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템플턴의 영혼이 있는 투자

2017.02.16 14:19:24 호수 1102호

미국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는 월 스트리트에서 ‘존 템플턴(1912∼2008)’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추앙을 받는 인물이다. ‘템플턴 그로스사’를 설립해 글로벌 펀드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창조적인 펀드매니저였다.



종교에도 심취해 ‘영적인 투자가’라는 애칭을 갖고 있었는데 투자 외에도 ‘행복’ ‘성공이란’ 등 삶의 근본을 연구하고 관련서적을 출간하기도 했는데 급기야는 종교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템플턴상을 제정했다. 삶 또는 인문학에 대한 깊은 사유와 통찰이 그를 창조적이고 위대한 투자자로 만든 것이 아닐까?

워런 버핏과 마찬가지로 그도 독서광이었는데 자신을 ‘살아 있는 도서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질탐사 회사에 근무하던 중 유럽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1929년 이후 이어진 10여년의 대공황이 이제 끝났다고 판단하고 1939년 9월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증권회사에 전화해 1달러 이하로 거래되는 모든 종목을 100달러어치씩 매수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그는 104 종목에 총 1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4년 뒤 4배인 4만달러가 되었는데 이 자금이 훗날 큰 사업을 벌일 수 있는 든든한 밑천이 됐다.

전시에는 대부분의 산업용품과 서비스의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 저가에 거래되는 3류기업들도 많은 이익을 내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 봤는데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뛰어난 통찰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서 끊임없이 일어 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서로 어떤 인과관계를 형성할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는 습관과 능력이 성공하는 투자자의 필수 자질임을 보여 준 것이다.


그리고 그는 요즘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글로벌 투자를 이미 60년 이전부터 실행했다. 그래서 매우 저평가 상태에 있던 1960년대의 일본 주식을 대거 매수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그가 일본에 투자한 이유는 바로 ‘싼 주식’ 때문이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주식을 골라야 최고로 싼 주식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근 러시아 펀드의 수익률이 수십%인데 원유가 하락과 서방의 견제로 러시아가 국가 부도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의 어려움을 겪으며 전체 주가가 폭락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후 경기가 좋아지며 펀드 수익률이 좋아진 것이다.

템플턴은 최고로 싼 것으로 보이는 주식을 매수하고 숨어 있는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기를 기다렸다. 그의 주식 보유 기간은 평균 5년이다. 템플턴이 주식을 파는 시점은 ‘주가가 많이 상승해 더 이상 싸지 않을 때’와 ’현재 보유 주식보다 50% 이상 더 싼 주식을 발견했을 때’다.

‘흙 속의 진주’를 가지고 때를 기다리는 가치 투자의 정수를 보인 것이다. 이러한 투자에는 미래를 낙관하는 마음 가짐이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템플턴은 85세가 되던 1997년에 자신의 사무실 임대 기간을 10년 더 연장하는 낙관성을 보여줬다. 그가 가장 열심히 주장하는 것은 ‘복리의 마력’이었다.

1626년 네덜란드 상인이 불과 24달러에 맨해튼 섬을 샀지만 그 인디언이 연 8%의 수익을 올렸다면 지금 맨해튼을 다시 매입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에 그가 가장 경계한 것은 군중심리였다. 바로 군중심리 때문에 거품이 생기고 때로는 엄청난 공포가 주식 시장을 짓누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절망에 빠져 주식을 팔 때 매입하고 남들이 정신없이 살 때 파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장래 엄청난 투자 수익으로 보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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