신원을 제보해주시는 분께’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글에 정씨는 “현상금은 제보의 진실이 확인되고 확실한 내용이라고 판단되는 즉시 지급한다”고 적었다.

최근 박사모 회원들은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통화 녹취 내용을 근거로 ‘고영태 국정농단 기획설’을 제기하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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